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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말 나이가 들면 애가 되나 봅니다.

ㅠㅠ 조회수 : 1,615
작성일 : 2007-08-28 12:31:46
이번에 휴가를 시부모님과 해외 리조트로 다녀 왔어요.
저희는 시부모님과 좋은 사이여요. 일주일에 한번씩 저희집에 오시고(아이들 보고 싶어서요)... 결혼초에 2년 정도 같이 살아서 어느정도 서로에 대해 알죠.

저희가 계획을 잡았고 시부모님께서 같이 가고 싶어하셔서 같이 간건데요...
예약비부터 일절 돈 말씀 안하시길레..처음 해외로 같이 가는거니 우리가 모시고 가자로 결정보고 돈에 대해 일절 말씀 안드리고 식사까지 다 포함되는 호텔로 했어요.

첫날부터 좀 섭섭하더라고요..
공항 면세점에서 어머니 가방 고르다가 한녀석은 화장실, 한녀석을 물을 달라고 하여 잠깐 자리를 비웠는데..화가 엄청 나신거여요..자기만 버려두고 다 갔다면서..가방 안산다고 성을 내시더라고요.
제가 모시고가서 당신 원하시는것 샀어요.

비행기 안에서는 자리가 좁다면서 다음부터는 비지니석으로 가야겠다 하시고요...

리조트가서 놀기 시작하는데...어머니께서 저쪽에 앉아 계시길레..좀 쉬고 싶은신가 보다 했어요...
근데 표정이 안좋아서 신랑한테 가보라고 하니.. 우리끼리 논다고 화가 좀 나셨다 하더라고요.

아니 당신이 들어오시면 되지...어떻케 제가 아이둘 데리고 어머니까지 챙기나요..ㅠㅠ

둘째날은 비가 와서 쇼핑을 갔어요..아이들 신발을 사는데..사이즈가 틀리다보니..좀 시간이 걸렸고..직원이 뭐 하나 찾으로 갔다 오는데 좀 오래 걸리더라고요.  그레서 어머니는 저쪽에 여자 신발샵이 있으니 가서 보고 계시라 했는데..나는 됐다 하시면서 벤치에 앉아 계시는데..딱 표정이 '나 화 났다' 였어요.
신랑보고 가보라고 하니..자기는 기다리기만 할걸..쇼핑센터엔 왜 데리고 왔냐 하셨다 하시더라고요..

그려서 대충 사서 어머니 모시고 어머니 신발 골라 드리고...좀 깐깐하신분이라서 신발 두개 사는데 한시간이 더 걸렸어요. 사이즈 앞, 뒤로 다 신어보시고 ..신발도 10종류 이상 신어 보셨어요.
당신것 살때만 신나 하시고 제거나 아이들것 살때는 싫어하시고요..
당신것 사다가 버스 시간 늦으면 다음것 타면 되고 다른 식구가 늦으면 막 화 내시고요..ㅠㅠ

식구중에 영어가 되는 사람은 저 하나 인데..절대 혼자서 안 다닐려고 합니다.
제가 잠깐 나갔다오면 화 냅니다...우리들 호텔방에 갇아 놓고 혼자 나갔다 왔다고요.
호텔안에 리조트, 식당, 슈퍼가 다 있는데...한국인 직원도 몇명 있었서 한국인 직원을 찾으라고 해도 절대 안하고 항상 저랑 같이 다녀야 합니다.


중간에 한번은 옷을 사러 쇼핑을 갔어요. 먼저 아버지, 신랑 옷 사고요... 신랑과 아버지가 아이들을 보고 어머니와
제옷을 사러 갔는데...저희 어머니께서 키가 150이 안되는데 엉덩이가 커서 허리 36정도 옷을 입어야 하니 옷을 사기가 힘들어요.. 30벌도 넘게 입어보시고 결국에 두개 샀어요.

그리고 저는 아이들옷을 사러 갔는데 한 30분정도 되니 오셔서 천천히 봐라 하시더니..조금있다  신랑이 와서 어머니 힘드시다 하시니 빨리 가자 하더라고요.

이번 여행은 어머니 맞춰 드리느라 넘 힘들었네요..하루는 또 아버지랑 다투셔서 식사도 안하신다 하시고 방에만 계셔서 아이들 데리고 방에 가서 기분 맞춰드리고요.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산 신발들이 안 맞을까봐 걱정이다 하셔서 (신발을 5-6개정도 샀어요) 다 신어보고 사셨는데요...했더니..그레도 그럴수 있다면서 계속 걱정을 하시더라고요.

