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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날좋은날에 조회수 : 1,435
작성일 : 2007-05-17 17:09:01
어려서 엄마 아빠 이혼을 하시고
아빠랑 살앗지요.. (이혼하게 만든 원인녀(상간녀)와..그 자식들과도 ..잠시 동거도 하고..)

어째는 엄마는 새로 재혼은 하고
아들 하나 낳고 살앗어요..
내 남동생은 가끔 그 집에 가고 하는거 같았는데..
전 안갔어요..

결혼을 새로 하려면 좀 좋은 남자랑 해야 하는데..
무직에..(공사판에 가끔 나가는 사람..) 바람피고. 술 먹고.. 사람패고 여자패고 마누라 패고..자식패고..
급기야 바람나서 상간녀 남편을 칼로 찔러 감옥에 갔죠..

그사이 엄마는 심부전증에 걸리고..
투석과 약 없이는 살수 없고..
동생은 고등학교 1학년 중퇴가 돼서 벌어서 엄마를 부양해야 했어요..

어느날 이모가 전화해서..(전혀 소식 없이 살앗어요.. 저랑 제 남동생은 아빠를 따라갔으니까요)
병원 중환자실에 니네 엄마 있다  죽기전에 한번은 봐야 니가 한이 남지 않겠니..
하기에. 망설이다 망설이다 갔습니다..

가면서도 많이 울음이 나올까.. 그 모습보고 내가 쓰러지진 않을까 하는 온갖 상상을 하면서
갔는데..

퉁퉁 부은 몸에.. 코마상태에서 날 알아보지도 못하고 . 여러 기계에서 숨을 쉬게 하는 그 모습..
눈물도 안 나오고.. 가슴도 저미지 않고..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내 자신이 독하다 생각이 들었어요..
10년여가 흐르는 동안 엄마가 아니라 그냥 아는 여자가 돼 버린것이죠..
그냥 동네 아줌마라도 눈물이 날텐데.. 그냥 아는 여자여서 눈물도 안나고. 가슴도 아프지 않았어요..

제가 가고 몇개월 있다 숨을 거두고..
보호자가 그 남편으로 돼 있는데.. 그 남편이 돈을 요구해서(외가에) 거절햇더니
시체인수가 안돼서 차디찬 시체보관소에서 8개월을 넘게 장례도 못 치르고 있었어요..
결국은 기간이 만료돼서 행인자가 돼어 동사무소에서 장례를 치르게 하더군요..

그런거 보면서도 참 아무생각 없는게..내 자신이 이리 독한가.. 하더이다..

나를 나 자신이랑. 어머니 여윈 내 자신이랑 분리가 돼서 살아가는 것 같았어요...
그래야 내가 살수 잇을거 같았어요..
그래야 무감각하게 살수 잇을거 같았어요..

엄마 사랑은 별로 기억이 안나요..
엄마 허벅지베고 누을때 콤콤하던 엄마 냄새가 그중 가장 선명한거 보면
시각적 이미지보다 후각적이 더 오래가네~ 하는 정도..

결혼해서 아이 갖으면서 많이 힘들엇어요.. 입덧으로..
그때 내가 생고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많이 억울햇어요..
엄마가 잇으면.. 먹고 싶던 아욱국도 먹고.. 그 국물에 밥을 죽처럼 해서 먹음
토하면서도 좀 낫을텐데..
엄마가 있으면.. 이거 저거 먹고 싶은거 얘기라고 하면서 엄마가 가진 모든 정보력을 동원해서
날 돌봐줬을텐데..
하면서 억울했어요..

애 낳을 생각 없었어요..
난 내자신이 소중해서 ..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해서 누구에게 내 사랑을 나눠주고 싶지 않앗어요
내 자신이 받은것이 없는데 내 새끼라도 그렇게 해 주기 싫었어요.. 억울햇어요..
왜 난 받지도 못하고 줘야 하는지.. 그게 커서는 나한테 잘해주리란 보장도 없을텐데..

결혼해서 내 인생에 가장 안온한 나날을 보내는거 같아요..
36 늦게 결혼해서 직장 바로 옮기고.. 2달만에 애 들어서고..  평안히 사는거 보면
울 아버지에게 가끔 혼잣말 합니다..(아버지도 벌 받으시면서 돌아가셧어요..)

"아빠.. 위에서 좀 잘좀 봐줘요.. 나랑 애들(막내도 제가 이제 챙깁니다..그래야 될거 같아서요)도
좀 챙겨보세요.. 여기서 못한거 저승에서라도 좀 챙겨요... 이만큼 내가 사는거 아빠가
보살피는거죠?? 고마워요.."

저 아버지랑 살뜰하지 않았어요..
울 엄마 뺏어가고 그리 슬프게 인생 바꿔놨으니까.

