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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념]헤어진지 3년된 남친이 아직도 미워요

바보 조회수 : 2,793
작성일 : 2008-01-02 14:22:50
7년 사귄 남친이 있었습니다
대학때부터 직장생활 초반까지 계속 사귀었으니..거의 저의 20대를 함께 보낸 셈이네요.

딱 제나이 29살의 마지막날인 12월31일 이별했었어요.

구구절절 긴 연애사였는데, 결론은 간단히 말해 집안 반대로 인한 상처입은 결별이었지요.

드라마에서 그러는 것처럼 남친 어머니가 저를 따로 불러 헤어질 것을 종용(?)하기도 했었구요. 나름 헤어지지 않으려고 애틋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었는데...지금 돌이켜보니 사연도 많았고, 다 아문것 같았던 상처가 꽤 깊다는 생각이 새삼 드네요.

특히,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배신감과, 나의 자존감에 상처를 냈던... 누군가에게 거부당했다는 기억이요.

아무튼 과거사는 그렇구요, 세월은 흘러, 그 남친과 헤어진지 2년만에 저는 훨씬 더 좋은 남자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과거 남친은... 뭐랄까, 좀 킹카였고, 학벌이라던가 재력같은 배경이 나름 괜찮았던 반면, 지금의 남편은 외모나 배경이 평범한 반면 참 후덕한 사람이고 저를 끔찍이 사랑해주지요.

결혼에 절대 절대 후회 없어요. 내가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날 운명이었는데 왜 그전 남친을 만나면서 그렇게 상처와 스트레스가 많았을까 생각하고 있지요. 남친이 좀 우유부단했고, 헤어질때도 마찬가지로 맺고 끊음이 깔끔하지 않아 제가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의 결혼생활이 너무 행복해서 그런지, 과거 남친이 간혹 떠오르면 너무너무 미운거에요. 지금 남편은 나를 이렇게 배려해주는데, 그때 그놈은 나한테 되게 못한거였구나... 그런거. 지금의 시부모님은 나를 이렇게 사랑하고 아껴주시는데, 당시 남친의 부모님은 나를 그렇게 형편없게 보셨구나...하는.

그래서 그인간 다시 만나고 싶지도 않고, 정말 거의 잊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워낙 젊은시절 긴 시간을 함께한 터라 시시때때로 생각이 나는건 어쩔수가 없어요.

그리고 미워하는 마음은 사라지질 않네요. 사랑의 반댓말은 무관심이라고, 정말 이제는 아예 잊고 무관심해지고 싶은데, 지금도 여전히 그사람과 그 가족들이 밉고, 불행했으면 좋겠고, 나와 내 가족을 거절하고 상처주었던 것에 대한 복수(?)를 하고싶고 그래요. 진짜 유치하고 어이없지만, 제 나름대로 생각해보니 아직도 상처가 덜 아물어서 그런것 같기도 해요. 사랑 많으신 부모님 밑에서 자라 평범하고 행복하게 성장했고, 어딜가나 사랑받는 저였는데, 그렇게 상처받고 거절당한 경험이 유일해서 그런가봐요.

그런데 엊그제, 길에서 우연히 그인간을 봤어요. 그것도 저보다 어리고 예쁜 새 여자친구랑 있더라구요.

어차피 전 이미 결혼했고(그인간보다 먼저 결혼에 골인한 것도 왠지 통쾌했었지요...넘 유치하죠...이해해주세요ㅠㅠ) 너무나 행복하게 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멀쩡하게 데이트하는 모습이 못내 못마땅한거 있죠. 지지리궁상 떨면서 나랑 헤어진걸 후회하며 살기를 바라는 그런 심리라고 해야될까요?

