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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유감

곶감 조회수 : 1,233
작성일 : 2006-12-28 14:25:20
올해 처음으로 곶감이란걸 말려봤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처음은 아니구요 매년 조금씩 심심풀이로 말렸었는데 올해는 어쩐일인지 낙과되는감이 별로 없어서 심심풀이를 넘어선 감당할수 없을만큼 많은 곶감을 깎아말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곶감말릴 프레임도 설치하고 곶감깎는일도 만만치않았고 실에 매달아 거는일도 또한 쉬운일은 아닌지라 곶감다 널고나니 손가락끝이 마른논바닥처럼 갈라져있더군요
감의 탄닌성분이 손바닥의 기름기를 몽땅 걷어가버린탓이라고 하네요
곶감양이 많다보니 곰팡이가 필것도 염려되고 제대로 잘말리고싶은 욕심이있어 큰 곶감농가들을 여러군데 돌아보다가 그동안 몰랐던걸 알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이 연세드신 시골 어르신들이 곶감작업들을 함께 하시는터라, 보지않아도 좋았을 비위생적인 생산현장을 너무많이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출하를 앞둔 곶감을 보기좋은형태를 만들기위해 깨끗지못한 손으로 틈만나면 주물럭거리는데 그냥 우리할머니 할아버지손이라 생각하면 좋겠지만 짐승들 사료주다가도, 화장실을 다녀오신후에도, 농기구 수리하던손으로. 구정물을 만지던 손으로... 청결하지못한 손으로 그냥 주무르시는데 솔직히 비위가 상했습니다
곶감은 씻어먹을수도 없는상품이고 그냥 그대로 우리네 입으로 들어가는데요
아마 그래서 곶감하나가 내입에 들어오기까지 오십번이상의 손길이 간다고 하는모양입니다
좋은환경에서 말리는 곶감이 있는가하면 도로변이나 축사옆에 지은 건조장에서 두어달동안 온갖 흙먼지며 오염원을 그대로 맞은 곶감건조장의 곶감은 그대로 최상품으로 포장되어 어느누군가의 입으로 들어가게 될것이 아닌지요.
곶감산지에도  중국산곶감이 버젖이 팔리고있습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이름을 붙인 곶감포장용기는 인증이 필요치않고 곶감산지 작은 구멍가게에서도 대량으로 팔고있으니 누구든 포장박스를 사서 예쁘게 담으면 중국산인지 국산인지 구별할수도 없습니다
우리네 시골농가에서 생산되는 곶감도 위생문제를 따져봐야할터에 중국산에대해선 더이상 말할필요조차 없을것 같습니다


증명되어진바가 없으니 뭐라고 말하긴어렵지만 가장궁금했던건 황훈증을 하는 곶감의 유해성 여부였습니다
자연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말린 곶감은 색갈이 예쁘게 나지 않습니다
약간 거무스름한 빛깔의 투박한 곶감이 되는거지요
맛은 훨씬 좋습니다. 쫀득하구요
그러나 시장에서 환영받는건 투명한 맑은빛깔의 선명함을 자랑하는 곶감이지요
그런곶감을 만들려하다보니 황으로 엄청난양의 훈증을 하는거더군요
황훈증으로 소독을  하면 곰팡이도 생기지 않고 빛깔도 아주 고와집니다
황은 제이웃에 계신분들이 유실수등에 병충해를 예방하기위해 사용하는걸 본적이있습니다
적당한양의 황은 인체에 도움이 되는지 그건잘모르겠지만 좋은상품을 만들기위해 향을태워 독한훈증을 무차별적으로하는 곶감에대해서 염려가 앞섰습니다

올해는 열접쯤의 곶감을 아주 잘 말렸습니다
비라도 자주왔으면 선풍기라도 틀어서 말려야 했을터인데 다행히 비도적었고 적당한 기온과 햇살까지 도와줘서 빛깔은 시중에 파는것만큼 선명하진 않았지만 몇번 주물러 당분을 밖으로 나오게하고 포장상자를 사서 크기를 선별해서 깨끗한 손으로 모양을 잡아 잘 포장했더니 좋은상품으로 거듭났습니다
년말에 형제친지들에게 한상자씩 선물보내면서 황훈증도 하지않았고 오가며 주물럭거리지도 않았고 자동차매연도 맡지않은 그야말로 청정지역 최상품곶감이란말도 덧붙였습니다

그냥 조금씩 만들어 장에 내다팔던 옛날과는 다르게 지금은 대량으로 생산해내고 가격도 만만치 않은터이니 조금더 위생적인 건조과정이 이루어지고 생산지의 이름을 붙여서 판매하는것에대해선 어떤 인증절차가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황훈증에 대해서도 제대로된 검토가 필요하지않을까 싶구요

선물들로 보내고 마지막남은 곶감을 마저 정리하면서 그냥 몇글자 주절거렸습니다

IP : 211.193.xxx.14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06.12.28 5:09 PM (125.132.xxx.178)

    저도 심심풀이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곶감을 두접정도 말렸어요.

    아파트에서 말리려니 어찌나 힘이 들던지, 더구나 말려서 맛있는 곶감은 되었는데

    아이들이 잘 안먹고 저도 올핸 어쩐지 먹어지지 않아서 내년엔 안 해야지 했었는데

    님 글을 보니 내년에도 열심히 곶감을 만들어야겠네요.

    황훈증!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됬어요. 뭘 믿고 먹어야 할까요~~~~~

  • 2. 아아..
    '06.12.28 5:30 PM (121.125.xxx.221)

    그렇군요 쯔쯔....

  • 3. 제가요...
    '06.12.28 5:59 PM (59.8.xxx.147)

    사실은 선물들어온 말린감이 어찌나 맛있는지..(곶감만큼은 아니예요...워낙먹는걸좋아해서요)
    군것질을 좋아해서 들어오고 나가고 밤에도 자연스럽게 손이 가더라구요...
    포장도 고급스럽고 가격도 꽤나 비싼듯...
    그런데 변비가 심하게 걸려서 죽을 고생했습니다.
    제가 곶감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만큼 좋아했거든요.
    중국산 안먹을려고 시골 장날에 할머니들이 손수말리셨다고 가져온것을 자주 샀어요.
    감말랭이하고 곶감하고는 모가 다를까요?

  • 4. 황훈증
    '06.12.28 8:11 PM (211.249.xxx.82)

    대략은 알고 있었는데 원글님 정성이 대단하시네요.
    선물 받으신 분들은 좋겠어요. 앞으로도 좋은 정보 부탁드려요~

  • 5.
    '06.12.28 11:04 PM (211.224.xxx.112)

    곶감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사실 시골에서 고추 말리는 것만 봐도 그거 엄청 노동이거든요. 태양빛에선 한달? 한달이상? 아침저녁으로 펴고 거두고 해야해서 힘들다는거 아는데요.

    곶감 볼때마다 ...이렇고 수분 많은걸 이렇게 잘 말리려면 자연적으로는 안될텐데...라고 생각만 했었는데,
    역시 뭔가 다른 방법이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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