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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승리]★안녕하세요. 권태로운창입니다...펌>>>

홍이 조회수 : 486
작성일 : 2008-09-02 11:16:57


안녕하세요. 권태로운창입니다.



여러분을 다시 뵙게되어 영광입니다. 그리고 많은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면목이 없습니다. 현재 또다른 저는 경찰청에서 심문받고 있겠죠. 앞서 연행당한 1,550명의 시민들, 구속당한 시민들, 다친 시민들, 아직도 촛불 드는 시민들......저는 이분들에 비하면 너무도 초라한 작은 촛불입니다. 촛불을 밝혀든 모든분께 항상 미안하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네 맞아요. 님 말이에요...... 제가 대체 누구냐고 물으셨죠?



저는 권태로운창입니다. 현재 또다른 권태로운창은 경찰청에서 심문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권태로운창이 맞을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권태로운창은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벌써 이곳 아고라에선 권태로운창이란 아이디가 상당히 많군요. 참으로 놀랍다구요? 이미 제 친구들도 권태로운창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 모두 개인 촛불이자, 스스로가 주도자입니다.



박정희 암살, 전두환 쿠데타, 광주민주화항쟁이 일어났던 80년......저는 암울했던 그 해, 대학에 갓 입학한 신입생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채 학생운동에 참여했죠. 어느덧 고학번이 된 87년에 이르니 또다시 제 손엔 투쟁이라는 작은 주먹 하나가 쥐어져 있더군요. 이렇듯 저의 대학시절은 학생운동으로 시작하여 학생운동으로 끝을 맺은듯 합니다.



온갖 일을 하며 숱한 고생을 겪어온 지난 어느날 문득, 저는 어린이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동화를 쓰고, 논술학원에서 학생들에게 사회문제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되어 있더군요. 아이들에게 하염없이 미안합니다. 그리고 평생을 뒷바라지 해준 부인에게도...............



그간 가슴속에 숨겨온 말들을 꺼내면 눈물이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머지않아 면회올텐데 그때 만나면 무슨말을 전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네요. 또다시 눈물이 아른거려 말문이 막힐바엔 말없이 편지 한 장 써서 내미는 것이 더 나을것 같습니다.



이 곳에서의 생활은 딱히 불만은 없습니다. 다만, 이 자들은 없는 죄를 만들어서 저에게 뒤집어 씌우려고 매우 노력을 하고 있답니다. 종로에서 저를 붙잡았던 그 지휘관은 엄청난 마일리지와 칭찬들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겠군요. 그래도 욕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한 것 뿐이니까요......



지금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선 권태로운창이 워낙 많으니 대체 무슨 영문이냐며 저에게 반문합니다. 아이디가 죄다 비슷하니 매우 헷갈려 하는군요. 저 하나만 잡으면 아고라에 더이상 집회공지가 안올라올 줄 생각했답니다. 이들의 어리석음에 왠지 웃음이 나는군요. 국민들은 당신들이 생각해왔던 겁쟁이가 아니라고 한 마디 해주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아봅니다.



이번주 주말집회를 지내면 곧 추석이겠군요. 추석 고향방문차량마다 '이명박OUT' '조중동OUT' '촛불들이 승리한다'라는 포스터가 붙은 광경을 기대할 수 있겠군요. 아마 가족친지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정치, 경제, 사회문제 얘기로 넘쳐날 것 같네요. 이번 추석이 가장 큰 홍보 기회임은 분명합니다. '이명박' '조중동' '한나라당' '뉴라이트' '친일파'...... 이 사회엔 바퀴벌레같은 세력들이 너무도 많군요. 그래서 이해찬, 유시민 등 재야 인사들도 함부로 나서지 못하고, 오로지 '때'를 기다리고 있는것 같습니다.



집회현장에서 프락치들이 많다고 해서 쉽게 동요하지 마십시오. 프락치 몇명 잡아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또다른 프락치들이 끝없이 심어질 것입니다. 같은 촛불시민들끼리 의심하지 마십시오. 그들이 노리는 것이 촛불들의 분열입니다. 확실히 눈에 띄는 프락치에겐 제재를 가하되, 이외에는 그냥 둔감하십시오.



