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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해서 그냥 올리는 글이예요.

*** 조회수 : 2,120
작성일 : 2006-11-26 20:39:59
  결혼한지 9년째되는 아이 둘있는 직장다니는 주부입니다.
제가 남편보다 이제껏 늘 수입이 많았어요.
그래서 가정생계는 제가 책임지는 상황이었죠.
남편이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고
직종은 저랑 비슷한데 그저 직장에서의 수입이 적을 뿐이라
수입이 더 많은 저에대해 열등감 이런 것은 없고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버는 것에 대하여 자랑스러워하고 했답니다.
이제까진 저도 제가 생계를 다 맡아하는 것에 대해
불만도 없었고요.
그동안 남편 수입은 본인이 알뜰하게 쓰고 나서
남는 것은 나름대로 재테크도 하고 허튼데 쓰지 않고
잘 모아둔 것 제가 잘 압니다.

  그런데 요즘 새로 벌이는 일이 생각보다 잘 안되어서
좀 스트레스를 많이 받나 봅니다.
본인이 모아둔 전재산 다 들어간 일인데 본인이 초조하기도 하겠죠.
그래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이것 저것 취미활동을 하고자 한답니다.
요즘 그 일이 적자기 때문에 집에 한 푼도 못들고 오는 상황이라
그 비용 제가 대야 합니다.
그 취미활동이란 것 저도 저의 계발때문에 필요하고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맨땅에 헤딩하는 저희 부부가 빨리 일어서기 위해선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아이가 아직 어려서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 외의
다른 모든 시간은 아이들과 보내야 겠다고 생각해서
저도 참고 싶었던 것입니다.

  결혼해서 이제까지 파카도 10년된 것 입고 있고
(친정어머니가 준명품스러운 것을 사 주셔서 디자인 촌티는 안나도
낡긴 낡았고요. 저도 여자인데 유행하는 것 왜 안입고 싶겠어요.)
핸드백도 14년된 것 (이것도 친정어머니가 사주신 것),이고
김치냉장고도 하나 사고 싶고, 결혼할때 산 식탁 삐걱거려서 그것도 사고 싶고
집에 붙박이 장도 하나 짜고 싶고하지만
이것저것 재느라 근 6개월을 고민중입니다.

  남편이 그동안 술담배 입에도 안대고 성실하게 살았던 것 인정하고
일이 잘 안되어 스트레스 받는 것도 이해하고
그 취미생활이라는 것이 본인에게 플러스된다는 것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그걸 제 돈으로 해 줘야 하고, 그럴수록 제가 쓰고 싶은 것 쓸 상황에서 점점 멀어질 수 있다는 것
그게 정말 속상합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이랬습니다.
" 이 상황에서 어떤 답이 모범답안인지 잘 안다. 하지만 내가 착한 사람이 아니라서
  선뜻 하라는 소리 좋게 못나온다. 그건 이해해라. 대신 나도 이제 내가 하고 싶은 것
  맘대로 하고 살테니 거기에 딴지걸지 말아라. 내가 열심히 벌어서 내 자신을 위해서도
   좀 쓰고 싶구나."
   이랬습니다.

  너무너무 속상합니다. 울컥울컥하고요.
난 뭐 열나게 벌어서 뒷치닥거리나 하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정말 나가서 막 소리지르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IP : 59.17.xxx.9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1.26 8:44 PM (220.117.xxx.165)

    남편이 미운 것도 있지만, 남편에게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기자신, 그리고 그런 상황에 대해서
    복합적으로 속상하신 거 같네요..
    남자들이 철이 없을 때가 있어요..
    원글님이 남편분에게 하신 말을 보니 원글님이 그동안 많이 참아오신 게 느껴지네요..
    차분하게 얘기하고 싶지도 않은 순간이 있죠.. 절대 그렇게 되지 않는..
    남편분도 겉으로 화를 내든 안 내든 속으로는 많이 미안해하실 겁니다..
    (미안할수록 화내는 남자들도 있다죠 ^^)
    아마 님이 얼마나 힘든지 몰라서 그러셨을 거에요..

