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옛날 추억 따라가기.

..... 조회수 : 417
작성일 : 2006-12-03 02:07:40
지방 소도시에서 20여년을 살다가
대학에 입학하면서 서울에 오게 되었지요.

신촌에 있는 학교를 다녔는데 기숙사에 살아서 1년 가까이는
서울 = 신촌..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어요.
아주 가끔 명동 가면서도 되게 멀다고 생각하고.. ^^

그러다가 1학년이 끝날 즈음,
어찌하다 알게된 남학생과 어느 주말 오후,
강남역에서 만나기로 했었지요.

2호선을 타고 장장 40여분을 가서 도착한 강남역 7번 출구.

7번 출구 지하에 있는 전광판 앞에서 만난 그 아이.

어색하게 웃으면서 나란히 강남역 길을 걸었습니다.
시티극장에 가서 영화표를 끊어놓고
'아소산'이라는 일식집(?)에 가서 해물볶음우동과 알밥을 먹었어요.

이완 맥그리거가 나오는 영화를 보고 나서,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어떤 스튜디오식 카페 2층에서 같이 코코아를 마셨습니다.
(1층은 스튜디오, 2층은 카페, 3층은 바였던 것 같네요)

그 이후로 가슴앓이를 많이 했어요.
머리 커진 이후로 하는 '첫사랑'이었던 것 같네요..

그 친구와는 아직까지,
저는 아줌마가 된 지금까지도 '친구'로 지내고 있어요.
혼자만 가슴앓이를 하다가 마음 정리를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

오늘 남편이 회사에 나갈 일이 있어서 출근했는데
점심 같이 먹자고 강남역으로 나오라고 하더군요.
남편과 점심을 간단히 먹고 추운 날씨에 혼자 옛날을 떠올리며 그 길을 걸어봤어요.

7번 출구로 걸어나와 시티극장 앞에 들러보고,
아소산이 있는 곳까지 (지금은 확장까지 했더군요, 시티극장도 바뀌긴 마찬가지) 걸었다가
다시 시티극장 뒷편을 통해 예전 그 카페 자리를 가봤습니다.

혼자 집에 오는 버스를 타고 앉아,
그 이후에 아팠던 가슴을 떠올리고 미친 여자처럼 히죽히죽 웃었어요.


그땐 참 많이 아파서,
일 주일 동안 아무 것도 못먹고 울기만 했었는데...
삶의 의미가 없어진 것 같아서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쌍한 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렇게..
추운 겨울날 가슴 한 켠이 훈훈해지는 추억이 되어주네요.
IP : 218.39.xxx.18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가다.
    '06.12.3 3:40 AM (211.109.xxx.185)

    그런게 인생이랍니다.

  • 2. 가끔은
    '06.12.3 9:38 AM (210.91.xxx.97)

    차라리 그때 더 아파할 걸 싶더라구요
    그럼 지금 더 훈훈한 추억이 되었겠지요
    영화에선(그해 여름) 그 아주 짧은 추억을 평생 간직하는 사랑도 있더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1711 어느 잡지 가계부가 좋아요? 1 우주 2006/11/24 908
91710 90일 사랑할 시간이 아픈 기억을................ 4 구사시 2006/11/24 1,183
91709 레몬트리 사은품 루펜관련~ 4 루펜 2006/11/24 804
91708 청약 우선순위 문의드립니다. 3 한번만이라도.. 2006/11/24 454
91707 장이 꼬이는 증상 자주 겪는분 계세요?? 3 동생이 2006/11/24 815
91706 수술비... 3 며늘 2006/11/24 568
91705 혹초딩1생일카드예쁘게만드는법알려주실래요? 6 수험생모 2006/11/24 374
91704 소심한 유감... 3 유감. 2006/11/24 896
91703 ktf인데 6만이나 남았어요.어떻게 할까요? 5 핸폰 마일리.. 2006/11/24 901
91702 편도수술 2 갈팡질팡맘 2006/11/24 217
91701 소득공제중 의료비 공제 질문드립니다 4 .. 2006/11/24 388
91700 집들이하려는데 상빌려줄곳 있을까요? 3 .. 2006/11/24 632
91699 손톱 옆이... 1 아인 2006/11/24 389
91698 가계부 알차게 나온 잡지 추천좀해주세요!! 잡지 2006/11/24 304
91697 유통기간 지난 봉지굴이요. 1 ... 2006/11/24 351
91696 새로 산 옷 보여주니 떨더름한 표정 짓는 남편. 8 에휴... 2006/11/24 1,803
91695 신랑이 이젠1억이 아니라 2억을 대출받아서 아파트 가자네요. 7 에휴. 2006/11/24 2,159
91694 결혼4주년인데... 2 4년차 2006/11/24 622
91693 남편이 침대 어느쪽에서 자나요? 9 궁금 2006/11/24 1,556
91692 칭찬해주세요,, 1 저요,, 2006/11/24 539
91691 디비디가 원래 소음이 많은가요? 2 시크릿 가든.. 2006/11/24 199
91690 어떻게하면 살찔까요 7 마른녀 2006/11/24 603
91689 혹시 네이버 가을내음님에게 인테리어 받아 보신 분... 1 인테리어 2006/11/24 835
91688 신생아 변비... 가르쳐주세요... 12 24일된 아.. 2006/11/24 911
91687 가계부..... 1 에효~~!!.. 2006/11/24 457
91686 시누가 돈에 미쳤어요.....자꾸 거짓말하는거 어떡하죠? 14 어이 없음 2006/11/24 2,906
91685 알게 모르게 나의 가치관이 되어버린...울 어머니말씀^^ 7 지나는이 2006/11/24 1,317
91684 웃을 때 잇몸 보이는 딸아이 10 왜 그렇죠?.. 2006/11/24 1,562
91683 소파 커버 바꿀까요 3 이사 2006/11/24 374
91682 면허증 소지하신 분들 분담금 신청하셔서 환급 받아가시기 바랍니다. 3 wpwp 2006/11/24 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