그래도 엄마 보단 정이 잇나봐요..
엄마에겐 저런 소리 안 하니까요..
시어머니 혼자 계시지만.. 그냥 며느리로 살아요.. (딸이 될려고 일부러 노력하지 않고,
그리 살려고 해요.. 내가 딸이 였던적이 없으니 나도 딸이 됄수 없어요.. )

오늘 같이 맑은날에..
치매 걸린 엄마 얘기 보다 내 엄마가 그냥 생각이 나네요..
그래도 그 엄마는 행복하시네요..
엄마 생각해서 가슴 폭폭한 딸도 있고., 눈물이 나는 딸도 가지고 계시니..

언젠가는 한번 울음을 터뜨려야 하는데..
엄마 가신지 5년이 넘어도 울음이 안 터지네요..
(아직은 울음이 필요한지도.. 꼭 터뜨려야 하나.. 그런 생각도 있어요..)

엄마.. 아는 여자로 끝내는 기억하지 않을께..

세상에서 젤로 슬픈 여자가
사랑받지 못한 여자도.
이쁘지 못한 여자도.
자식 못난 여자도 아닌
잊혀진 여자랬지..

지금은 그냥 잊혀졋네...
다시 기억할때 까지는 그냥 잊고 살을래..
그때까지는 미안해..
IP : 121.136.xxx.3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07.5.17 5:17 PM (202.130.xxx.130)

    읽고 있다가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감정이란건 노력해서 되는게 아닌 것 같아요...
    흘러 흘러 무뎌지도록...그대로 두세요.....

  • 2. 참....
    '07.5.17 5:21 PM (121.128.xxx.1)

    가슴이 먹먹합니다.....

    나는 참 행복하구나고 생각했어요... 가끔 원망한 우리 엄마, 돌아가신 아부지 감사드리고..

  • 3. 죄송
    '07.5.17 5:52 PM (211.253.xxx.56)

    자게에 여러 부류의 시어머니도 친정어머니도 많이들 계시는데..
    그 글들 읽을때마다 그리 미웠던 신랑도 고마워서 전화 하게 되고, 평생 날 위해 알뜰살뜰 돌봐주고
    아직도 도움주고 계신 친정엄마께 전화드리고, 시어머님도 새삼 고마워지고 하네요.
    그래도 난 양가 부모복은 있구나...
    감사하고, 또 감사하면서...

  • 4. ...
    '07.5.17 5:54 PM (59.7.xxx.124)

    치매걸린엄마이야기나
    지금원글님의 엄마이야기나
    참으로 가슴이 먹먹해져옵니다
    그 상처가 보이는듯....

  • 5. 이해해요...
    '07.5.17 6:05 PM (203.247.xxx.7)

    글읽으면서 목이메여오는데... 사무실이라 내색도 못하고....
    저랑 많이 비슷하시네요... 저는 100일즈음 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엄마는 외할머니손에 이끌려
    재혼하셨어요... 그냥 그때 나랑 살았으면 엄마나 나나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 해요...
    재혼아셔서 아이 둘낳고 그쪽 아버지 돌아가셨어요....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연락안고 살았어요...
    고모가 물어물어 찾아서, 6학년때 한번 보고요... 우리친가식구들은 엄마 안됐다고 생각하고 좋은감정
    가지고 있거든요... 저야 서먹서먹... 거기다 우리엄마는 말씀도 못해요... 그러니 가슴속에 담아놓은
    얘기를 풀수도 없어요... 그저 나를 미안한듯 바라보시고... 제가 너무 쌀쌀맞으니까... '내가 니 엄마야'
    라는 얘기만 하세요... 그래도 엄마가 너무 미워요... 불쌍해서 더밉고...
    결혼하면서 시댁에 얘기도 안했어요... 엄마가 계신데 연락안하고 산다... 결혼식때도 안모시고....
    나쁜딸이죠.... 엄마가 없는것도다 있는게 나은거라고 얘기하지만... 아직 잘모르겠어요...
    같은여자로써 나도 엄마가되면 이해할수있을까 생각했지만... 결혼하고 아이 낳으니 더 이해가 안가고
    미워요... 100일 아가 얼마나 작고 약해요... 젖먹이 떼놓고 그렇게 갈수있을까... 나라면 못할텐데...
    저 어릴적은 분유도 귀해서 할머니가 분유도못먹고 미음먹고 컸대요... 그래도 저렇게 키가 크다면서
    얘기하셨는데... 지금도 엄마 안보고 싶어요... 차로 10분거리에 계신대... 일년에 한번도 보기 힘들어요...신랑이 나보고 독하대요... 부모도 부모나름이라고 생각해요... 낳아놓기만하면 다인가요????
    원글님 마음 100배 1000배 공감합니다... 돌아가신 할머니도 보고싶고... 가슴이 너무 먹먹하네요....

  • 6. ...
    '07.5.17 11:04 PM (84.42.xxx.132)

    원글님의 상처입음 맘... 충분히 이해됩니다.

    하지만
    엄마를 생각하며
    한번쯤은 목놓아 울어보세요..

    엄마를 이해하라던가....용서하시라던가... 그런 얘기가 아니라
    그냥 한번쯤은 꺼이꺼이... 목놓아 울어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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