저희 어머니께서 유쾌하고 성격 좋은 사람으로 알려진 분이셔요...사람들 잘 챙기시고요..
근데 식구들 한테는 왜 저러시는지...연세가 드시다 보니...유치해 지는건지..
정말 다시는 같이 여행 안갈거여요.
IP : 211.175.xxx.128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박수
    '07.8.28 12:41 PM (218.186.xxx.4)

    박수 쳐드리고 싶어요. 말도 안되는 기분 맞춰 드리는건 한두해 내공으로 되는게 아닌것 같은데.
    같이 산 세월이 있으니 가능한거 겠지요?

  • 2. ...
    '07.8.28 12:48 PM (221.143.xxx.72)

    진짜 박수쳐드리고싶네요...글만봐도 얼마나 피곤하셨을지...짐작이가네요...
    근데 진짜 나이들수록 아이같아지는건 사실인거같아요..
    저희 시아부지가 그러세요...저번엔 시어머니 무릎이 안좋으셔서 관절약하고 오메가3
    사다드렸는데....얼마나 샘을 내시던지....똑같은거 한병 더 사다드렸다니까요...ㅠ..ㅠ

  • 3. 저도박수
    '07.8.28 12:49 PM (210.118.xxx.2)

    대단하세요;; 하긴 그상황에서 면전에 화내기도 애매했겠지만..^^;
    시아버님은 뭐하시나요? 전 첨엔 시아버지 안계시는줄알았어요.
    당신 마누라가 남 못살게굴면 좀 나서서 처리해주실것이지..^^
    님 수고하셨어요~

  • 4. 정말.
    '07.8.28 12:51 PM (221.163.xxx.101)

    대단하신 분이신것같아여..
    얼마나 피곤하고 짜증이 나셨을까..아유...생각도 하기 싫어요.
    ㅠㅠ
    고생 많이 하셨어요.

  • 5. 칭찬합니다
    '07.8.28 12:52 PM (211.36.xxx.123)

    고생이 많으셨네요.. 그래도 참.잘.했.어.요....
    지금 당장은 힘드시고 화나고 억울하기도 하겠지만 딱 20년만 지나면 스스로에게 대견함을 느끼실거예요.. 그전에라도 어머님이 돌아가시면 님은 마음속에 좋은 추억을 간직하게 되시고요...어른들 나이 드시면 고집세고, 심술있고, 변덕있고 맞습니다. 그런데 그게 자기맘이 아니예요.. 그냥 늙으면 그렇게 된다네요...
    젊을적 내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이 아니라 그냥 힘없고 외로운 노인분들이 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이기적으로 변하는 것 같고요... 그냥 불쌍하게 생각하시고 잘 해 드리시되 내가 힘이 되는데 까지만 하세요. 무리 하시지는 마시고 .... 지혜롭게 어른들 맘 상하지 않도록만,
    죄송해요... 그냥...... 님.... 참. 잘. 하. 셨. 어. 요.

  • 6. 동감
    '07.8.28 12:52 PM (125.138.xxx.238)

    정말 동감해요.
    저희 어머니도 완벽주의자이시고 깐깐하신데 날이 갈수록 점점 심해지시니 걱정입니다.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유난을 떠신다고 할까요...?
    그것도 식구들한테만요.(전 사실 저한테만 그러는거 같아요. ㅠㅠ)
    남편은 나이들면 다 그렇게 된다고 하는데 전 정말 이해가 안되요.
    저도 원글님처럼 앞에선 맞춰드리는 편인데 속에선 천불납니다.
    휴~ 원글님도 넘 담아두지 마시고 빨리 잊으세요!!!

