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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거 참...

........ 조회수 : 792
작성일 : 2008-10-17 13:41:34
어제 저녁 아이들이 아빠랑 어딜 좀 가는 바람에 시간이 나서 미처 읽지 못한 잡지 책 펴들고 티뷔를 켰습니다.
케비에스 9시 뉴스 끝나고 아시아 포커스인가...? 아시아 소식을 전하는 프로그램을 하더군요.
워낙 티뷔를 안보는지라 그냥 켜진대로 두고 책 보고 있었는데...
첫 내용이 '물 긷는 아이들'이라고 캄보디아인가 베트남인가... 암튼 동남아 아이들이 나오더군요.
제가 그 때 읽고 있던 잡지가 '행복이 가득한 집'이었어요.
다른 잡지와 달리 내용이 단아하고 좋아요.
근데 문제는 워낙 상류층을 대상으로 하는 잡지여서인지 광고나 기사 속에 등장하는 것들이 다 최고급품이고 가격은 정말 허더덕~~~~ 합니다.
아구 예쁘다... 그러다 가격표 보고는 나 정말 못사는 사람인 건가? 싶고 괴리감을 좀 느끼죠.
그래도 좋은 내용이 많아 유일하게 보는 잡지인데..........
티뷔 내용은 어린 아이들이 물을 길어와서 생활해야 하고 그 물이란 것이 우물물도 아니고 그냥 연꽃 떠있는 연못에서 떠오는 거라... 우물물도 전염병 돌면 끝장인데... 그런 물 먹고 설사 병에 걸려도 지사제가 없어 사람이 그냥 죽어나간다더군요.
티뷔에 나온 그 집 아이들 7인데 막내 영양실조로 어찌나 덩치가 작던지... 게다가 배탈이 났는지 설사도 하고 잘 먹지도 못해도 어쩌지 못하고 그냥 두더군요. ㅠㅠ
아이들도 모두 일하고... 11살만 되면 돈벌러 간대요.
학교 건물 짓는 원자재 나르는 일을 하던데... 온 집안 식구 그렇게 벌어봐야 겨우 밥 먹고 밥 짓는 뗄감 사는 것이 다였어요.
평소 밥 양도 조금해서 부족하게 나눠먹고 나머지는 그 더러운 물 마시고... 반찬은 아이들이 못에서 잡은 게와 개구리...
아버지도 부두가에서 수출하는 쌀 옮기는 일 하는데 그것도 사람이 많아 얼마 벌지 못하고...
어쩌다 정미소 일을 맡아 하고는 쌀을 좀 많이 받아들자 통조림을 두깡통 사와서 밥도 넉넉히 반찬은 그 통조림으로 해서 밥을 먹는데 아이들 두 그릇씩 먹고서야 제일 큰 아이 자기도 한 그릇 다 달라 하고... 아버진 통조림으로 만든 반찬 손도 안대고 밥만 먹더라구요.
아이들 많이 먹으라고 그런다면서요... ㅠㅠ
넷짼가... 한 아이는 물 때문에 설사하고 열 나는데 병원은 고사하고 약도 엄두도 못내고 그냥 이불 덮어주고 나중에 심해지니 민간요법이라며 기름 발라 병뚜껑 까칠한 부분으로 등을 피가 나도록 문질러주는 게 다더군요.
그 고통에 눈물이 흐르다가도 일어나 앉아서는 눈물 훔치고 절대 눈물 안보이더군요.
아이가 아프니 마음이 아프다며 그저 바라보고 있는 부모...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요....
참 사는 거 허무하고 사람이란 도대체 뭔가 싶었습니다.
돈 돈 하며 탐욕에 젖은 이들은 저리 사는 이들도 있다는 거 알까요?
갑자기 들고 있던 잡지가 머쓱해져서 슬그머니 덮고 누웠네요.
100분 토론 볼려고 기다리던 참이었는데 어찌나 마음이 안좋고 허하던지 그냥 그렇게 누워 멍하니 천장 바라보다 잤어요.
얼마 전에 북한 아이들이 올챙기, 개구리, 두꺼비 잡아 먹는데 잘 못 먹어 죽는 아이가 많다는 기사 본 것도 생각나고...
세상이 왜 이럴까요.....????
인간이란 사실이 참 무겁습니다.........
IP : 59.11.xxx.12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
    '08.10.17 1:53 PM (121.129.xxx.235)

    캄보디아 가보셨나요?
    거기 아이들.. 특히 톤레삽호수위에 떠서 사는 수상족 아이들.
    그 사람들은 국적도 없답니다. 베트남 난민이 대부분인데 이쪽도 저쪽도 아니랍니다.
    그 참상이란.. 1달라, 1달라, 하고 따라다니는데 우리 일행중에 한분이
    가져간 옷가지를 주려고 가방을 주섬주섬 여니까
    애들이 1달라 줄때랑은 눈빛이 달라집디다.

    까만 얼굴에 그 큰눈을 희번득이며 대여섯 아이들이 서로 가지려고 옷을 잡아 당기고..
    한 아이는 아무것도 차지하지 못하니까 으앙 울음을 터뜨리더군요.
    그 전까지는 즐거웠던 우리 일행들 아무 말도 못하고
    서로 얼굴만 쳐다 보다가 고개를 돌려버렸답니다.

    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행복지수가 높네 어쩌네 하는 이야기
    나는 욕해주고 싶습니다.
    우리도 그런시절이 있었고 그때보다 지금이 더 행복한건 사실입니다.

  • 2. 사랑이여
    '08.10.17 2:00 PM (210.111.xxx.130)

    지금 우리가 이만큼 잘 산다고 목에 힘주는 사람들...
    정신수준도 그렇게 부유하고 풍족한지도 묻고 싶더군요.
    몸 따로 정신 따로...
    이건 인간이 아니라 비곗덩어리나 몸뚱아리란 생각이 듭니다.
    고민하고 갈등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위하여 빛과 소금이 되려는 비판적 회의를 하는 인간이 되고자 늘 정신차리고 삽니다.

  • 3. 로얄 코펜하겐
    '08.10.17 2:22 PM (121.176.xxx.155)

    지배계층은 못사는 나라 사람들이 행복지수가 높다고 언론에 떠들죠.
    빈민층이 폭동 일으킬까봐 무서워서 그런지ㅋ
    실상은, 가난하면 인생은 고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북유럽, 덴마크가 행복지수가 가장 높다는거 괜히 나온 결과가 아닙니다.
    경제.. 행복감에 정말 큰 변수지요.

    참, 피임도 가내경제에 도움을 주지요. 입이 여러 개면 모든 아이들이 불행에 빠지죠.
    형제가 많아서 덜 외로울지는 몰라도.
    사람이 동물이라 이 육신을 유지하는데 얼마나 많은 자원이 필요한지 모릅니다.
    결국은 자원을 많이 차지하는 쪽이 행복한 겁니다.
    낙후된 후진국 아이들 정말 불쌍합니다. 팔자란게 있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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