오랜기간 연애하고 헤어지신 분들, 이런 마음이 정상인가요? 이제 그만 관심 끊고 싶은데, 계속 생각나고, 밉고 하는 마음. 그리고 그인간이 계속 잘 살고 있는지 알고싶고, (잘 산다면 속상해할거면서도) 생각속으로나마 계속 밟아주고싶은 이런 마음이 도대체 언제쯤이면 사라질 수 있을까요?
IP : 165.243.xxx.9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2 2:28 PM (122.32.xxx.57)

    근데..
    저는 단 석달 정도 사귄 사람하고 지지리 궁상도 떨어 봐서 그런지..
    지금 한 4년 정도 지났는데도..
    한번씩 생각 나면 미칠듯이 울컥 하는데요...
    근데 20대를 같이 보냈던 사람이니..
    오죽 하실까요....

    왜..
    그러잖아요..
    사람이 한 사람을 잊는데는 그 사람을 알았던 시간의 두배의 시간이 필요 하다구요...
    그만큼 추억, 기억 이런걸...
    단칼에 도려 낼 수 있는것도 아니고...
    우선은...
    저는 그냥 한번씩 이렇게 울컥 하면 욕 한번 하고 말아요..
    그리곤 그냥 잊을려고 하고 그렇구요...^^;;

    우선은 조금씩 마음 가라앉히시고..

    뭐..
    아나요..
    예전 남자 친구의 지금 여친...
    예쁘고 어린지만 성격이 정말 지랄 같을지요..^^;;(저도 좀 유치하죠..)

    그냥 저는 사람 사는데 있어서...
    다른 사람 눈에 피눈물 나게 한 사람은...
    언젠간 꼭 지 눈에도 피눈물이 난다고 믿는 사람이기에..
    그냥...
    꼭 언젠간 니도 피눈물을 흘릴것이다 하고..
    삽니다..

    아..
    써 놓고 보니 제가 더 유치하네요.. 아공...

  • 2. ..
    '08.1.2 2:49 PM (122.32.xxx.149)

    저 역시 원글님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네요.
    정말 안좋게 헤어졌고 지금 생각하면 잘 헤어졌다 싶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게 된것 너무나 감사하지만
    원글님처럼 가끔씩 울컥 하면서 예전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그 사람이 불행했으면 좋겠구요...
    그런데 그런 마음도 조금씩 희미해 지는것을 느껴요.
    그러다 더 오랜 세월이 지나면 기억에서도 점점 희미해지겠죠.
    원글님 이상하신거 아니예요. 편히 생각하세요.

  • 3. **
    '08.1.2 2:58 PM (211.175.xxx.128)

    전 결혼한지 8년이 넘어서 두아이랑 정말 행복합니다. 신랑과 사이가 좀 나쁜것 빼고는 다 좋아요. ㅠㅠ
    근데 저 또한 첫사랑은 아직도 아~~주 가끔 생각이 나면서 정말 한대 쳐주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오래 만났고..그놈이 바람 펴서 헤어졌거덩요..
    그럴때마다~~전 이건 무신 심리여..하지요..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지겠죠...^^

  • 4. ...
    '08.1.2 3:30 PM (59.2.xxx.224)

    저두 4년만난 남친과 몇달전에 헤어졌는데요...서로 싫어져서 헤어진게 아니라서 더욱 생각나고 보고싶고 그사람 멜 확인하고 지금도 그래요...
    안봐야지 안봐야지 하면서도 혹시나 다른사람이 생겼나...나만 바라볼것 같은사람이 다른사람을 만날수 있을까...
    나를 못잊어서 평생 불행하게 나 버린거 평생 후회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이런생각 마니해요..
    유치하죠~~^^...근데 저두 20대 중반부터 마지막까지 같이 보냈던 사람이라 너무 생각나고
    보고싶어요.....

  • 5. 그런데
    '08.1.2 4:59 PM (211.208.xxx.58)

    남자들은
    연인과 헤어진거에 대해 그다지
    가슴아파 하거나 후회하거나 하지 않는거 같아요.
    바로들
    여친들을 잘 사귀더라구요.
    빨리 잊어주는게 복수일거에요.
    계속 관심 갖고 있으면 더 나자신이 한심해 지는 기분이 들거 같아요.

