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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집이 무얼 하는지 다아~~알고 있어..

으윽!! 조회수 : 3,651
작성일 : 2006-11-21 16:50:11
부부에 초등 아들 둘.
남자아이 두 명을 둔 집 치고 윗집은 그다지 시끄러운 집은 아니다....아니 아니었다.
꼬마 킹콩들은 별로 콩콩거리지도 않았고
가끔 무자비한 점프나 공놀이 수준의 울림이 지속되어도...
울 딸래미가 학교가다 숙제를 깜빡해서 다시 집에 왔다 나갈 때
아무 내색없이 현관 입구에서 가방 맨 채로 쭈그려 앉아 신문을 뒤적거리다
왜? 하고 물어도 '그냥..'.그러면서  딸래미를 따라 가주는 그집 큰놈이 이뻐서
나는 참을 수 있었다.

그집 아줌마.. 작은 몸매에 가녀린 얼굴과 다르게..
너무나 바지런해서 아침 7시부터 쾅쾅 청소기를 돌려댈 때에도
‘그래, 나도 청소나 해야겠다’ 하고 맘을 돌려먹을 수 있던 것도
그집 큰 아들 때문이다.

그집 아저씨..대충 내 남편과 비슷한 또래일 그 아저씨는
별로 집에 잘 있지 않는 듯 큰 킹콩 소리를 잘 내지는 않는다.
다만.. 전립선 비대증을 가진 남정네들이 들으면
엄청나게 부러워 할만한
우렁차고도 시원한 오줌발 교향곡을 가끔 들려주긴 하지만..
그것도 뭐 시원하니...참을 만하다..

어제 저녁 8시 35분쯤 나와 같은 위치에서
용무를 보던 그집 막내 아들의
‘오늘은 왜 이리 잘나가는 걸까
나는 X오일, X오일, X오일..좋은 기름이니까~~‘ 로 되풀이되는 앙칼진 노래도
나의 원활한 배출에 도움이 되었음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 녀석이 그 잘나간다던 노래를 부르다가
‘엄마!!! *이 안나와 끄응~’ 했을 때도
나는 피식 웃으며 ‘난 잘 나갔는데 넌 안 나가냐...’하고 웃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나..
정말이지..
하루 종일.. 김장철임을 내게 세뇌라도 하듯 두드려대는
그 가녀린 아줌마의 마늘빻기 주간 중  최고 피크 지점인 오늘 오후..
나는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
몸살기가 있어 이불을 뒤집어쓰고 으윽 하다 더 이상.. 나는 참을 수가 없어서
맘 속으로는 열두번도 더 윗집으로 뛰어 올라가 대문을 부셔버렸지만
나는 교양있는 여자이므로....음악을 듣기로 하였다.
내가 선택한 곡은 모차르트 교향곡 아이네 클라리네 나하트 뮤직..
아뿔싸..  최대한 볼륨을 높여 잔뜩 기대하고 있던 나는 음악이 나오자 ..후회하였다.

어찌하여 마늘빻는 소리와 이다지도 박자가 잘 맞는 음악을 골랐단 말인가????
그 마늘빻기 진동은 리듬을 타고 완전히 신이 난 듯 하였다..
나는 음악을 바꾸었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
중후하게 울려퍼지는 첼로선율에 잠시 고통을 잊을 무렵.. 나는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그와 함께 동시에 벨 소리가 났다....
아랫집이다....
---애기가 놀라서요 볼륨 좀 줄여주세욧!
새파란 새댁의 항의성 멘트..
난  그제서야 알았다..더 이상.. 마늘 다지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그게요 사실은 윗집이 어짜구 저짜구... 하기엔 윗집은 이미 너무나 조용했다..
그래서 죄송하다고... 문을 닫구..
다시 이불을 펴고 눕는데... 다시 마늘 진동이 들려왔다..
다시  음악을 틀자니 새파란 새댁의 똥그란 눈이 떠올라
너무 머리가 아파서 나는 차라리..장을 보러 나가기로 했다..
장 보고 돌아오는 길에 1층에서 윗집 아줌마를 만났다..
생글거리며 인사를 하는 아줌마에게
‘아줌마.. 블렌더 빌려줄까요? 플리즈....미치겠어요!!!’ 라는 말이 목구녕까지 올라왔으나
언젠가 자게에서 다진 마늘주는 시엄니가 싫다는 이야기에 그래 갈은 마늘이 싫을 수도 있어..
그래서 일일이 빻는 걸꺼야.. 일년에 한번이잖아
그렇게 이해를 하며  점잖은 미소로 답하는 나는 왕소심에이뿔제곱의 소시민이다..
그저 속으로  ‘아줌마 마늘 빻다가 어디 가?’ 라고만 물었을 뿐.....


