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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가 예정보다 하루일찍 오셨어요

나는 며느리 조회수 : 1,837
작성일 : 2008-01-27 16:30:03
원래 토요일에 오시기로 되어 있어서 전 금요일에 여유있게 청소 해놓고 음식 손질 해두고 침대보 싹 갈아두기로 했어요

그런데 금요일 당일 1시에 문자를 받았죠 출발하셨다구요

도착하실 시간은 4시.... 그러면 3시간 남는건데 그중 한시간은 모시러 나가는 시간 빼면 남은 시간은 2시간
침대보는 세탁소에서 저녁에나 된다고 했는데....


아니 왜 넘의 집에(암만 내아들 집이다 하고 당당하게 오신다 해두 며늘에겐 영원히 먼 당신) 아무때나 합의되지 않은 시간에 오신다는거죠???

며느리들은 아시죠? 그게 얼마나 당황스러운 일인지

왜 일찍 출발하셨냐니 시누가 가랬다나요???

암튼 극예민해진 저는 점심도 거른채 최대한 청소 해두고 모시러 나갔어요

와중에 엄마를 너무나 사랑하는 아들 즉 제 남편은 왜 그리도 전화를 해대며 바빠 죽겠는데 "엄마한테 전화 해봤냐?" "어디까지 오셨다냐?"(그건 즈그"엄마"한테 물어야지 왜 나한테)

모시고 와서 과일 드리고나니 5시.... 5시는 서툰 주부인 제가 일찌감치 저녁준비를 하는 시간입니다
급하게 또 국 끓이고 반찬 몇가지 해놓고....

저녁을 먹고나니 설겆이 해야지.........담날 아침에 먹을 된장찌게거리 썰어놓고 준비해 둬야지......
그때 시간이 벌써 9시
두 모자야 신났죠
차려주는 밥 먹고 바로 거실레 가서 티비나 보고 호호깔깔

저는 바로 침대보 갈러 작은방에 들어갔는데 혼자 못하겠어서 신랑을 불렀어요

막 들이닥친 시모도 좀 화가 나구(왜 또 말은 "김치만 있으면 된다"는 할 필요도 없는 말을 계속 하시는지... 정말 김치만 내밀면 어떤 표정이실라구)

워낙 예민한 상태이기도 했는데 신랑은 작은방에 들어오더니 "왜 그렇게 힘든 티를 내냐?"며 남편은 남편대로 제가 시모 오시는 걸 싫어한다고 판단하고(사실 부담스러운건 사실) 화를 내는 순간 저두 폭발했어요




다음날 출근한 신랑이 전화를 했더라구요
[어젠 내가 예민했다... 미안하다...]

제가 밤사이 끙끙 앓면서 자는걸 보고 맘이 안좋았대요

근데 그때까지 분이 삭지 않은 저는 거기다 대고 또 한바가지 퍼부었어요 (제가 잘못했죠ㅠㅠ)

친정엄마한테도 전화해서 하소연을 하는데 친정엄마 말씀이 나중에 제 남동생 결혼시켜서 그집에 놀러갔는데 며늘이 저같이 하면 서러울거 같다고 하시는데 정신이 퍼뜩 들었어요

그제서야 진심으로 마음을 바꿔먹고 반성, 마음을 더 편하게 가졌죠
그러니 시모에게도 더 딸같이 두런두런 말을 하게 됐고 청소 덜된 곳 따위는 더이상 제눈에 안보이게 됐고 외식을 하러 가서도 웃고 떠들 수 있게 되고....
그 전까진 거의 썩소 수준으로 억지로 웃으면서 "어머니~"거렸거든요

남편 역시 많이 도와주려 하더군요
(문젠 손걸레로 바닥을 닦는다거나 밥을 주걱대신 수저로 벅벅 푼다거나 해서 저를 당황하게 했다는거 ㅋ)

암튼 시모의 급등장으로 인해 부부싸움 두어 차례, 화해 두어 차례
어찌어찌 해서 시모는 다시 돌아가셨어요
우여곡절 끝에 그래도 잘 놀다가 돌아가신단 생각에 제마음도 가볍게 터미널에 모시고 갔는데.......

차표도 사드리고, 가실 때 드시라고 호도과자를 사오니 시모가 저더러 음료수도 사달라고 하시더군요

음료수 그깟거 천원인데, 차표두 2만원 안팎에 뭐 큰돈은 아니지만 갑자기 친정엄마 생각이 나대요

친정엄마는 저희가 새 살림 들였다고 하면 그돈을 들고 오세요
예어컨 산다 그러면 에어컨 값 들고 오시고, 카펫 산다 그러면 카펫 값 들고 오시고....

