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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지켜보기만 한다.

한통속 조회수 : 1,294
작성일 : 2006-09-28 11:22:01
여름내내. 눈치주며 에어컨 못틀게해서 이를 득득 갈게 만들었던 회사대표.
결국. 목마른넘이 우물판다고, 집에서 선풍기하나 갖고와서 여름을 견뎠다.
그래도 예전엔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런 회사에서 십년넘게 버텨냈으니
회사 욕하는게 사실은, 내가 내얼굴에 침뱉는 꼴.
나도 같은 조직에 있으니 그밥에 그반찬.
내가 능력없어서 있는거라고. 누굴탓하랴고 수행하는 마음으로 회사를 다닌다.
내가 쌓아놓은 경력들... 그거 녹슬게 하는거 보다야 낫다는 마음으로..

거래처 결제를 일년에 두번꼴로 해준다.
추석과 구정날.
올해는 상반기 내내 거래처들로부터 시달림을 받다받다못해,
지금은 아주 들들들 볶아댄다.
다음주 추석이니 애가 닳아 독촉하는 전화들.
그러나 우리대표 눈썹도 까닥안한다.

메모로 전하고. 말로 전하고. 가뭄에 콩나듯이 직접 바꿔주기도 한다.
금방 줄것처럼 알았댄다. 임기응변의 마술사.

좀전에도 거래처로부터 흠씬 두들겨맞는 심정으로
온갖 불만과 욕설섞인 비웃음을 들어냈다.
내가 생각해도 이해가 된다.. 그런 모든 말들이.
그러나 그걸 달래서 살살 무마시키고 질질 끌면서 말을 돌리며 비위맞추는게
내 업무중의 하나가 되었다. 어쩌다보니.
한참을 묵묵히 매타작 당하는 심정으로 전화를 견뎌냈다.
바로옆에서 묵묵히? 아주 숨죽여서 전화내용을 듣고있는 대표.

그렇게 맞고있는데. 절대 전화바꾸라는말 안한다.
끝까지 침묵으로 내가 잘 달래주기를 바라는 침묵.
전화가 끝났다.
어디야? 얼만데 그래? 고작 그거작고 그래?
언제 준다고해라 든지. 절대 내게 미안한 눈빛도 아니다.

기분 참 더럽다.
동생이 실컷 매맞고 울고불고 하는데 그걸 말리지 않고 팔짱끼고
지켜보기만 하는 형아를 보는 그런 기분이랄까?
아니. 내 새끼 깡패한테 맞고있는데 그거 무서워서 말리지 않고
숨어있는 비열한 애비같다.

하기사. 내가 뭐 가족이냐.
내 월급중 일부는 그 댓가로 주어지는 것일테니.
1년반만 참으면 이회사를 그만둘수 있다.
우리아이 대학졸업할때까지만.
더이상은 직장생활 안할거다.
절대로!
IP : 211.33.xxx.14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9.28 11:24 AM (211.179.xxx.17)

    힘내세요!!!!!

  • 2. 옆에있는거티내세요
    '06.9.28 11:28 AM (202.30.xxx.28)

    전화기손으로 가리지 말고 상대방 다들으라고 사장에게 말 거세요
    '사장님, 어딘데요 00날 된다고 할까요??'

  • 3. 한통속
    '06.9.28 11:31 AM (211.33.xxx.147)

    대표는 외출중이라고,
    절대 회사에 없다는 전제하에 통화를 하고 있으니 더 미칠노릇이예요.
    옆에서 바꿔줄까봐 침묵하고 끝나기만 기다리는 꼴이란.
    환갑 다 된 사람이요.. 기가차서.

  • 4. 악덕이군요
    '06.9.28 11:33 AM (59.7.xxx.239)

    자기돈 귀한줄 알면 남의돈도 피같다고 생각해야지...
    아주 못된인간같으니라고...
    꼭~~지보다 더한사람 만나 마음고생 직살나게 하기 바란다고 전해주세요

  • 5. 우리회사
    '06.9.28 11:38 AM (59.26.xxx.45)

    어쩜이리 똑같은지..
    작년에 들어와서 독촉전화시달리느라 완전 노이로제....
    이젠 좀 나아져서 나도 그런전화를 하고 있더라구요. 아직도 시달리기도 하지만.
    내가 들었던 말들이 있어서 모질게도 못하고... 하긴 직원들이 무슨죄가 있답니까???

    참나.. 내월급도 임기응변, 둘러대기의 몫일텐데...
    그만두지도 못하고 앉아있는 내가 참 불쌍합니다.
    우리남편은 왜 남들만큼 월급이 많질 않은겨...

  • 6. ...
    '06.9.28 3:27 PM (219.255.xxx.139)

    그런사람이 어찌 직원월급은 줄까 이해가 안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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