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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음악전공자가 보는 베바

음악인 조회수 : 1,905
작성일 : 2008-10-17 02:25:52
베에토벤 바이러스가 요새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죠^^.  하얀거탑을 통해 김명민이라는 배우를 알게 된 저는 처음에 베바 예고편을 보고서 좀 실망했었어요. 우리나라에서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과연 완성도 있게 제작될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과, 왠지 오버스러운 케릭터, 그 외 다른 출연진들에 대해 별로 기대감이 들지 않기도 하고...여러가지 이유로 별로 보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여기 자게에서 너무나 열렬한 반응을 보이시길래 뒤늦게 1회부터 보기 시작했죠.

개인적으로 반평생 가까이 음악을 전공으로 살았던 저로서는 베바를 보면서 느낌이 참 남달라요. 반갑기도 하고, 드라마 시작부터 끝까지 모처럼 좋은 음악들을 함께 들을 수 있어서 뿌듯하기도 하구요.

  두루미와 김명민의 러브라인 자체에 대해 못마땅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어쨌든 저는 여주인공이 젊고 자상하고 잘생긴 작은 건우보다, 무뚝뚝하고 말 함부로 하지만 유능한 큰 건우에게 더 빠져드는 것을 보며 실제 상황에서도 그건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드라마를 유심히 보지 않아서 드라마상의 배경과 스토리에 연관지어서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 실제 음악을 전공한 20대 여자 입장에서 강마에 같은 남성은 빠져들 수밖에 없는 대상입니다. 다른 예술분야도 그렇지만, 아주 어릴적부터 음악을 시작해서 전공까지 하고 밥벌이까지 전공을 살리게 되는 경우, 그 사람에게 있어서 음악은 단지 '전공' 그 이상을 뛰어넘는 '전부'입니다. 음악이라는 것이 제외된 삶은 상상도 하기 힘들고, 그 사람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그래서 본인의 장래성, 재능과 관계없이 음대생들은 다른과 학생들에 비해 다른 분야로 취업하거나 전과하는 비율이 낮은 편입니다). 자기의 전부인 세계에서, 이미 대가의 반열에 들어선 강마에는, 남자로서나, 롤 모델로서나 '존경의 대상'이 될수밖에 없습니다. 아마 두루미의 눈에는 잘 나가는 의사, 변호사 등은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마에스트로라 칭해지는 남자가 더 가슴에 와닿을 수밖에 없는 성장환경을 겪었으니까요. 그건 마치 많은 여성분들의 첫사랑이 학창시절 멋진 총각선생님이었던 것과 비슷한 이유입니다.

작은 건우의 따뜻함과 자상함도 감동스럽고 고맙긴 하지만, 두루미의 마음이 빠져들기에는 솔직히 조금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뭐랄까...반하기에는 조금 케릭터가 약하달까요?

실제로 음대에서 남자 교수나 강사가 제자와 연애를 하게 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한 일입니다. 그 연애가 어떤식으로 귀결되던지와 관계없이 말이지요.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세계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람과 사귀게 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참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기도 합니다.  또한 현실과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 조금 거리를 두고, 연습실에서 악보에 파묻혀 세월을 보내는 것이 많은 음악 전공자들의 일상이기 때문에, 음대 내에서도 커플이 생기는 것 또한 흔한 일이구요.
실제로 타전공인 남편과 사는 저도, 때때로 남편과 공유할 수 있는 부분, 가까와지는데 있어서 어떤 벽 내지는 한계를 느끼거든요.

앞으로 몇회나 더 남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요새 드라마를 애청하는 음악 전공자들 중 한사람으로서 여러가지 생각이 떠올라 사견을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모처럼 마음을 울리는 드라마를 다들 즐감하시길 바래요^^.

