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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살아있는 화석처럼 변하고있어요.

아버지 조회수 : 1,569
작성일 : 2008-02-11 09:23:18
고민고민하다가 글을 올립니다.
주위에 보는눈이 많고, 친척들도 82와 친하니 그냥 덤덤하게 상황만 말씀드릴께요.
비슷한일을 겪으셨거나, 극복하신분의 조언이 절실합니다.

저희집은 부모님이 결혼한지 40년 되셨습니다.
아버지는 원래 성격이 사람들과 어울리는것을 좋아하시고,
재미있는 농담도 잘하시고 재치있는분이셨습니다
제 기억에 의하면 제가 어린시절에는 아버지 친구들도 자주 놀러오시고,
용돈도 받고 떠들석하게 지냈던것 같아요.
근데, 성격이 너무 좋고 사람이 너무 좋다보니 남에게 좋은일만 하고, 식구들에겐 민폐를 끼치는 일이 많았죠.


예를 한가지만 들자면 이민가는 친구가 살던집을 팔고나니 우리집으로 오라고(엄마와 상의없이)해서
그집 식구 4대가 우리집에서 3년을 살았답니다.

이 일로 엄마아버지는 많이 싸우셨지만
아버지는 자기입으로는 나가라고 말을 하지 못했고,
우리식구는 모두 힘들었습니다.

앞뒤로 사건이 많았습니다만 엄마는 이일을 겪으면서 우울증치료를 받으시며 우울증이 심해지셨습니다.
약을 드시기 시작했고 정말 이상한사람으로 자꾸 변했지요.
제가 초등학교때라 기억이 희미합니다만  암튼 아버지는 남들에겐 정말 호인이었지만
식구들에겐 무관심했던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 점점 사태는 역전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점점 사나와졌죠.
애 둘하고 살아남아야하는데 남편은 돈을 제대로 벌어오지도 못하고, 남들에겐 허허대니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아버지의 일거수 일투족이 다 미웠을꺼에요.
엄만 저에게 매일 아버지욕하고 아버진 침묵하고 그러면서 식당을 시작하셨습니다.
식당은 그럭저럭 경영이 되어서 잘 유지되었습니다만 엄마가 아버지를 미워하는 상태에서 24시간 붙어있었던게
화근이었는지 한 10년전부터는 서로 미워하시는 상태가 되어갔습니다.

저도 결혼한지 10년, 제가 결혼한 후 제결혼에 신경쓰느라
부모님께 좀 신경못쓴것도 사실이에요.
저희집과 엄마집은 거리도 멀구요(대전)
한 두세달만에 이번에 집에갔더니 저도 모르는사이 아버지가 이상해지셨습니다.
마음이 너무 불안하시고, 무기력하셔서 정신과에 다니기 시작하셨답니다.
의사는 충격을 받아서 그러니까 약을 길게 먹고, 상담을 다니면 괜챦아지긴 하는데
아주 오래걸린다고 했답니다.
동네병원 아니고, 대학 종합병원 의사 이야기입니다.
긴 세월동안 아버지는 점점 소심하고, 일을 벌려놓고 수습못하는게 많다보니
엄마에게 맨날 혼나고 화를 받으면서 사셨어요.
사람좋던아버지가 점점 좁살영감처럼 변했지요.

원래 손주들은 끔찍이 이뻐하시던 아버지였는데
애들을 봐도 반응이 없이 가만히 있습니다.
앉은채로 졸다가 깨다가 합니다.
먹고싶은음식도 없고 맘도 없어 하루종일두면
종일 가만히 텔레비젼만 본답니다.
일주일에 한번 병원은 이웃에서 모시고 가신대요.
그거 빼면 지난 두달간 한번도 문밖에도 안나가고 소파에만 앉아있대요.
한번은 3일동안 안깨고 잠만 잔적도 있대요.
눈빛도 희미하고, 발음도 이상하고
그좋아하던 커피도 이젠 안마시겠다고 가만히 앉아
테레비젼만 보고 눈을 떴다 감았다
점점 굳어가는 돌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님들, 어떻게 해야 도움을 드릴 수 있나요?
엄마는 가뜩이나 아버지가 싫어 죽겠는데
저러고 들어앉아있으니 더 싫겠지요.
식당일도 바빠 죽겠는데 아버지가 그나마 돕다가
이젠 아예 돕지도 못하니 얼마나 밉겠어요.
전 엄마도 아버지도 이해는 가는데
아버지가 정말 걱정됩니다.

