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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처음 보낸 어머님들께

경험맘 조회수 : 909
작성일 : 2007-03-03 12:15:59
저는 두 아이들 다 대학까지 보낸 경험맘 입니다.

입학식에 가서 마음 상하신 분도 계시고
담임 선생님이 마음에 안들 것 같아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네요.

저는 중학교 때까지는 학교 근처에도 안갔다가
아이가 중학교때 갑자기 학생회 임원이 된 인연으로
학교 운영위원장까지 해본 엄마입니다.

도움이 되실지 모르지만 제 경험에 따른 생각을 말씀드릴게요.

저는 선생님께 인사 가는 것은 아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가치관으로 살았기 때문에
따로 인사를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변 엄마들이 학기초, 스승의 날, 명절 때마다 다녀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우리 아이가 불이익을 받을까봐 늘 불안했었습니다.

인사하러 오기를 노골적으로 나타내는 선생님이 담임을 맡았을 때는
저희 아이가 일년 내내 힘들어 했습니다(저 강남 살거든요...)
그런데 아이한테 솔직하게 엄마 마음을 이야기하고

앞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정말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텐데
이런 어려움쯤은 너도 견딜 수 있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괜찮다고 하더군요.

아이가 1년을 청소며, 벌 서며 정말 몸으로 때웠습니다.

그후로는 어떤 담임 선생님을 만나던 불평을 하기 보다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더 노력하며 잘 적응해서
도리어 그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마저 생겼었어요.


하지만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시는 담임 선생님께는
너무 고마워서  학기 끝나는 졸업식날 일부러 찾아가 촌지를 드린 적도 있습니다.
그 날은 모든 선생님이 다 나오시니까요.

그러다가 중학교에 올라가 임원을 하면서 보니
선생님들 정말 너무 힘드시더라구요.

저는 집에서 두 명의 아이들을 키우는 것도 그리 힘든데
각양각색의 아이들이 모인 반을 다스려 간다는 것은
그 선생님이 잘하시든 못하시든 대단한 것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느낀 것은
촌지를 바라게 만드는 것도 다 엄마들인 것 같았어요.

설마 그런 선생님들이 새내기 때부터 그러시지는 않았을 것이 틀림 없잖아요.

결론은
내 형편이 되고,  내가 하고 싶으면
학교에 자주 가서 청소를 하던 간식을 넣어주던 자기 가치관으로 하시라는 것입니다.

남이 그리 한다고 불안해 할 것도 없고
내가 그리 못한다고 그런 엄마들을 비난 하지도 말았으면 합니다.

먼저 엄마들이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신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실 것 같아요.
IP : 221.148.xxx.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신
    '07.3.3 12:29 PM (124.54.xxx.20)

    동감합니다만..
    저도 학부모로서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도 학교는 되도록 멀리.. 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지요..

    이번에 제가 어찌하여 리더의 위치에 있게 되었는데
    담임선생님이 좀 별난 분이라서 학부모들 반감이 심해 협조가 안되었습니다.
    이미 그럴 줄 짐작을 하고 맡았으니
    우리반이 1년동안 별로 엄마들이 보이질 않았지요..
    굳이 저도 엄마들에게 협조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소신대로 한다고 저는 생각했는데..
    학기가 끝나고
    그동안 임원인 우리 아이가 담임선생님께 받은 대접이 어떠하였는지
    제 뒤에서 제 흉을 보았다는 엄마들이 많음을 알게 되었지요.
    속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학부모일때는 선생님이 맘에 안들면 무시하면 그만인데.
    학기가 끝나고 고약했던 선생님이지만
    대표라는 엄마자리는 또 다르더군요...
    물론 촌지같은 건 단 한번도 드린 적 없고
    제 말은마지막이니 수고하였다 하고 얼굴은 비춰야 하지 않나 그런 의미였습니다.
    그러나 엄마들은 그것마저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더군요...


    이상하더군요.. 엄마들..
    자기들은 절대로 대표 못한다고 해서 저에게 미뤄놓고
    뒤에서 왜 무슨 날인데 안하느냐.. 하고 뒷소리하고
    먼저번 대표 엄마는 나에게 자리는 넘겼지만 권력은 자기가 쥐고 있더군요.
    대표가 바뀐 줄 모르는 엄마들이 전화해서 ??해도 되냐 고 물으면
    자기 아니라고 저에게 연락을 줘야하는데
    자기가 해라 마라 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물론 꿋꿋이 버티어 내긴 했고 지금도 버티는 중입니다만..
    그런주위의 눈길 속에 소신대로 밀고 싶어도 못 하시는 엄마들이 너무 많으신 듯도 합니다.
    아마 지나고 나면 저도 원글님처럼 새내기 학부모 엄마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는 있을 듯해요..

  • 2. ...
    '07.3.3 12:54 PM (211.243.xxx.140)

    직장 다니면 아무리 좋은 회사도 싸이코 있습니다.
    아파트 내에도 골 때리는 아줌마 슈퍼 아저씨 있을 거고,
    아무리 천사 같다는 아이들 중에도 악마의 자식(!)이 있고요. 교회나 절도 마찬가지.
    그래서 이상한 샘, 내 팔자려니 넘어가려고 하지요.
    그런데 제일 짜증나는 것은 자기네 아쉬울 때는 '보통 사람'이고(나 업무 많다, 잡무 시달린다, 교장에게
    까인다, 애들 끔찍하다, 학부모 싸이코다)
    그러면서도 '특별 대우' 받으려고 하는 겁니다. 존경까지 받자고 들이대는 거 정말 정 떨어집니다.
    존경심이란 정말 특별한 것이지요. 누가 강요하거나 해서 되는 게 아니고 저절로.
    월급 작다 불평하면서 학부모는 내 아래라는, 일단 내가 맡았으면 머리 조아려야 하지 않냐는
    이상한 선민의식, 그게 정말 싫더군요. 아이들 쭉 키우면서 학교 보내니.

  • 3. 저도
    '07.3.3 2:45 PM (121.131.xxx.127)

    일면 동감합니다.

    저희 아이들도 고등학교에 갔지만
    어쩌다보니 그냥저냥 별로 한게 없는 엄마가 되긴 했습니다.
    지나고 보면
    아주 어렸을땐
    몰라서 못했고
    좀 익숙해진후에는
    할 필요를 못 느낄 때도 있고
    좀 요상한 오기 때문에 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양쪽다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주고 특별대접을 안한다고 불평인 엄마도 있었고,
    줬는데 건방지게(?) 되돌려줬다는 엄마도 있었고,
    노골적으로 바라는 교사도 있었고
    해도해도 끝이 없다는 평을 듣는 교사도 있었습니다.

    어느 쪽이 문제가 아니라
    가운데 낀 아이들이 문제가 되버리는 상황
    정말 싫었습니다.

    이젠 자라서 한숨 돌렸지만,
    이런 얘기 보면 마음은 여전히 않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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