  • 2. 충분히
    '06.11.26 9:07 PM (58.225.xxx.172)

    그 마음 이해 하겠어요.
    힘들시죠. 저도 요즘 아이를 웬만큼 키우고 직장일을 시작했는데.. 힘드네요.
    어제는 놀토고 오늘도 일요일... ㅠ.ㅠ...
    조금도 쉬지 못하고 집안일 하고 휴지가 다 떨어져 마트에 저녁먹고 갔다 왔는데 늦게 왔다고 남편이랑 아이들이 뭐라고 하네요.
    힘들고 어지러워서 천천히 걸었다고 하니까
    다큰 딸년이 엄마야 원래 조금만 일하면 병나잖아. 또 병났나 보네.. 이말에 확 치밀어 오르네요.
    등짝을 철썩 패주고서 넌 왜그리 인정머리가 없냐.. 내가 조금 일하는걸로 보이냐... 했더니 남편은 오히려 어린 자식이 한말가지고 그런다며 나한테 화를 내는거에요.
    정말 인정머리 없는 것들이라고 버럭 더 화를 내고 고대로 쌓여있는 먹고 물도 부어놓지 않은 말라비틀어진 설거지를 하고서 눈물을 삼키며 이 댓글을 씁니다.
    내가 왜 취업을 덕컥했는지.. 엄마가 없어서 조금 불편해진 자신들만 힘들다고 저러는 저 남편이며 새끼들이 너무 너무 밉네요.

    엄마는 정말 힘듭니다.
    가끔 돈벌기가 이리 힘든데.. 남편은 혼자서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남편은 조금 덜 밉기도 합니다. ^^;;;;
    원글님.. 그정도면 원글님 남편도 착실하게 열심히 사신 분이세요.
    지금 상황이 힘들어서 남편에게 짜증을 내셨다는것 나중이라도 남편이게 충분히 설명하세요.
    사람이 상황이 힘들면 마음도 좁아져요.
    어쩌면 남편이 많이 자존심이 상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사는게 더 팍팍해지는것 같아 저도 여기다 하소연 하고 갑니다.

  • 3. 원글이
    '06.11.26 9:20 PM (59.17.xxx.93)

    그냥 어디 말 할 곳이 없어서 여기 올렸는데,
    긴 시간 할애해서 리플 달아주신 두분 때문에 눈물날 뻔 했어요.
    맞아요. 남편 자존심 상했겠죠?
    제 맘 좀 정리되면 조용히 말해 주어야 겠어요.
    이 일로 제 남편에게 제가 좀 속상했지만
    다른 면에선 꽤 괜찮은 사람입니다.
    시집어른들도 좋은 분이시고
    그래도 그나마 있는 약간의 고부간의 갈등도
    제 남편이 아주 잘 콘트롤 합니다.
    아이들 예뻐하고 좋은 아빠입니다.
    이렇게 좋은 점이 많은 사람인데,
    오늘은 제가 너무 지쳤나 봅니다.
    제가 이제까지 하고 싶었던 것 딱 하나만 지르고
    (결정하는데 한 6개월 더 걸릴지 몰라요. 우유부단해서...)
    남편에게 잘 해줄래요.
    리플달아주신 여러분 감사드려요.

  • 4. 원글님
    '06.11.26 9:44 PM (203.170.xxx.7)

    남편 되시는분 행복하시겠어요.
    저같으면 엄청 신경질냈을거 같은데..

  • 5. 그냥
    '06.11.26 10:00 PM (221.150.xxx.115)

    지나갈려다가 글 남겨요.

    전에 아침마당인가에서 어떤 여자가 옥탑방에서 반지하로 가니까 너무 좋더라.
    그 와중에 남편이 큰아주버님 차를 사주자고 했을때 그러자고 했다. (큰아주버님이 남편 뒷바라지 하고 병드신 부모님 모시고 계시니 남편이 큰아주버님 차는 꼭 사주고 싶어하는 맘 알아서 그랬다고 )
    반지하에 온지 얼마 안되어서 남편이 회사에서 있었던 일 이야기를 하면서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을때 그 여자가 더 나서서 그런 직장 다닐 필요 없다고 내일 당장 때려치우라고 했답니다.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었을까요?
    결국 못 그만두었다고 하더군요. 와이프가 그렇게 나오니 객관적으로 상황이 봐 지더래요.
    그 여자 정말 현명하더라구요.

    원글님도 남편분도 많이 힘들지만, 현명하게 대처하실꺼라 믿어요.

  • 6. 아침마당..
    '06.11.26 11:20 PM (219.252.xxx.170)

    에 나오신 그 여자분 내공이 많이 쌓이신 분인가봐요..^ ^
    어찌 상황을 그리 다르게 대처할까..읽고 나서..제 자신에 대해 생각해봤네요..

  • 7. 원글님
    '06.11.27 9:53 AM (221.140.xxx.178)

    하실말씀 하시고선 왜 그러세요.
    이제 맘편하게 사셔도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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