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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야 지못미ㅠㅠ

바보새댁 조회수 : 727
작성일 : 2008-11-06 17:25:47
조언 좀 해주세요. ㅠ0ㅠ
(쓰고나니 글 좀 길어졌네요)

주말에 오리고기가 너무 당겼는데 돈좀아끼자 아끼자 약속을 했던터라
외식하기가 좀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재래시장에 가서 8000원주니 한마리 손질해서 주시네요.
워낙 요리솜씨가 저질이라 그냥 로스로 손질해서 집에 가져갔는데.
왠지 모를 찝찝함... 그냥 먹으면 조류 독감에 걸릴것만 같은거예요....괜히..
그날따라 컴도 고장인지 인터넷 계속끊기고 조리법을 알방법이 없어서
배고파서 몸서리치다 한번 해보자,, 하고 오리를 만져보기 시작했어요.

일단 물에 깨끗하게 씻어 핏물을 좀 빼놨습니다.(닭볶음탕할때 처럼요.)
뭔게 계속 찝찝한 마음에 물기를 제거하고 다진마늘을 넣고 주물러 보았어요.
심심하다 싶어 파도 좀 다져 넣어보았더니 색깔이 그럴싸하더라구요.
혼자 추임새 넣어가면서 주물주물 하다가,
신랑이 좋아하는 매실액기스를 조금 넣어보았어요.
모든음식에 매실을 넣는걸 좋아해요. 좋아하기 보다는 집착..

잠깐 딴길로 세자면..
제가 음식 할때..
제가 "간이 좀 덜 되었나? 뭔가 빠진듯해"
그러면 신랑 "매실을 넣어봐"
모든 양념에 매실액 넣기를 좋아해요.
심지어 제가 몸살감기로 힘매가리 없이 누워있으면 말없이 냉수에 매실액을 타서 건네줍니다.
무슨 효능이  있는건지.... 장에 좋고 소화안될때 매실이 좋다는 얘기는 들어봤는데..
몸살에도 좋은가요??
암튼 매실 무지 찾아요, 매실쟁이.

다시 본론으로 가자면요.
매실을 넣어봤어요.(어느새 세뇌 됬는지..)
살짝 시큼 달짝지근한 향이 나는게 그럴싸하더라구요,
그때부터 무언가에 홀렸는지
사과랑 양파를 갈아서, 당근도 좀 갈아서, 생강도 좀 갈아넣고,
닥치는대로 갈아서 넣기 시작했어요.
신랑오기 기다리면서 주무르다가 뒷정리 좀 하면서 재워놓았어요.
한 30분 정도 재웠다가 신랑 오자마자 불판에 고기를 구웠습니다.

고기가 익는동안 저는
신랑에게 오리고기의 탄생에 대해서 신나게 설명을 늘어놓았죠.
그와중에 신랑이 매실도 넣었냐고 묻길래 응 넣었다고 하니 뭔가 안심하는 눈치였어요. 풉
고기가 다 익고 신랑에게 먹어보라고 권했습니다.
먹어보더니 특유의 무표정으로 맛있다고 하네요.
어머낫, 기분좋아서 저도 얼른 한 점 집어먹었죠.
????????
오묘한맛.

그냥 서로 아무말없이 먹었어요. TV 보면서..
맛있다하기엔 많이 그렇고, 맛없는것도 아니고 요상한맛.
상상이 가세요?
오리 육질에 마늘향이 좀 강하고, 시큼하고, 쓸데없이 달고, 쌩뚱맞은 맛.
오리냄새  없애려는 저의 목적은 달성했지만 그외의 잡냄새가 진동을...
나도 몰랐는데, 우리 신랑 어느순간부터 고기 물에 씻어내어 굽고 있더라구요.
뭐... 기분나쁘진 않았어요. 그냥 묵묵하게 먹어준 신랑이 고맙고 측은했어요.
저는 한 대여섯점 정도 먹으니 비위가 상해서 못먹겠어서 고추장에 고추 푹 찍어 밥이랑 먹었어요.
(오리야 지못미 ㅠㅠ)
신랑 계속 먹는가 싶더니 그날따라 일찍 밥숟가락을 놓더군요.

결혼하면 연애때와는 달리 현명하고 지혜로운 모습을 보여줘야지 다짐했어요.
아. 이여자랑 결혼하기 잘했다 이런생각 하게끔요.
근데 한다고 하는데 자꾸 어설프고 그래요 ㅠ_ㅠ
82쿡 회원님들을 보면서 나도 할수있다! 매번 다짐하지만 워낙에 성격이 꼼꼼하질 못하고
그까이꺼대충이라서 매번 점수가 깎이네요.

