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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어느 엄마 조회수 : 2,107
작성일 : 2007-12-31 21:01:24
제 남편이 살아온 이야길 좀 하고 싶습니다.

대학 졸업후 대기업에 취직하여
2년 정도 근무 하더니
같은 사무실의 동료직원의 억울한 퇴사건에
의협심 발휘하여 같이 퇴사 하였습니다.

친구가 하던 무슨 대리점 인수받아서
사업이라고 2년 정도 하더니 결국은 어음 결제 못 막고
부모님 명의의 커다란 집 한채 팔고도  빚만 남기고  마감을 하였습니다.

다시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1년 정도 집에 생활비 하나 가져다 주지 않고
두돌도 못된 아들 데리고 장사하는 저 한번도 도와주는법 없이
퇴근후 방에서 뒹굴거리며 텔레비젼 보던 남편 또 몇 천만원 다 날리고
빈털터리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내가 벌어서 저렇게 무책임 한가 해서
제가 가게 처분하고 살림만 한다고 선포하고 나서
딱 이년을 살림만 살았습니다.

그동안 남편 십만원도 가지고 오고 이십만원도 가지고 오고..
그러면서 하는일 3번은 바꾸었습니다.
물론 다 돈만 까먹고 실패입니다.....
친구까지 엮어서 동업했다가 친구돈도 다 날리고 말았습니다.
아이들 교육보험까지 저 몰래 해지해서 돈 구경도 못했씁니다..

그러다 제가 아이들도 자라고 돈쓸일은 자꾸만 생기는데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가게를 하게 되었습니다...

남편 한 2년 정도 잠잠하게 저랑 같이 일하더니
다시 또 발동이 걸려서 누구랑 동업한다고 돈을 내놔라 했습니다.
돈이 없다하면 술먹고 들어와 사람을 달달 볶습니다.
그렇게 돈 가지고 나가서 몇달 만에 다 날리고 다시 제자리 들어옵니다.

그렇게 십여년 제 온몸이 부서져라 하루도 노는일 없이
일만 하였습니다..
그동안 남편이 저질러 놓았던  끝이 없을것 같던 빚 다 가리고
이제 겨우 집 한채 장만하고 좀 마음 편할라 하니
또 남편이 발동이 걸립니다...

새로운 일을 또 하겠다 합니다...

남편은 귀가 팔랑귀 입니다.
게으르기가 이루말할수 없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면 저를 끝도 없이 원망합니다.

저는 그냥 하던일 계속 하면서
아이들 다 키우고 어서 이 세상 떠나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그냥 일만 꾸준히 도와준다면,
깨우지 않음 낮 12시든 1시든 일어나지 않는 것도 열심히 깨우겠는데..
새벽 2-3시 까지 tv채널 돌리면서 외화에 몰입하는것도 모른척 하겠는데..
십여년을 하던일 하루도 이것해라 저것해라 하지 않음 자리보존하는것도 참아 주겠는데..
저는 주방에 일 하느라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는데
이웃가게 나가서 도와주고 잘난척 하는것도 외면하겠는데...
그래서 이웃들이 부지런 하다고 칭찬하는것도 속으로 비웃으며 참겠는데..
일년의 삼분의 이 이상 술에 절인 상태로 사는것도 참아 주겠는데..
술 주사도 모르는척 해 주겠는데...

남편이 또 다시 사고를 칠려고 합니다...
누군가 남편에 어떤 일이 잘 된다 하면 남편은 그 일을 할려고 덤빕니다.

실패한 일에 대한 포기도 너무나 빨라서 다시는 뒤돌아 보지도 않고 후회도 않습니다.
지나온 일들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현실을 직시해서 열심히 살자하면
절 비웃습니다........ㅠ.ㅠ

산다는것
한평생 길다면 길고 짧다면 참 짧은데
왜 이리도 힘겨운지....

이틀전 하던일 다시 못 하겠다는 남편에게
지나온 일들 이야기 하면서 큰소리를 내었습니다.
남편 제 멱살을 잡고서 말이 폭력이라 합니다..
지나간 이야기 다시 꺼낸다고....
더이상 이야기 했다가 아무래도 맞게될것 같아서 제가 얼른 피했지만
온몸이 아프고 어깨가 욱신거리고 턱에 멍이 들었습니다.
피할때는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억울하고 분해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립니다.