추신
: 마지막으로 강마에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초치는 얘기가 될 수도 있는 말씀을 하나만 올리자면.... 실제로 음악가들 중에 강마에와 성향에 있어서나 직업적 위치에 있어서나 비슷한 남자들 중에...바람둥이들도 종종 있다는 사실!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해용~^^.
IP : 123.213.xxx.18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 품에 나도 한번
    '08.10.17 2:32 AM (58.231.xxx.54)

    실제로 미대에서 남자 교수나 강사가 제자와 연애를 하게 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한 일입니다.
    ㅋㅋㅋ

  • 2. 아...
    '08.10.17 2:37 AM (221.162.xxx.52)

    퍼 가도 될까요? 하도 15살 차이가 어떻게 저러냐고들 해서 말이죠 ㅎ

  • 3. ㅎㅎ
    '08.10.17 2:52 AM (211.175.xxx.30)

    저도 음악 전공한 사람이지만 그렇죠?

    음악 하는 사람들로서는 저런 남성상... 엄청 돋보이죠...

    하지만... 그건 음악을 할 때만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실생활에서 저런 사람...

    피곤하지요... 피아니스트들이 현악이나 관악을 하시는 분들에 비해

    사교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혼자만의 음악을 추구하기 때문이기도 하니깐요.

    그리고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비단 음악뿐 아니라 미술, 문학 등 모든 예술 분야에서

    대가라 칭해질 수 있는 사람들 중에는 바람둥이가 생각보다 꽤 많다는 사실..

    피카소는 무려 6명의 여인이 있었고, 강마에가 모델을 삼았다는 카랴안은 세번 결혼을

    했던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은 건우... 카리스마가... 딸리죠... 그런데... 지휘는 카리스마만으로 하는 것은

    아니기에, 작은 건우 스타일의 지휘를 기대하고 있답니다.

    아직 20대이시라니, 악보에만 파묻혀 사는 음대생들의 삶이 더 가깝게 느껴지시겠지만...

    이제 40대를 넘은 늙은 음악인에게는 음악과 일상과 생활이 그다지 다르지 않게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음악인으로 성공하시길 바래요~~

  • 4.
    '08.10.17 7:16 AM (58.148.xxx.136)

    어제 두루미가 강마에품으로 뛰어드는데 부러워서 마루에서 데굴데굴 굴렀답니다. ^^;;
    그런데 솔직히 그런 생각은 들어요. 실제론 저런 성격가진 놈하곤 절대 네버 엮이고 싶지 않다는거!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에 있어 이미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른 사람을 실제로 만난다면
    호감 이상의 감정이 당연히 생길 것 같긴 하네요. 그게 참 사랑으로 발전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겠지만..

  • 5. ^^
    '08.10.17 7:46 AM (122.35.xxx.119)

    음악전공자는 아니지만, 저라도 작건보다는 마에에게 끌렸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때 선생님을 좋아했던 느낌이랄까...어찌나 루미의 감정이 확확 와닿는지....^^

  • 6. caffreys
    '08.10.17 8:57 AM (203.237.xxx.223)

    나이가 무슨...
    저렇게 멋있는 남자에게 안반하는 제자라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닐까 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두루미가 고백할때 참 뻔뻔스럽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강마애가 두루미 짜르면서 불쾌하다고 말한거
    진심이 아니란 건 알면서도... 그거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어찌 저리 하찮은 위치에서 세계적인 대가를
    얼굴 반반한 거 하나 믿고 이리 저리 꼬리치고
    좋아한다는 말을 그리 서슴없이 하나 싶어서요.
    질투인지 어쩐지 모르지만... 암튼 그렇게 사랑을 차지해가는 과정이
    얄밉더군요. 귀만 안먹었으면(표현은 죄송 강마애가 그리 말하니 쩝.)
    더 미워했을 거에요

  • 7. 저두
    '08.10.17 1:03 PM (122.37.xxx.57)

    어제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지요.
    문학계에도 김동리선생과 작가 서영은..미술계에도 김흥수화백과 당시 30대이던 그녀(이름이 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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