말이 좀 길어졌어요.
여기서 마지막 질문, 오리고기 집에서 쉽고 맛있게 하는 비법 알려주세요!
한가지 더! 과연 매실과 몸살의 관계는?? 많이 먹으면 몸에 안좋지 않을까요??(비타민 처럼)
박학다식하시고 센스 넘치시는 82쿡 회원님들,
초보바보새댁에게 조언 좀 해주세요.ㅠ0ㅠ





IP : 124.61.xxx.7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ㅎ
    '08.11.6 5:50 PM (211.210.xxx.62)

    오리가 누구 또 이름인줄 알았는데 진짜 오리군요...ㅋㅋㅋㅋㅋ
    글쎄요. 전 김쏘인 오리나 압축되어 썰어진거 빼고 통짜 오리는 사본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가끔 시댁에서 오리를 통째로 백숙해 드시던데요.
    냄새도 안나고 그냥 닭죽 같았어요.

  • 2. 바보새댁
    '08.11.6 6:00 PM (124.61.xxx.74)

    ㅎㅎㅎ님
    글게요. 그냥 백숙이나 해먹을껄 괜히 헛질했어요.^^

  • 3. 와우
    '08.11.6 6:07 PM (121.169.xxx.197)

    사무실서 키득거리면서 웃었어요..
    어쩜 저랑 비슷하세요~~
    그래서 전 고추장 양념 안 들어가는 건 아예 안 만들잖아요~~
    모든지 고추장 고추가루 팍팍 넣고 끓이면 뭔가가 되가는...
    오리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ㅎㅎ

  • 4. 오리의 복수
    '08.11.6 6:17 PM (58.233.xxx.187)

    아 재밌어라
    실감나게 잘도 쓰셨네요.
    일단 결혼생활에 임하시는 마음상태 아주 굿이구만요. 건방 지송
    뭐 첫술에 배부르겠어요.
    하다보면 세월가면 다~ 잘 하더라구요.
    문제는 한번 해보고 맛없다고
    못해 요런 사람이 문제지요
    공부나 살림이나 끝없는 반복이 숙련을 낳더라구요
    신랑님이 매실을 가정내 자잘한 만병통치약 정도로 여기시누만요
    뭐 크게 해될건 없지 싶어요.
    근데 감히 새댁이 오리를...ㅋㅋㅋ

  • 5. 사이다
    '08.11.6 6:31 PM (220.94.xxx.231)

    오리한마리 잡아올때 아줌마가 주물럭할때 사이다를 넣으라고 하더군요~

    전 그저 연육작용 해주는가부다 했는데 냄새없이 잘먹었어요^^

    그리고 물로 바락바락 씻지 말라그러시던데요~~~ 뼈 다 발라주니까 슬쩍 헹구면 된다고......

    이게 비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기본 주물럭 양념으로도 맛나게 먹었어요~~ㅎㅎ

  • 6. 바보새댁
    '08.11.6 6:45 PM (124.61.xxx.74)

    와우님~저도 빨간양념은 잘해요!뭐 대충넣고 팔팔 끓이면 "저는" 맛있더라구요! 닭볶음탕,낙지볶음,따위들이요. 우연히 정말 맛있게 된날은 신랑이 뭐를 얼만큼 넣었는지 기억해보라고 닥달해요, 그동안은 아마 맛이없었나봐요 ㅠㅠ

    오리의복수님! 닉넴 섬뜻해요 ~0~ 꿈에 머리없는 오리가 양념잔뜩바르고 쫓아올꺼같아요 ㅠㅠ
    솜씨는 없지만 요리하고, 아기자기 꾸미는거 적성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하다보니 즐거워요.
    신랑이 좋아해주면 그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앞으로 열심히 할께요^^

    사이다님! 나중에 혹시나 또 오리에 손을 댄다면 꼭 사이다 넣어볼께요. 분명 또 양조절 못해서 오리에게 미안해지겠지만요ㅋㅋ 다음에는 그냥 빨갛게 해보려구요 여기저기서 레시피도 참고하면서요. 나중에 키톡에 한번 올려볼께요^^(솜씨가 없어서 올리고 싶어도 못올리겠어요.ㅠ-ㅠ)

  • 7. ㅋㅋㅋ
    '08.11.6 9:21 PM (122.32.xxx.149)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글이네요.
    저희 남편도 매실액 좋아해요. 그런데 그냥 간식삼아 마시는거지 만병통치약 수준은 아니예요. ㅋ
    그런데 오리고기 그렇게 재워진 상태에서 고추장 고춧가루, 진간장 조금 넣고 양념해 드셨음 맛이 괜찮았을거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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