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오빠랑 채팅했어요. ^^

오누이 조회수 : 1,037
작성일 : 2007-11-21 16:43:13
오빠는 고국에 있고, 전 타국땅에 있어요.

오빠한테 옆에 있어줘서 넘 행복하다고 했어요.
내게 오빠를 있게 해 준 엄마, 아버지한테 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은데
더 이상 내 말에 귀 기울여 줄 수 없는 엄마...
내가 너무 사랑했던 엄마는 2년 전에 떠났고
4년 전 교통사고로 뇌에 문제가 생긴 아버지께 말씀드려도 소용이 없고
그래서 오빠한테만 얘길했네요.

사실 전 타국생활을 한 지 백일정도 지나고 있어요.
그래서 오빠하고는 가끔 채팅으로 대화를 나눠요.

오빠랑 얘길하면서 눈물이 났어요.  지금도...
오빠가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해서 눈물이 난다고 하니
"와? 울지마라. 좋으면 웃어야지, 웃어라." 하네요.
정말 무뚝뚝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오빠입니다. ㅎㅎ

전 늘 '오빠는 내 인생의 테클이다!' 를 외치고 살았었죠.
어렸을 때는 많이 싸웠고, 오빠는 제게 짓궂은 행동을 많이 했었어요.
크면서는 제가 대학에 들어 갈 때도, 제가 결혼을 할 때도
오빠에게 일이 생겨서 집에서 먼저 목돈을 들고 나갔죠.
제가 결혼자금으로 엄마한테 맡겨 놓은 일부분까지...
첫애 낳고 카메라를 친정에서 빌려서 썼는데
오빠가 졸업선물로 엄마한테 받은 거라고 달라고 합디다.
주면서 어찌나 서럽던지...
난 대학졸업할 때 그 흔한 꽃다발도 못 받고 암것도 받은 게 없는데...
암튼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나열하기가 넘 많아서 일절만 할게요. ^^

엄마 살아 계실 때 투덜거리면
오빠가 알면 속상해 하니까 그냥 덮으라고 니가 참으라고만 하셨어요.
힘들고 무슨 일만 있으면 나한테 얘길하고
오빠는 걱정하면 안된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고...
엄마는 딸이니까 친구삼아서 그랬을 거고
전 또 엄마니까 투덜거렸던 거겠죠?

갑자기 엄마가 떠나고 나니까 오빠랑 전 고아가 된 기분이었어요.
뭐 각자의 가족이 있긴 하지만 세상에 홀로 남겨진 그런 기분이에요.
엄마의 너무나도 큰 그늘을 그 때 첨으로 깨달은 거죠.
오빠는 온실 속의 화초, 전 온실 속의 잡초. ^^
장례절차라든가 그 이후에 해결해야 할 일들을 오누이 둘이서 의논하면서
서로 더 의지하게 되더군요.

제가 출국하기 전에 아버지의 상황이 안 좋아서 오빠랑 미리 의논하고 왔는데
다행이 많이 좋아지셨다고 해서 맘이 놓이긴 합니다.

어렸을 때 오빠 때문에 속상한 일이 있을 때면
'차라리 내가 외동딸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요즘은 오빠가 있어서 넘 행복하고 감사하네요.

우리 두 딸도 서로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주길 두 손 모아 빕니다.

제게 오빠를 있게 해 준 엄마, 아버지 넘 고맙습니다.
너무 사랑하고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IP : 213.42.xxx.15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11.21 5:15 PM (218.151.xxx.167)

    남매간에는 다정하기 참 힘든데...
    님께서 많이 양보하고, 이해한 듯 한데요....보기좋습니다.
    전 남자형제는 별로정이 없는데....짐이라는 생각만 듭니다..아래 동생이라
    여자 동생은 넘 좋아요. 관심사,가치관 등이 같아서 친한친구 10명 목은 하는거 같아요.

