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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아빠랑 통화하다 감동먹었어요^^

애기엄마 조회수 : 1,173
작성일 : 2006-12-30 21:16:52
저희 친정아버지가 대화의 기술이 좀 부족하세요^^
기억력도 좋으시고 말빨도 있으시고, 거기다 허풍까지 조금 섞으면
아주 이야기꾼이셔서 딴사람들은 아빠가 너무 재미있으시다고 좋겠다고 그러는데
그건 혼자서 말씀하실 때 얘기고, 주거니받거니 대화하는 법을 모르세요.
오히려 말씀을 빈정대는 말투로 종종 하셔서
엄마랑 오빠랑 저, 모두 정말 싫어해요.

얼마전엔 아빠랑 통화를 하는데
갑자기 불쑥 "한서방 아침밥은 먹고 다니냐?"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대체로 먹는 편이예요 그랬더니 대뜸
대체로가 뭐냐고, 매일 꼭 챙겨줘야지 무슨 소리냐고 그러셨어요.
이쯤으로 끝나면 좋은데
하긴 니가 게을러갖고 밥이나 제대로 해먹겠냐는둥
오전이랑 오후에 필요한 칼로리가 얼만큼인지 아냐는둥
하여튼 예의 그 비꼬는 말투로 말씀을 하시는데 감정이 팍 상해버렸습니다.

그런데 며칠후에 성경말씀을 보는데 (기독교인이거든요)
부모공경에 대한 글이 나왔어요.
그런데 아빠랑 통화했던일이 자꾸 맘에 걸리더라구요.
그래서 아빠의 말투에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아빠말씀이 틀린것도 아니고 다 내생각해서 하시는 말씀이니까
안좋은 감정을 풀고 아빠한테 더 잘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애기낳고 한번도 친정에 못갔어서 애기 보여드릴겸 친정도 다녀왔구요.

그러고 그냥 잊어버리고 두주정도 지났는데요,
오늘 전화를 드렸는데 아빠 말투가 평소랑 다른거예요.
왜, 친한사람이라면 이사람이 여기서 이런말을 할텐데 예상되는게 있잖아요.
평소같으면 이쯤에서 아빠가 이런저런 비꼬는듯한 말씀을 하실 부분인데
뭔가 말을 가려하시는 느낌이 들면서 통화내내 아주 부드럽게 말씀을 하셨어요.

통화마치고 우는 애기업고 설겆이를 하는데
갑자기 마음이 짠~하는거 있죠.
아빠도 느끼셨던거죠. 제가 아빠 말투에 마음상했다는거.
60평생 버릇이 하루아침에 고쳐질리는 없고 딸래미 마음상하는건 싫으시고 하시니
다른 누구하고도 그렇게 조심스레 말씀 안하시는데 그렇게 조심조심 말씀을 하셨던거죠.
'그래, 내가 아빠한테 아무리 잘한다고 해봤자 이제껏 아빠한테 받은거랑 비교나 되겠어?'
그런 생각이 들면서 자꾸 마음이 짠해서 눈이 빨개졌어요^^

요즘 애기낳아 키우면서 내가 거저 큰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구나 그런 생각 많이 들어서
부모님께 잘하려고 노력한답시고 했는데요,
그래봤자 부모님사랑에 비하면 새발의 피인것 같아요.
밑에 엔지니어님 글 옮겨놓은거에 아침밥얘기 나오는거 보면서
또한번 참 부끄럽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했답니다.
IP : 59.13.xxx.7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가..
    '06.12.30 10:51 PM (125.142.xxx.22)

    둘째 임신해서 한창 입덧할때..
    아빠가 제 얼굴을 보시고는 '입덧이 심하냐. 얼굴이 안됏구나'물으셨어요.
    전 '입덧이 다 그렇지 머.. 울렁거리고 좀 힘들어'라고 대답했는데
    잠깐이지만 아빠 얼굴에 속상한 표정이 지나갔어요.
    (아..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ㅜㅜ)
    저희 아빠.. 제가 큰 아인데, 아빠가 22살에 제가 태어났거든요.
    젊은 아빠라서 어릴때 세심한 사랑 못 받고 자랐는데
    이날 아빠 사랑도 엄마 못지 않구나 느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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