    그리고 저도 아버님 원망을 하게 되지만 워낙 말씀도 없으시고
    그냥 매사에 어머니 하자는 대로 하는 성격이라 일언반구가 없으세요.
    옆에서 보시기에 이건 아니다 싶을텐데두요.
    그것도 문제더라구요. 흐~

  • 7. ...
    '07.8.28 12:53 PM (125.177.xxx.34)

    힘드셨겠어요
    전 친정부모님 모시고 가끔 가는데 갈때마다 다신 같이 가지 말아야지 합니다
    서로 눈치보이고 불편하고 힘들어요

    근데도 이번에 우리 어디간다고 하면 바로 나도 짐싸련다 하십니다- 몰래 가던지 해야지
    다음에 스페인이나 갈까 했더니 그래? 하며 반색을 하시더군요

    나이들면 유치해 지고 본인 생각만 합니다 걱정만 늘고요

    부부면 아버님이랑 두분이서 다니시지.. 애 둘이나 딸린 며느리 힘들게 하시는지

    아들은 뭐 하고요 영어가 짧아도 쇼핑정도는 할수있잖아요 그리고 아내가 애들 챙기면 부모님은 자기가 챙겨야죠

    다른분 같음 애 봐줄테니 며느리 쇼핑하고 오라고 할텐데요

    우리 부모님도 가끔 말도 안되는 푸념하시면 딸인 제가 말립니다 속썩이는 자식 없으니 사서 걱정이라고요

    앞으론 두분만 따로 보내세요 그럼 안가시려나

  • 8. 글을읽는제가
    '07.8.28 12:56 PM (61.102.xxx.218)

    다 힘이드네요
    얼마나 힘드셧을지 눈에 다 보입니다
    정말 용하세요
    다음엔 부부만가셔도 남편분 수긍하실거같아요
    아마 남편도 힘들었을거예요

  • 9. 정말
    '07.8.28 1:33 PM (61.108.xxx.2)

    요즘 보기 드문 효부시네요. 참 난감한 시어머님인데도 시어머니에 대한 기본적인 공경심을 가지고 있는 분 같아요. 글에서도 함부로 비난도 않으시는 것이... 그 단정한 인격이 보이네요.
    복받으실거에요~

  • 10. 맞아요
    '07.8.28 2:09 PM (123.98.xxx.97)

    나이가 들면 애가 되는데 저도 그렇게 될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왜 그렇게 이기적으로 변해가시는지....
    부모님의 변해가는 모습을 이해하면서도 서글퍼지고
    나도 그렇게 될텐데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바라볼까 두렵기도 하고...
    그렇지만 제일 견디기 힘든 부분은 그런 부모님이 싫어진다는 겁니다
    노화를 인정하고 이해하지만 자식 입장에서 견디기 힘든것...
    아마 제가 더 어리석기 때문이겠지요

  • 11. 입장차이
    '07.8.28 5:40 PM (203.130.xxx.67)

    그렇게 저도 했지요.
    결국 그 여행에 대한 어머니 기억은 성질나서 죽는 줄 알았다 입니다.
    며느님의 기억은 몸, 마음, 비용으로 효도하다 지쳤다 이고요.
    어머님의 생각이 자식들이 나한테 효도하다 지친 여행이었다고는 수정되지는 않지요.

  • 12. ..
    '07.8.28 11:12 PM (211.177.xxx.138)

    저 친정어머니 초상난지 일주일도 안되어 시어머니입원하셨는데 와서 간병하는것
    당연하게 생각하시더라구요..내참 시짜는 정말 어쩔수가 없어서..

  • 13. 해외여행이라서
    '07.8.29 2:53 AM (222.98.xxx.175)

    해외여행이라서 그랬는지 몰라도 처녀적에 친구들 넷이서 여행갔더랍니다.
    그중 한 친구만 외국어가 능통해서 전 박물관등등을 갈때 옆에 붙어서 설명해주는거 잘들었습니다.(그 친구는 나름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통역해주니 더더욱 미안해서)
    그런데 나머지 둘은 뭐하냐면
    한 친구는 나도 영어 할줄아는데 왜 지가 나서서 통역이야 이러고요(그 친구 절대 영어 잘하는거 아닙니다. 그저 한두마디 알아듣던데 저도 그정도는 압니다.)
    한 친구는 우리가 붙어다니면서 저 안챙겨준다고(아니 무슨 초등학생이냐고요. 일일이 손붙잡고 다니게..) 혼자서 저희 주변을 뱅글뱅글 돕니다.(이것도 여행다녀와서 섭섭하다고 이야기 해서 알았습니다. 전 관심이 없어서 다른것 구경하러 다니는줄알았습니다.)

    말안통하는 해외에 가면 사람이 유치해지나보다...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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