  • 2. 오누이
    '07.11.21 5:48 PM (195.229.xxx.217)

    워낙에 형제가 없이 둘 뿐이라서 그런 거 같아요.
    엄마 떠나고 오빠가 내 뱉는 한마디가 그냥 감동으로 느껴집니다.
    일이 있을 때면 "엄마가 계셨으면 이렇게 해 줄텐데..."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제겐 감동이에요. ^^
    워낙에 표현할 줄 모르는 오빠라는 걸 알거든요.
    사실 언니나 여동생 있는 친구들이 지금도 너무 부러워요.
    하지만 혼자 보다는 마음으로 기댈 수 있는 오빠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넘 감사해요.

  • 3. 통키(찐빵이네)
    '07.11.21 7:12 PM (221.166.xxx.161)

    저두 든든한 오빠가 있어서 늘~~~행복합니다^^
    저와 같은 사람이 또 있군요.
    저희는 채팅은 안하지만 하루에 한번씩 꼭...통화는 해요.
    문자도 주고 받고...ㅎㅎㅎ
    늘 감사하죠...나한테도 오빠가 있단게...ㅎ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5934 문** 후보에게... 10 ... 2007/11/21 713
155933 김장..끝냈어요!!!야호 5 ~~ 2007/11/21 676
155932 수지에 전세를 구하려는데 동네 사정을 몰라서 문의합니다. 7 전세 2007/11/21 512
155931 아이가 동물도 좋아하고 해서... 2 태국여행 2007/11/21 220
155930 어린이집에서 생일이요~~ 3 . 2007/11/21 152
155929 (급해요^^)중계역 근처 자장면과 탕수육 맛있는 집 자장면 2007/11/21 171
155928 한국에 8년만에 들어가는데요, 5 얼마나 2007/11/21 869
155927 80개중형짜리는 점수가 몇점 붙어있는지 확인좀해주세요^^ 1 하기스요 2007/11/21 272
155926 첫,눈 첫눈 2007/11/21 105
155925 모노 소나티네 구입관련~ 3 루비똥 2007/11/21 308
155924 저는 너무 살기 힘들어도 이명박씨는 아닌거 같아요 20 .. 2007/11/21 1,035
155923 샤틴이나 비아트 옷은 예복용인가요?? 6 tixls 2007/11/21 929
155922 이번 겨울방학때 아이들을 필리핀에 한달정도 보내려구요. 13 필리핀 2007/11/21 758
155921 두돌 아가 어찌혼내나요??? 7 혼내기 2007/11/21 867
155920 이틀동안 세가지 기쁨은 안겨준 아들 4 쐬주반병 2007/11/21 934
155919 (애견)여러분 이시라면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13 선택 2007/11/21 635
155918 옥소리씨 맞고소 했다네요 12 이건.. 2007/11/21 5,165
155917 회사 퇴직 문제(길어요..) 6 답답 2007/11/21 514
155916 전업주부면서 핸드폰 없으신 분 있으세요? 13 행복이 2007/11/21 999
155915 자꾸만 특정 사람이 미워져요... 4 이러면안되는.. 2007/11/21 829
155914 연말정산 장례비 현금영수증? 2 연말정산 2007/11/21 600
155913 어머니께 죄송해요. 12 며느리 2007/11/21 1,312
155912 미술 전시회 일정 알 수 있는 곳 없나요? 2 행복이 2007/11/21 298
155911 짐보리 배송 받으셨어요? 8 짐보리 2007/11/21 517
155910 영국 런던에 사시는분.... 6 궁금... 2007/11/21 626
155909 펀드요... 2 가연맘 2007/11/21 810
155908 또,, 1 크... 2007/11/21 245
155907 여러분들은 케챱 사시면 어떻게 해서 드세요? 8 케ȋ.. 2007/11/21 1,107
155906 월급이 받는 금액이랑 세무청(?)에 신청된 금액이랑 다른경우? 6 내맘 2007/11/21 278
155905 둘째 임신했을때 첫째 아이의 반응... 1 우울 2007/11/21 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