그날 시부모님 시동생 집들이 오셨는데
저는 가지 않았습니다.
방에 누워 있는 제게 남편이 부모심 오신다고 가지 않을거냐고 하는것
못 가겠노라 했습니다.
남편은 부모님께는 아프다고 말하겠다 하면서 시동생 집으로 갔다가
다음날 아침 부모님 모시고  아파트에 차 주차중이라고 전화가 왔습니다.

온몸은 쑤시고 울어서 얼굴은 퉁퉁 부었는데
시부모님 현관을 들어서십니다..
차 한잔 드리고 앉아 있는데
몸살이 심하냐 그러십니다....
그렇다 대답하고 고개 숙이는데
시아버님 며늘아 얼굴이 퉁퉁 부었네 하십니다.
그냥 요즘 자고 나면 잘 부어 오르네요 하고 말았습니다.

가끔은 부모님께 하소연이라도 하고싶지만
자식 그렇게 되라고 키우신것도 아니고
누가 말린다고 다른 사람말 깊게 들어줄 사람도 아니기에
그냥 혼자서 삭이고 살아갑니다....

사는것이 고행이라더니
저에게는 삶이 참 고달프기만 한 길 입니다...
어서 아이들이 제 갈길을 가고
이 힘든 인생길...어서 떠나고 싶습니다.

인생길이 소풍이라 하더니
제게는 길잃은 힘겨움 입니다.

살아온길....하고싶은 이야기
몇권의 책이 되어도 될듯한 사연들을
생각하면서 흐르는 눈물속에서 혼자 주절 거려봅니다..

님들은 행복하시나요....








IP : 210.114.xxx.24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꼬옥~
    '07.12.31 9:05 PM (125.139.xxx.25)

    안아 드리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

  • 2. 정말
    '07.12.31 9:25 PM (219.249.xxx.174)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제 눈에 눈물이 흐릅니다.
    제 동생같은 생각에 더 속이 상합니다.
    남편분이 참 원망스럽습니다.

    내일은 새해네요.
    남편분의 마음이 바뀌길....기도할께요.

  • 3. 갑자기 나도..
    '07.12.31 10:03 PM (221.161.xxx.34)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우리남편이랑 너무 비슷해서...아마 속은 새까맣게 탔으리라 생각해요.제가보기엔 님남편이나 우리남편이나 아직 철이덜 든것 같아서 한숨만 나옵니다.
    그래서 요즘은 제 성격을 고치려고 많이 노력한답니다. 남편에게 왠만한건 스트레스 받지말고
    하고싶어면 맘대루해라는 식으로요....그리고 경제권은 절대 어떤일이 있어도 차라리 이혼을 했어면했지 넘겨주지 않아요. 카드도 전부 압수하고 한개만 줬어요 쓰면 제가 바로알아요 제카드를 줬거든요 문자 바로날라오죠. 남편 자존심 디게상해하지만 무시해요 그동안 한게있어니...
    가진것도 없어면서 사업할거라고 맨날 들썩거려요 저...모른척 외면합니다.
    님께서도 스트레스 받지말고 대담해지셔요. 그렇게 혼자 아파해봐야 돌아오는건 병뿐입니다.
    나아프다고 남편 지극정성으로 간호하고 보살피진 않을것 같거든요 ..쩝...

  • 4. .....
    '07.12.31 10:07 PM (221.164.xxx.219)

    ......

  • 5. ...
    '07.12.31 10:33 PM (61.73.xxx.135)

    친정 영감이 떠오릅니다. 아.버.지.란 말 도저히 못 할 사람입니다.
    평생 사고치며 엄마를 들들 볶더니 60 넘어서야 수그러드네요.
    늙어서 진빠지거나 죽는 길 외엔 방법이 없답니다.
    종교도 소용 없어요.
    그저 님이 너무 안되셨고, 안타깝네요...ㅜ.ㅜ

  • 6. ㅠ.ㅠ
    '07.12.31 10:43 PM (67.85.xxx.211)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내년에는
    힘겨운 인생길에
    쉬어 가실 자리 하나
    마련 되시길 기도 드립니다.....