차비 드리려 해도 받으면 큰일 나는 양 안받으시고 같이 식사를 하러 가도 항상 내주려 하시는데
시모는 치사하게 천원짜리 음료수까지 사드려야 드시네요

좋았던 마음이 다시 씁쓸해지면서 결론 내렸어요

'시'와의 관계는 영원한 갈등과 화해와 또다시 반목과 용서와 또 다시 갈등과 화해와 반목과 용서와 또다시.....의 반복이구나라구요


IP : 211.247.xxx.38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27 4:48 PM (125.142.xxx.100)

    뭐랄까...마음이 참 예쁘고 착하세요.........^^

  • 2. ....
    '08.1.27 4:55 PM (58.233.xxx.85)

    너무잘하려고만 하면 영원히 받는자와 바치는자 관계뿐이 안되겠지요 .그냥 흐트러진모습도 보여드리고 사람대 사람으로 다가서세요 .서로가 편해질겁니다 .마음이 이뻐 잘하실거같습니다

  • 3. --
    '08.1.27 6:34 PM (211.49.xxx.139)

    존칭 없는 시모라는 표현이 좀 그렇네요
    남편분이 장모가 와서(께서,오셔서도 아니고) 어쩌구 하는 표현을 쓴다면 기분이 어떠실거 같으세요
    다 잘하셨는데
    제가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작은것에 인색해지시는게 안타깝네요
    당연 친정 어머니께도 잘해드리시고, 그런 일 있을떄는 먼저 챙겨드리시고
    시어머니께도 지금처럼 잘해드리시길...

  • 4. 바로 윗님,
    '08.1.27 7:11 PM (59.10.xxx.118)

    시모라고 부르죠, 그럼 화풀이 하는데 님은 극존칭 씁니까???

    사위들도 자기 친구들이랑 얘기할때 뭐라하는지 모르는 일 아닌가요..님 남편도...

    이런 글 좀 쓰지 맙시다, 원글님과 댓글 단 다른 님네들 열받네요 - .-

  • 5. 저도..
    '08.1.27 7:14 PM (220.88.xxx.193)

    쫀쫀하게 말도안되는걸로 꼬투리잡는 저런 댓글보면 짜증 이빠이 치솟습니다.
    꼭 할말없는 노인네가 자기가 수세에 몰리면 [너 몇살이야?]라고 논점이탈하는것처럼..
    시모를 시모라그러지 그럼 시부라고 그래요? 거참..

  • 6. 원글이
    '08.1.27 8:08 PM (211.247.xxx.38)

    엉뚱한데서 주제가 됐네요... 시모란 단어는 어머님보단 짧아서 선택한거고... 시모님이란 말이 있나요? 없어두 붙이면 좋겠지만....
    전에 어느 약사분이 약사님이라고 불러달라고 82쿡에 썼을때 약사님이란 말이 어색한데?싶었는데... 에휴~ 모르겠어요
    시댁과의 일은 영원히 문제발생, 갈등,화합, 또 갈등 또 용서.......네버엔딩이군요

  • 7. 글쎄요
    '08.1.27 8:10 PM (121.165.xxx.164)

    나도 며느리지만 시모라는 표현은 불편합니다.

    시부가 오셨어요. 좀 그렇지 않나요? 시부께서도 아니고...

    평소에 시모... 하는 거 좀 거부감 들던데요.

    본인이 시모라고 생각해보시면 싫지 않나요?

    좋은 뜻으로 말한 것이니 노여워 마세요. 그냥 그렇다구요~

  • 8. 잘 하시다가...
    '08.1.27 10:51 PM (218.39.xxx.234)

    끝에 도로아미타불 하셨네요..그래도 거기까지 진도 나가신게 정말 대단합니다.
    남푠님도 반성하고 잘 하셨고..그런데요..음료수 천원짜리 며느리한테 하나 사달라고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친정 어머니 말씀대로 나중에 내가 지금 지극 정성 키우고 있는 아들 색시한테 천원짜리 음료수도 못 얻어먹는다면......천원짜리니가 부담없이 사달라고 하셨을 수도...
    에고~오히려 부아지르는 거 안됐음 좋은데.....중간에 시모는 시모라고 부르지....뭐라고 부르느냐....무척 시댁과 언짢으신 거 같은데....좋은 관계라면 그렇게는 안 부릅니다..
    좋지 않은 관계에서 나오는 호칭이 옳다고 (그른 것은 아니지만 바람직한 건 아니죠~)거칠게 나오시는 건 이해가 좀 안됩니다요~

  • 9. 하여튼
    '08.1.27 10:58 PM (211.172.xxx.98)

    시모든 시엄마든 시어머니든 뭐가 그리 중요합니까/
    님들도 참 원글님이 그분이 다녀가신뒤의 마음을
    올린건데 좋게나마 후회하는 맘과 잘해야겠다는 맘 그런거요
    이젠 맞춤법도 겁이나요
    댓글이 무섭군요.

