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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줄 생각이라면 기분좋게...

어려움 조회수 : 669
작성일 : 2008-08-14 15:18:13
밑에 출산선물 그 읽다가 생각나서 저도 글 올립니다.
저는 그래요
사실 선물이란게 집안 분위기에 따라 다르고
또 상황에 따라서도 다르잖아요.
이도저도 떠나서 내가 받았던 받지 못했던  선물 할 예정이라면
기분좋게 했으면 좋겠어요.
난 받은 것도 하나없는데. 라는 생각으로 주기 싫은 거 억지로
주면 받는 사람도 불편하고 기분 그렇거든요.
차라리 안하는게 낫죠.

저는 형제중 막내에요.
나이 차이가 바로 위에 오빠라도 5살차이로 좀 나는편이고
다른 오빠들과는 십년차 정도에요.
막내고 나이차도 많고 게다가 저희 친정쪽은 뭐 무슨
날이라고 선물 챙기고 해주고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아마 남자 형제들이 많다보니 더 그랬던거 같아요.
그래서 뭔가 선물하는 것도 선물받는 것도 부담이었죠.


오빠들 결혼할때 저는 학생이기도 했고
또 이제 사회 첫 발을 내딘 초년생이기도 했고.
결혼이 큰 행사이긴 한데  형제 결혼할때 선물이던 금전적인거든
해야 하는 것인 줄 몰랐어요.
상황이 학생때일때는 학생이니까 그랬는데
사회 초년생일때도 제가 벌어놓은 것도 없었지만
예전부터 선물 주고받고 하는게 익숙하지 않아서 뭘 몰랐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십년 넘어 제가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무슨 가전이던 무슨 큰 선물 받을 생각조차 안했고  (제가 안해서가 아니라 그냥 부담이었으니까요.)
저희 스스로 모은 돈으로 결혼준비해서 다른 생각도 없었거든요.
헌데 결혼식때 오빠들이 축의금으로 따로 주더라고요.
참 많이 부담이 되고 선뜻 받기가 좀 그랬어요.  이상하다고나 할까요?
제가 이상한건지  돈 주는게 이상하더라고요. 받는 것도 이상하고.
근데 결혼식 당일날 챙겨주니까 정신없던 차에 부담되면서도 고맙다고 인사하고
받았어요.

그리고 신혼여행 다녀와서 한 올케언니가  결혼식 날은 정신없을 거 같아서
지금 주는 거라며 오빠가 주래요~ 하면서 굳은 얼굴로,  인상 쓰면서 건네더라구요.
저는 그 순간, 어찌할바를 모르겠어서  이걸 받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아무것도 못하는데 인상쓰며 건네는 올케언니한테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고마워요.하고 얼떨결에 받았던거 같아요.
그후 저는 정말 기분이 너무 안좋았어요.  그런 걸 바란적도 없고 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물론 형제들은 막내 결혼이니 조금이라도 뭔가 해주고 싶은 마음에 신경쓰느라
고생했을거 알고  올케언니들 또한  본인들 결혼할땐 아무것도 받지 않았는데
챙겨 주려니 기분 안좋았을 수도 있었을거에요.

그건 이해를 하는데.
저는 정말 단 돈 얼마라도 바란적 없거든요.  
근데 그렇게 굳은 얼굴로 인상쓰면서 건네는 봉투를 내가 왜 받았어야 했나. 싶게
그 기억은 정말 오래 남아요.


저도 결혼할때 시댁에서 아무것도 해주지 않으셨거든요.
그거 섭섭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아요.  저랑 동갑인 아가씨가 저보다 1년뒤에
결혼을 했는데  사실 나이로 보나 사회 경험으로 보나 아가씨는 저희 결혼할때
컵 하나라도 해줄 상황은 되었을텐데 전혀 아무것도 없었어요.
음 .  친정하고 너무 다르니까 좀 마음이 심란하긴 했어도 그냥 그랬는데
아가씨 결혼할땐 남편도 동생이니까 챙겨주고 싶어하고  좋은 날이니
저도 그래야지. 하는 생각으로  봉투 준비해서 줬거든요.
제가 받았던 못받았던 그 상황이 되어 해야 할 상황이면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마음이 안좋다고해도  얼굴 붉히고 기분 나빠하면서 주는 건 안주는 거만 못하고.

전 그래서 정 마음이 안내키면 하지 말자.  주의고
이왕 해야한다면  얼굴 찡그리지 말고 기분좋게 하자 이렇게 생각하며 살았는데


가끔 지난날  제 결혼식때의 그 기억을 떠올리면
정말 마음이 안좋아요.   제가 죄인인마냥.
IP : 61.79.xxx.22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
    '08.8.14 3:27 PM (61.79.xxx.222)

    사실 오빠들과 나이차가 워낙 있다보니까요.
    조카들 어렸을때 용돈도 자주줬고 백일이며 돌이며 꼭 얼마씩 챙기고
    학교 들어갈때도 가방이라도 사주라고 챙기고
    그런식으로 많이 챙겼어요.

    뭘 바라고 그런게 아니라 그냥 좋은 날이니까 .
    헌데 그 올케언니는 그런건 당연한거고 본인 결혼때 아무것도 없었는데
    저 챙겨주려니까 너무 기분 나빴나봐요.
    그 표정 잊을 수가 없어요.

  • 2. 백하비
    '08.8.14 3:32 PM (124.216.xxx.250)

    좋은 마음으로 기쁘게 주고 받아야 서로 좋지요.
    경조사에 주고 받는거 가지고 마음이 아프고 그러면 차라리 안주는게 더 좋은거지요.
    전 6남매에 맏이다보니 그냥 동생들이 결혼하면 뭐가 필요한가 물어보고
    필요하다는 걸로 주로 해주었는데요~형편에 따라 성의껏 해주면 될거 같은데요.
    글구 섭섭하면 섭섭하다 말하고 좋으면 좋다고 말하고 그러면서 사는게 가족 아닌가 싶네요.

  • 3. 토닥토닥
    '08.8.14 3:35 PM (61.66.xxx.98)

    올케언니가 그날 마침 안좋은 일이 있었나 보다 생각하세요.
    물론 안좋은 일이 있었어도 그상황에서 그러면 안되는거지만,
    이렇게라도 생각하시고 털어버리세요.

    올케언니 입으로 이야기 한 것도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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