  • 7. ..
    '07.12.31 10:50 PM (125.143.xxx.200)

    휴, 제가 다 가슴이 아프고 답답합니다
    우리집 시동생과 같네요
    늘 일 벌리고 그 바람에 형제들 부모도 다 손해를 보이더니
    견디다 못한 동서 몇년전 이혼했지요
    지금요? 떠돌이 생활하면서
    우리집에 빌붙어 계속 고지서? 날아오는 중입니다
    그 버릇 정말 못 고치는 듯 합니다
    님께서 현명하게 대처 하셔야 합니다

  • 8. ..........
    '07.12.31 10:56 PM (222.110.xxx.68)

    로그인을 안할수가 없었습니다.
    글 읽으면서 이렇게 눈물이 앞을 가리는 일을 없었는데...오늘은 눈물이 앞을가리고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님은 좋은 분인것이 분명한데,,왜 그걸 모를까요..남편은요..
    아이들이 제 갈길을 가고 이세상 떠나고 싶다고 쓴글에서 정말 얼마나 힘든지 느껴지네요..
    제글이 힘이 되진않겠지만..멀리서 힘내시라고 행복해 지시라고 응원해 봅니다................

  • 9. 아이들이
    '08.1.1 12:07 AM (222.108.xxx.203)

    오로지 엄마만 바라보고 살지 싶습니다.
    더 철이 들면 더 확실하게 알겠지요.
    님이 집안의 기둥입니다.
    돌처럼 사세요.
    별로 대꾸도 하지 말고, 반응도 보이지 말고...
    대응하지도 말고,
    그러나 아이들에겐 웃고 웃기고 즐겁게 사세요.
    남자라고 해서 다 돈 벌라는 법 없습니다.
    그런데 게으름에도 능력도 없으면서 남자 자존심만 세우려 하니...
    비극의 시작입니다.
    그래도 님이 하는 사업은 되니 천만다행입니다.
    안아드리고 싶습니다.
    많이 힘들면 여기에라도 하소연 간간이 하시고.
    힘내세요.

  • 10. ㅠㅠ
    '08.1.1 3:50 AM (211.198.xxx.72)

    힘내세요. 이 새벽에 님 글 읽고 마음이 아파옵니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힘드실까요.... 원글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힘내세요.

  • 11. .
    '08.1.1 2:29 PM (222.119.xxx.63)

    돈 드리지 마세요.
    없다고 하세요.
    폭력이 있을만한 상황은 피하세요.
    구해본다고 하고, 살살 피해다니세요.
    그리고, 사실거면
    어른들께 꼭 말씀드리세요.
    격하게 하지 마시고, 조용히 사실 관계만요.
    돈이 없는데도 달라고 하니
    이번에 좀 못하게 막아달라고.

  • 12. ?
    '08.1.1 4:38 PM (203.130.xxx.234)

    위분 큰일날 이야기 입니다. 돈 구해본다고 하면 진짜 구해오게 만듭니다.
    사업도 일종에 현실도피라고 하더군요.
    사업한다 그러면 1~2년 집에 돈 안주는 것도 유예되고, 주위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에서도 벗어날 수 있어서 계속 사업한다고 그런다고 합니다.
    아이 보고 사세요. 아이가 힘이 되는 날이 옵니다.

  • 13. 으흐흐
    '08.1.1 6:34 PM (222.103.xxx.76)

    다행이다.
    이런 글 보면 위안이 됩니다.^^
    사는게 하나도 재미없는 나날입니다.
    재밌게 사는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얼굴이 환한 사람들, 단순하게 사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그리 사는지 궁금합니다.

  • 14. 남자
    '08.1.1 9:25 PM (124.53.xxx.152)

    로 태어나서 아내를 이렇게 괴롭히는 사람도 있군요.오죽했음 아이들 키우고나면 이세상 떠나고 싶다고 하시겠습니까? 절대 돈 주지 마셔야 될텐데 그러기까지는 또 엄청난 고통이 따르겠군요.시부모님께 이야기 하시고 의논해보심이 도움되지 않을까요?정말 자식을 잘 교육 시켜야겠다고 생각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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