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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문자 한구절

베이비시터 조회수 : 1,486
작성일 : 2006-09-30 11:12:14
저는 베이비시터겸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40대초반의 엄마입니다.

지금 현재의 생활보다는
나의 노후를 대비해서
조금이라도 건강할때 준비를 해놓고 싶어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8월말까지 아기보는집 사정으로
입주를 구하신다해서
잠쉬 쉬고있던중

육아사이트에 글을 올렸었는데......
어느 아기엄마 한분이 전화를 주셨어요.
하루만 와서 아기를 봐줄수도 있냐구??
그래서......"네. 가능합니다"

그 엄마는 출판사와 연계되어 교정일을 하고 있었는데........
아기가 20개월.........4개월
두아이를 두고 일을 하다보니
많이 힘들었었나봅니다.

단독주택 사이로 위치한 작은 빌라에
집을 방문하니 정신이 없었습니다
첫느낌이.....

아기엄마가 집에 오시면
젖병소독과 아기보는일을 해주시면 된다고 하셨거든요.

시터입장에서는 아기엄마가 부탁한것만 해드려도 되는데.......
저는 성격상.........아기가 자면 자는동안
무언가를 하고 있어야지 가만히 있으면
왠지 미안하더라구요

그래서.......
한녀석이 잠을 자고
30분후에 또 한녀석이 잠을 자니
젖병소독은 물론........설거지........발판(사실 너무지저분했거든요)
방. 거실청소.......와이셔츠 8장 다리기.  빨래널기

아기엄마가 물론 집에서 하는 재택근무의 일이었지만
아기를 키우는 집이라기에는 너무 위생 개념이 없어보이고
무언가 하나 건드리면 대청소 수준의 집이었답니다.

선풍기도 오래 돌리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죠?
기름 먼지때가 달라붙어
도저히 볼수가 없었습니다.

그것도 아기 자는 사이에 너무 나사가 세게 조여져 있어서
벽에 매달린채로 먼지청소를 해주었어요.

그걸 닦고 나니 제맘이 후련하더군요.

이번주 월요일만 하루 쓴다고 저를 부른것이 었는데...........
그 다음날도.......그 다음날도.......
계속 오라고 하더군요.
하루 8시간씩 아기를 봐주었어요

그러다보니 이번주 내내 5일동안 그집을 가게 되었답니다.
화요일은 제가 일이있어서 못가구요.

그런데........
어제 일을 마치고 집에오는데.......
아기엄마가 수고비와 함께.......추석선물이라고 선물셋트를 건네주더군요
이런 경우는 저도 처음인지라........또 며칠 아기봐주고 그런 선물 받기도 미안하기도 하구요....
어제는 아기들이 동시에 잠을 자는통에 제가 잠깐 잠이 와서.......
1시간 정도 잠을 잤어요......
그리고 제가 받으려고 하는 돈에서 2시간비용은 빼고 받으려고 했구요

선물에......고스란히 8시간 수고비를 다주시는 거예요
선물 사양을 계속 했지만........아기엄마의 등에 밀려 하는수 없이 선물을 가지고 나왔어요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는데
이건 아닌듯 하더라구요.
그 고마운 마음은 알겠지만
저보다도 더 생활이 어려운 분이었는데.........상황이 그런지라 도우미를 불렀던것이 었거든요
다시 집을 찾아가서 선물과 2시간 비용( 10,000) 을 놓고 왔습니다

그러구 집에 오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오는데
아기엄마한테 문자가 왔습니다

저보다 10살 아래라 언니라 불렀어요

"언니...정말 감사해요. 하루 아기보러 오시는분들....대부분 시간만 떼우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언니는 기존 오시는분들과  달랐어요.
그래서 고마워서 선물을 드린거라고............"

그래서 전 이렇게 답을 보냈습니다

  " ㅇㅇ 엄마.......그마음 다 알아요.  마음만 받을께요.
그리고 난 내일에 충실했을뿐인걸요.  명절 잘보내세요......"


올초부터 베이비시터로......때론 가사도우미로.....일한지는  얼마안되었지만
늘 내집일처럼......내아이처럼 돌봐준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면
엄마들의 마음에 믿음이 생기질 않을까 싶어서.....
그런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가슴이 훈훈한 그런 하루였답니다.

IP : 222.111.xxx.21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9.30 11:16 AM (61.98.xxx.45)

    저 울뻔 했어요.
    원글님이나 아기엄마나 참 좋으신분들이세요.
    늘 좋은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훌륭하세요.

  • 2. 아기맘
    '06.9.30 11:21 AM (211.243.xxx.39)

    마음이 따뜻한 분이시네요...제 가슴까지 다 훈훈합니다. ^^

  • 3. ...
    '06.9.30 11:24 AM (58.142.xxx.194)

    저도 감동했어요^^항상 행복하실 거에요~!

  • 4. 지민엄마
    '06.9.30 11:36 AM (211.196.xxx.200)

    저도 곧 새로운 분을 모셔야 할것 같은데 연락처좀 알려주세요

  • 5. 멋져요
    '06.9.30 11:40 AM (222.235.xxx.17)

    정말 어딜 가나, 이렇게 할일 찾아서 도와주시고 꼼꼼하신 분들 보면
    너무너무 감사하지요.
    님같은 분 만난것도 , 복입니다.
    간병인이든, 가게 알바든, 도우미든 간에 시간만 때우고 그냥 그런 분들이 너무 많아요..
    님같은 마음 반만이라도 닮았으면...

  • 6. 자스민
    '06.9.30 11:43 AM (220.65.xxx.120)

    아.. 정말 멋진 분이세요.
    이래서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고 하나 봅니다.
    이렇게 따뜻하고 겸손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계셔서...

  • 7. 양양이
    '06.9.30 12:01 PM (211.197.xxx.169)

    사시는곳이 어디신지 ...가사도우미가 간절해요

  • 8. 베이비시터
    '06.9.30 2:39 PM (222.111.xxx.210)

    9/25일자로 "도우미" 글 올린적 있습니다.
    그리 멀지않은 거리에
    시간이 맞는다면 도움을 드리고 싶네요^^

  • 9.
    '06.9.30 3:12 PM (211.118.xxx.132)

    눈물이 핑 도네요.
    저도 애들 어릴 때 교정일 하면서 집에서 일한 적 있어요.
    애 봐주는 분 구하면서 눈물 흘린 일이 하도 많아
    일 접었지요.
    우리 애들 크면 나도 애 봐줄 사람이 없어 발 동동 구르는
    젊은 엄마 도와줘야지 했건만
    애들 어느 정도 크고 나니 이제 남의 애 봐준다는 거도 꿈만 같네요.
    애 보는 일이 얼마나 힘들 줄 잘 아는데 원글님 같은 분들이
    봐 주시는 아이들은 참 바르고 행복하게 자라날 거 같아요.
    계속 지금 같은 마음 변치 마시고 건강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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