    몇년을 사귄사람을
    망각하기
    쉬운게 아니지만 생각않는게 조금이라도 복수일거 같아요.

    혹 그남자가
    불행해졌다면
    박수치며 좋아라 할거 같은가요?
    또 안타까와질지도 몰라요.

    정말 잘 헤어졌다 속 시원하다 하면서
    그냥 빨리 잊어버리도록 ............

  • 6. 빨리 잊으세요
    '08.1.2 9:07 PM (121.131.xxx.127)

    세상 사람들이 다 나를 받아들이고 잘 할 수는 없죠.
    그때 그 남자가 내게 잘 했더라면,
    그 가족이 나를 받아들였더라면,
    지금의 남편을 만나실 수 없었을텐데요....

  • 7. 비슷해요
    '08.1.3 2:05 PM (128.61.xxx.45)

    저도 가끔 분노로 인해, 잠을 못 이룰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점점 잊혀지네요.

    제가 분노를 금치 못하는 이유를 빼고는 (이 부분도 삼류 드라마라서) 님과 연애사도 헤어진 배경도 비슷해요.

    단, 남자가 따져보면 빛좋은 개살구인데 아주 포장술이 좋은 그런 사람이었어요. 학교도 같고, 집안은 오히려 우리 집이 더 좋은데 전 남친이 외모가 좀 되고, 무언가 그럴싸한 분위기가 있어 마치 내가 땡잡은 듯해 보였죠. 그 당시에는 제가 이해안되는 수준의 외모 컴플렉스가 좀 있었어요.

    저도 29살때 남자친구가 결혼에 대해 우유부단해 하자 친정 엄마가 둘이 앉혀놓고 결혼하던지 헤어지라고 ㅠㅠ.

    엄마의 결단력으로 엄청 괴로워하다가, 제가 못견디고 유학와서 결혼해서 정착했어요.

    그리고, 저와 사귀기 한참 전에 양다리 걸치다가 전 여자친구와 헤어졌는데, 저와 헤어지고도 그 여자를 포함, 외국에 있는 저에게는 계속 전화하면서, 이 여자 저 여자 만나다가 결혼했더라구요. 모든 여자가 자기를 잊지 못한다는 죽일놈의 자신감 덕분에 양다리에 대한 죄책감도 없는 듯.

    그리고, 결국 제 친구의 친구와 결혼했어요. 전남친의 부인이 자기 여고 동창 게시판에 로맨틱한 러브스토리 써놓고 엄청 자랑을 하면서 프로포즈 받았다고 써놨길래 제 친구가 부러워하면서 읽다가, 중간에 그 사람이 내 전 남친과 동일인물이며 그 둘이 처음 사귀었다고 밝히는 시점에도 저에게 엄청나게 국제전화하며 찍접되고 있었던 시점이어서 그것 확인하려고 저에게 연락했더라구요. 그때 방학되어 저 나오면 셋이서 만나자고, 제 친구에게도 연락하곤 했었는데, 세상이 어찌나 좁은지 이런 모습으로 또 만났으니.

    이런거 생각하면, 한때 킹카들의 본질이 얼마나 우스운지.

    그리고 결혼 후 참된 킹카의 본질을 보여주고 있는 울 신랑이 얼마나 고마운지.

    저, 신랑, 전 남친 모두 대학 동창에 같은 학번인데, 울 신랑표현에 의하면 만약 그때 만났다면 제가 데이트에 절대 응하지 않았을거래요. 마르고, 빈해보이고, ㅋㅋ. 하지만, 지금 자기 할일 열심히 하면서 가정적인 모습에 제가 정말 하늘에서 상을 받고 사는것 같네요.

    인간관계는 진실한 사람이 승자가 되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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