다만...
이눔의 아파트 시공사를 죽여뿔고 싶다.
IP : 124.54.xxx.30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1.21 4:56 PM (58.120.xxx.94)

    윗집 노래소리까지 들린다니
    아파트 시공사가 정말 잘못했네요

  • 2. ...
    '06.11.21 4:56 PM (221.47.xxx.73)

    시트콤같아요...상상이가서 재미있게 읽다가갑니다

  • 3. ..
    '06.11.21 4:57 PM (211.179.xxx.24)

    ㅋㅋ 설마 내일까지 마늘을 빻지는 않겠지요?
    오늘로 끝나길 바랄 뿐.
    그나저나 글을 너무 재미나게 쓰셔서 같이 광분해 드려야 하는데 미소만 날리네요. *^^*

  • 4. ㅎ ㅎ ㅎ ㅎ
    '06.11.21 4:58 PM (125.191.xxx.137)

    글을 넘 맛깔스럽게 쓰셔서 님의 고통은 잠시 뒤로 미루고 먼저 웃습니다.

    정말 글 잘 쓰시네요. 소설 읽는 기분이에요^^

    층간소음땜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아서
    시공할 때 층간소음 규제 어쩌구 하지만...

    여전 한 거 같아요.

    저희도 얼마전에 입주했는데 예전에 지은 아파트나
    최근에 지은 아파트나 똑같은 거 같아요.

    에구... 진짜 이해하고 넘어가자니 그 고통이 넘 크고
    글타고 위아랫집 얼굴 붉히며 매번 얘기도 글쿠...

    이럴땐 아파트가 너무 싫어요. 그쵸?

  • 5. 참을인
    '06.11.21 5:04 PM (58.142.xxx.216)

    저도 참자참자 하루에 수백번 고쳐먹고있는중입니다.
    하루는 뭘빻고 하루는 하루종일 망치질에 애가 뛰어다니고...
    참다가도 갑자기 욱할때가 있어요.
    제발 뭘 빻때 뭐좀 대고 빱시다. 생각좀하자구요!!

  • 6. 이럴땐
    '06.11.21 5:08 PM (59.7.xxx.239)

    직장을 다니고있는 지금의 처지가 얼마나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드는지....
    원글님의 글을 읽으면서 화가 치미는것보다
    미소가 지어졌답니다^^
    잘 참으셨구요
    이젠 마늘찧는소리 안나죠?^*^

  • 7. 멋져요
    '06.11.21 5:26 PM (211.53.xxx.10)

    미쳐버릴 정도의 마늘 공이의 소음도 음악으로 잘 승화 시키시는 분을 밑엣집으로 둔 윗집님!
    감사한 마음으로 사십시요~그리고 밑엣집 쥔님을 좀 헤아리십시요.ㅎㅎ
    그리고 그 밑엣집님!
    그날 그 격정적(?)으로 들렸던 그 음악은 거 뭐시냐~우쨌거나 억울하당게요~힝~ㅎㅎ

    글 맛나게 쓰시네요.
    재미있게 읽었지만 참 이눔의 소음 도대체!왜!어이하야 건설사들은 해결을 안하는걸까요.

  • 8. 죄송합니다
    '06.11.21 5:37 PM (210.91.xxx.139)

    제가 마늘 그냥 찧었습니다. ㅠ.ㅠ
    마늘이 너무 많아 팔이 아파서.. (햇마늘 철에.. 2접 사다가..)
    마루에서 찧다가 쉬고, 작은방서 소설보면서 찧고, 안방에서 tv보면서 찧었습니다.
    다음해에는 필히 바닥에 머라두 하나 깔구 찧을께요..
    (지하와 1층에서만 살다 첨으로 위로 올라와 봤습니다)

    간간히 새벽에 떨어트린 리모콘에 깜짝 놀랄때마다 (어찌나 우렁찬 소리를 내는지..)
    울 아파트는 오~래된 집이라 층간소음 적은집이야... 하고 세뇌시키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ㅠ.ㅠ

  • 9. ^^
    '06.11.21 5:39 PM (220.64.xxx.97)

    저런...공감하면서도 웃음이 막 나와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고맙습니다.

  • 10. ....
    '06.11.21 5:49 PM (218.49.xxx.34)

    전문가 말로는 그건 시공사가 어쩔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들었어요
    문명발달에 따른 폐해란거죠 .전기선이든 벽속에 숨겨진 온갖 선들을 따라 소리가 윗집만이 아닌
    어느집 소음이라도 따라 오는거라고 ...