  • 10. 시모를
    '08.1.28 11:31 AM (211.109.xxx.34)

    시모라하지 뭐라고 불러요? 참 나..테클 건 님들 남편분은 장모님께서 오셨다 장인어르신께서 오셨다 하시나요? 그렇다면 몰라도 대부분 남자들 장인 장모 그러지 않나요? 여자도 똑같이 시모 시부 하는데 그게 왜요?

  • 11. 그래요?
    '08.1.28 2:07 PM (116.126.xxx.15)

    제남편은 장인어른,어머님 이라고 부르는데 그냥 장인,장모라고 부른다구요?

  • 12. ..
    '08.1.28 2:33 PM (218.232.xxx.31)

    대부분의 남자들이 장인 장모라고 부른다니... 그건 아니죠 솔직히...

  • 13. 입장차이
    '08.1.28 2:59 PM (211.229.xxx.60)

    완죤 논점이탈이네요..

    원글님 천원짜리 음료수로 맘상하신건 좀 그런데요..
    천원이라서 부담없이 사달라고 하셨을거 같아요..
    저두 편한 사이에는 작은 부담 지우고, 큰 걸로 갚기도 하면서 더욱 친해지던걸요^^
    친정엄마 생각하면서 조금만 맘 넓게 가지시면 다~~ 별거 아니랍니다..
    저요? 저도 시어른께 잘 못해요..
    남의 일 이니까 판단력이 먼저 생기는데 제 일은 감정이 먼저더라구요..
    이 글 읽으면서 얼마전 결혼한 동생부부가 생각이 나서 저도 퍼득 시누 입장이 되어지네요 호호

  • 14. 보람찬~
    '08.1.28 3:15 PM (210.223.xxx.118)

    좀은 서투르신 남푠분 중간 역할... 귀여워요~ 우리 남푠 생각나서 웃었습니다~
    님..딱~ 그래도 님 정도면 훌륭한 며느님이세요~ 짝짝짝~

  • 15. 완전동감
    '08.1.28 3:19 PM (122.36.xxx.21)

    제 시엄니도 집 가까이 오셔서 전화주시거나,
    심지어 도착때까지 연락을 안하고 오셨더랬습니다.
    저도 시가 어른들 오신다면 일주일 전부터 고민에 예민해지는 스타일인데요.
    남편은 자기 부모님이니 일단 올라오시면 "며칠 푹 쉬었다 가세요~" 이런 멘트를 날려요.

    저 둘째 낳고 얼마 안 되어 또 시가 식구들 치렀는데,
    남편은 늦게 오지, 애 둘 치닥거리에, 청소에, 식사 준비에...어휴.
    산후조리 끝나고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참 힘들었습니다.

    어른들 가시고 나서 남편에게 조목조목 이야기했습니다.
    시어른들 오시면 내가 어떤 준비를 며칠 전부터 하는지,
    식사 준비며 장보기며 이불 빨래며 기타 등등 애 둘을 데리고 얼마나 고생하는지.
    부모님 대접하겠다는 당신의 마음은 좋으나 그에 딸리는 노동력은 내가 다 대야 한다.
    그럴 때마다 당신이 미워진다.
    입장을 바꿔서, 내가 없을 때 하루종일 애 둘 데리고 장모와 같이 지낼 수 있겠느냐 했지요.

    이렇게 이야기했더니 남편은 그런 줄 몰랐답니다.
    그냥 자기는 엄마 아버지 함께 있는 게 좋아서 그랬다고 사과하더군요.
    그리고 이제는 저와 상의없이 '우리 집에 가세요, 오세요'란 말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남편과 솔직히 이야기해 보세요.
    그리고 님이 하실 수 있는 정도(저는 1박 2일이었답니다)에서 타협을 보시는 것이...

  • 16. 나참...
    '08.1.28 3:56 PM (59.5.xxx.90)

    시모를 시모라고 하지 뭐라고 해요?
    별걸 가지고 다 트집잡는 아줌마들 짜증나요. 분명 아들만 가진 지독한 시모 될 스타일일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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