어떻게 도와야할지, 이런일 겪어보신분들 좀 알려주세요
IP : 124.53.xxx.11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08.2.11 9:28 AM (61.254.xxx.129)

    저희랑 비슷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엄마도 불쌍하고 아빠도 불쌍하고....
    도움은 못드리고 그저 같이 동감만 하다 갑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 2. ....
    '08.2.11 9:40 AM (121.162.xxx.230)

    님..
    아버님이 우울증이 너무 깊게 오래 지속되고 이미 정신을 놓아버리신 케이스가 아닐까합니다
    마음에 천추의 한이 될지도 모르니 정신과 약물치료 꼭 하시고
    대신 손잡고 같이 산책이나 등산이나 이렇게.. 시간을 함께 보내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혼자 두시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수도 있을만큼 위험합니다
    마음이 아프네요.

  • 3. 중증
    '08.2.11 9:43 AM (128.134.xxx.85)

    그렇게 오래 주무시기도 하신다면
    중증 우울증이시네요..
    연세 드신 분들 많이 생기시고, 가정이 행복하지 않으시다면 더더욱...
    일단 병원 열심히 다니시고 약도 잘 챙겨드시게 하세요.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니
    절대 혼자 두지 마시구요.
    형편이 된다면, 어머니와 떨어져서 조용한 요양원에서
    친구들을 사귀시면서 사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어머니와 사이가 안좋으시다면
    같이 사는 것이 스트레스일테고
    그렇다고 자식이 모실 형편도 아니실테고..
    맘이 아프네요.

  • 4. ..
    '08.2.11 11:23 AM (222.110.xxx.179)

    저희랑 상황이 비슷하네 참 엄마도 그렇고 아버지도 그렇고 ..
    요양원이나 입원 생각해보세요 지금상황에서는 그게 나을것 같은데

  • 5. ..
    '08.2.11 12:24 PM (116.122.xxx.101)

    병원을 바꾸세요
    약을 제대로 못쓰고 있습니다.
    약을 제대로 맞추는 과정에 그런거라면 이해가 가지만 약이 정해져있는 상태에서 저런 증상을 보인다면 의사가 처방을 잘못한거에요.
    저희엄마도 정신과 약을 드시지만 약을 바꾸는 한 몇 주 정도나 부작용으로 저렇지 약이 맞으면 정상인과 똑같습니다.

  • 6. ...
    '08.2.11 12:53 PM (211.245.xxx.134)

    친정이 대전이시면 병원을 한번 옮겨보세요
    그 약이 아버님께 잘 안맞는거 같아요 둔산동 타임월드 근처에 김상국신경정신과 추천합니다
    대학병원에 오래 계시던 환자입장에서 편하게 잘 보시는 분이예요

    488-7002 전화번호구요 원글님이 꼭 같이오셔서 그간의 상황설명 하시고 좋아지시기 바랍니다.

  • 7. 저도..
    '08.2.11 2:09 PM (210.205.xxx.195)

    아버님과 어머님을 따로 살게 해드리는게 최선 같아요.. 저희 아버지는 중풍까지 오셔서 지금 요양원에 계시는데요.. 차라리 지금이 낫네요.. 예전에 하루종일 TV만 보실때는 정말 보는사람까지 미칠지경이었거든요.. 대소변도 못가리시고 엄마는 아빠한테 손찌검도 하시고요..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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