  • 11. 테라스
    '06.11.21 7:21 PM (124.62.xxx.58)

    ㅓ ㅑㅓㅑㅕㅓㅓㅜ

  • 12. 테라스
    '06.11.21 7:21 PM (124.62.xxx.58)

    ㅐㅣㅗㅛㅏ소ㅑ6ㅓ

  • 13. ..
    '06.11.21 7:22 PM (220.127.xxx.60)

    ㅋㅋ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근디
    모ㅉ..의 아이네...는 교향곡 아니에요.
    후다닥( 도망가는 소리)...

  • 14. 흑흑
    '06.11.21 7:50 PM (211.178.xxx.37)

    저희 윗집은 아침 7시반마다 할머니가 마늘을 찧었습니다.기분 안 좋은 날은 하루종일 머릿속에서 마늘찧는 소리가 나더군요.

  • 15. 챈맘
    '06.11.21 8:18 PM (211.52.xxx.14)

    저도 윗집킹콩가족때문에 돌아버리겠어요..
    워낙 윗집에 **있는분이 사셔서 새가슴인 저는 말도 못하고
    그나마 내년일월에 우리가 이사나가니 세월아 흘러라 하고있지요..

  • 16. .
    '06.11.21 8:48 PM (218.153.xxx.181)

    자게에서만 읽기 너무 아까워요.

    그저 속으로
    ‘아줌마 마늘 빻다가 어디 가?’ 라고만 물었을 뿐.....
    요부분 공감 많이 됩니다.

    10 여년 전 분당의 모 아파트 살 때
    아랫집 아줌마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는데
    "윗집 아저씨 코고는 소리 다 들려요"
    합니다.

    얼마 지내다보니
    내 귀에도 아랫집의 TV 소리,
    옆집의 베갯머리 송사 뭐든지 다 들리더군요.
    요 깔고 자던 때입니다.

    결론은
    우리집도 위험하다 입니다.

  • 17. 원글이
    '06.11.21 9:14 PM (124.54.xxx.30)

    이 아줌마가 마늘을 다룬지... 오늘로 3일째입니다..
    이 저녁에 다행스럽게도 더 이상 소리는 안나는군요.다 빻았는지..
    왜 그 아줌마 팔뚝이 걱정될까요..
    그러나 이젠 그집 아가들이 웬일인지 저녁내내 구슬 굴리기를 하나봅니다. ㅠㅠ똑또르르똑또르르~~~~
    얘들아 기말고사가 얼마 안 남았는데
    공부 좀 하지 그러니....그래도..
    마늘빻는 소리에 비하겠습니까..

    그리고 모 짜...님 교향곡이 아니군요..제가 넘 흥분을 해서리
    근데 형식은 교향곡이라고 알고 있어서..
    제목에 교향곡이라고 붙진 않지요.
    여기서 무식을 지적당할 줄이야..쩝

  • 18. ...
    '06.11.21 9:18 PM (125.177.xxx.2)

    원글님... 저랑 같은 아파트 사시는거 아닐까요 --;;;

  • 19. 소음
    '06.11.21 10:11 PM (125.143.xxx.232)

    윗님들 글 읽다 너무 웃어서,, 죄송해요
    얼마전에 시누이가 사놓은 연립주택이 비어서
    시골 사시던 시부모님 그리고 이사했습니다

    3층짜리 2층이고 앞뒤동 차 한대 옆으로 겨우 들어갈 정도이니
    창문열고 말하면 옆방이나 같습니다

    그저께 가서 보니 화장실에 떡 하니 버티고 있는 빨래방망이...
    손수 만드신 빨래 비누 박스채 가져 가시더니....

    점심 차리는데 시골에서 쓰시던 큰 나무 도마 를
    척 내시더니 마늘 탕탕 찧으시는데
    얼마나 시끄럽던지............ ㅎㅎ

    우리집에도 오시면 늘 신경 쓰입니다
    제사를 우리가 지내니
    다행히 아랫집이 잘 봐 주셔서 아무말 없으십니다만
    제사때 12시 넘는데도 굳이 아침에 하겟다는 설겆이을
    하시려 하거던요

    에구 언제 마음놓고 살아 보나
    결혼전 단독주택일때 부럽던 아파트가...........

  • 20. 글솜씨가
    '06.11.22 3:06 AM (71.146.xxx.21)

    참 맛깔스러워...머리 속으로 그려 가며 그냥 읽어 내려 왔네요.
    그냥 재밌어만 해서 죄송~~
    자게에서만 읽기 너무 아까워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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