택 전달시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택전달을 공개적으로 하든, 비밀리에 하든, 경찰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답니다. 단 한명의 촛불도 외면당하지 않게 그냥 공개적인 택 이동을 하십시오. 그러다가 한번 쯤, 택 전달을 비밀에 해서 저들의 뒤통수를 완벽하게 치십시오. 그것이 현명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주간시위를 늘리되 야간시위는 줄여야 한다는 것은 이미 모두 알고 있는 사항입니다. 하지만, 시위다운 시위를 못하고, 남들이 떠나지 않아 미안해서 먼저 자리를 못뜨는 우리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행여나 다칠까봐 고민끝에 그들과 끝까지 함께 하기로 다짐합니다. 밤샘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시위문화 내부, 외부의 문제이고 이들의 가슴속 열정이 너무 뜨거운 탓입니다. 그 누구의 방법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있습니까. 촛불시위에 대한 평가는 그 누구도 논할 자격, 논할 도리 없습니다.



저는 또다른 권태로운창입니다. 적어도 오늘 하루만큼은 수많은 권태로운창이 아고라에 글을 올리고, 주말 집회 공지를 띄우고, 숙제 결과를 써 올린다면 매우 재밌겠군요. 특히, 해외에서 거주하시는 수많은 권태로운창들이 공지나 숙제 글을 많이 올려주신다는군요. 갑자기 '브이 포 벤데타'라는 영화가 떠오릅니다. 저는 저와 닮은 권태로운창을 위해 경찰청에 항의글을 올리고, 항의전화를 하고, 항의방문도 할 생각입니다. 그가 겪은 고통이 저에게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에 참을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전의 구속자, 연행자, 폭행피해자들을 위한 모금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자 합니다.



곧 11월이 다가오면 대학교 총학생회 선거철인가요......각 대학교 학생회 및 대학생들에게 편지를 써야 할 것 같네요. 편지가 100만통에 이르면, 새로운 총학생회가 출범할 내년 3월은 뭔가 크게 변화가 일어나겠죠. 주말마다 빠짐없이 시위에 참가하는 10대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걱정만 가득할 뿐이군요...



항상 주위를 관찰하십시오. 다치지 마십시오. 지혜로우십시오. 그리고 민첩하십시오.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공권력에 의해 무고한 시민들이 연행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합니다. 아직 우리는 지지 않았습니다. 비록 한 순간의 승리와 한 순간의 패배, 상승과 침체는 있을지언정 정의사회를 위한 투쟁은 한 순간도 멈춘적이 없습니다. 촛불의 위기와 절망을 말하기 이전에 자신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고 있는가부터 돌아보십시오. 좌절과 절망도 진짜 싸워본 사람만이 말할 수 있고 승리의 기쁨도 오늘 이순간 진정코 싸우고 있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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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93권태로운창님의 다른글보기  
IP : 219.255.xxx.5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홍이
    '08.9.2 11:17 AM (219.255.xxx.59)

    살아가는게 이렇게 비장 해야합니까...
    이렇게 숨막혀야하는 겁니다..
    이게 진짜 이천년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 맞습니까...

  • 2. 너죽고 나살자
    '08.9.2 11:21 AM (218.54.xxx.254)

    저랑 동시에 올리셨네요..제 껀 삭제했습니다..

  • 3. 이미
    '08.9.2 11:52 AM (218.149.xxx.134)

    촛불은 어느새 독립운동이 되버렸고
    15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범법자로
    몰아세운 악한 정부의 말로를
    지켜봐야죠...

  • 4. 정말
    '08.9.2 12:15 PM (218.236.xxx.36)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 5. caffreys
    '08.9.2 1:11 PM (203.237.xxx.223)

    눈물겹군요...
    늘 죄송합니다.

  • 6. ...
    '08.9.2 2:32 PM (211.104.xxx.215)

    정말 눈물겨워 죽겠습니다. 주변 지인들과의 대화를 포기하지 맙시다.

  • 7. 면님
    '08.9.2 3:18 PM (121.88.xxx.88)

    아... 권태로운창은 이제 누구 하나의 이름이 아니군요. 눈물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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