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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목격한일....

산행도중 조회수 : 1,914
작성일 : 2006-07-10 12:42:52
남편의 취미는 달리기 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동호회에 가입해 있고, 주중이나, 일요일에도 모임에 나갑니다.
그 동호회에는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습니다.
동호회 게시판에 저도 가끔씩 들러 남편이 무슨 글을 올렸으며, 누구에게 어떤 댓글을 올렸는가? 관심겸 감시를 합니다.
글올려 놓은걸 읽어 보면 잘한다. 힘내라. 등등 용기를 주는 글에서부터 멋있다. 예쁘다. 사랑한다. 등등 좀 눈에 거슬리는 말도 많습니다.
또 정기적인 모임 이외에도 번개도 자주하며 술집에서 남.녀가 어깨동무하고 사진찍어 올려놓은 것도 있습디다.
여름에 더울때는 남자들은 윗옷을 벗고 달기도 하더군요.
이것 때문에 어느해엔가는 남편과 대판 싸웠습니다.
남의 부인들 앞에서 어떻게 남자들이 웃통을 벗어 버릴수가 있느냐고.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그정도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더라구요.
운동의 특성상 최소한의 의상만 걸친채  모여 달리기를 합니다.
그러다보니 아슬아슬하게 엉덩이가 보일것 같은 팬츠를 입고, 여자들은 가슴이 다 보일 것 같은 런닝셔츠를 입습니다.
이런 얘기를 할려고 글을 올린건 아니구요.

진짜 얘기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지난 토요일 오전에 남편과 같이 청소를 하면서 오후에는 뭘 할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무 계획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러면 같이 산에나 가자고 했습니다.
제가 요즘 산에 재미를 붙여 자주 가는 편이거든요.
그랬더니 남편 하는말, 내일 정모에서 달리기해야 하니까 에너지를 아껴둬야 해서 같이 산에 못가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심통이 나서 한마디 했습니다.
다른 여자들하고 같이 보낼 시간은 있고 마누라하고 같이 산에 갈 시간은 없지?
하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그러더군요.
자기가 클럽에 나가는게 꼭 여자들하고 어울릴려고 하는 것 처럼 제가 말한다고 하더군요.
사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세상에 남.녀간에는 친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모임에도 그렇습니다.
남.녀가 같은 취미를 가지고 함께 하는것도 좋지만 그곳에 모이는 사람들 중에는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더러는 취미와 플러스 알파를 기대하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봅니다.
평소 남편과 아내에게 들어보지 못한 말을 많이 듣습니다.
잘한다. 힘내라. 멋있다. 예쁘다. 사랑한다….
제 남편에게 밖에나가서 왜 그런말을 하느냐고 했더니 빈말로 하는것이라 하더군요.
빈말이라도 나한테는 그런말 하지도 않습니다.
사람의 심리가 그런 것 같습니다.
집에서 들어보지 못한 말을 다른 사람에게서 듣는 행복이랄까요?
그리고 새로운 이성을 만나는 설레임도 있다고 봅니다.

오후가 되었습니다.
남편이 그러더군요.   같이 산에 가자고….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당신하고는 같이 가기싫다고….
그랬더니 혼자서 가더라구요.
저도 30분 정도 있다가 산에 올라 갔습니다.
산 입구에서 혼자 서있는 남자에 눈이 갔습니다.
제 남편이 아니구요. 같은 클럽에 속해 있는 저도 아는 남자였어요.
하지만 긴가 민가 하면서 그냥 모른척 올라 갔습니다.
한참 가다보니 뒤에서 그 남자가 제게 먼저 인사를 하더군요.
뒤에보니 여자가 한사람 같이 따라오고 있구요.
그 남자는 제가 그 여자를 모를 것이라 생각했겠지요?
하지만 저는 게시판을 들락날락하면서 웬만한 회원들은 올려놓은 사진을을 보고 대부분 압니다.
특히 남자는 몰라도 여자들은 관심이 많기 때문에 다 압니다.
여자는 모른척 먼저 올라가고, 남자가 제게 인사를 한거죠.
제가 아무말 안할려고 하다가 오전에 남편과의 말다툼으로 인해 기분이 별로 안좋은 상태여서 한마디 했습니다.
앞에 가시는분도 회원이시네요. 했더니 남자가 좀 당황하면서 맞다고 하더군요.
제가 그 남자분의 부인을 잘 알기 때문에 그 회원이 그 남자분의 부인이 아니란걸 알고 일부러 물어본 것입니다.

너무 황당하여 산에 오르는 내내 가슴이 벌렁거렸습니다.
주말 오후에 자신의 남편과 아내를 두고 같은 회원이라는 이름하에 사적으로 만나 같이 산엘 가도 되는걸까요?
저는 산에 다녀온뒤 그분을 봤다는 말을 아직 남편에게 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제가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회원들끼리 산행이 있었는데 어쩌다 늦어 같이 가게 된 것일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클럽에서의 산행 모임이 있었는지 게시판에 가서 확인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없더군요.
아직 남편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곧 말을 해서 진위를 밝혀내게 되겠지요.
자기들끼리는 아무일 아닐지 모르지만 밖에서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들 입장도 헤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해살 만한 일은 해서도 안되며 달리기를 하기위해 모였으면 달리기만 하고 헤어져야 할것이지 먹자모임, 몇박몇일 산행모임, 술집가기, 노래방가기…
집에서 운동하라고 내보내는 사람들 생각해서라도 사적인 모임은 피해야 한다고 봅니다.
예전에도 각기 다른집 남.녀가 훈련한다는 명목으로 단둘이 산에간걸 남자분의 아내가 알고는 난리난적이 있었지요.
그리고 멀쩡한 가정이 이혼하고 클럽의 여자와 재혼한 사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생각 같아선 그분 부인에게 확~ 말해버리고 싶지만, 어디까지나 남의 일이니 그냥 입 꽉~ 다물랍니다.
저는 제 남편 단속하기도 너무 벅찹니다.
IP : 218.147.xxx.10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래된 조크
    '06.7.10 12:51 PM (219.255.xxx.231)

    부부 몇쌍이 모여서 놀다가 불꺼놓고 손 만 잡아보고 자기 아내(남편)를 찾아내는 놀이를 하엿다
    어떻게...?
    손이 닿이는 순간 전기가 통하지 않으면 자기 아내(남편)이니까....
    저 이 얘기 듣고 얼마나 허탈햇는지....

  • 2. 예전에
    '06.7.10 12:59 PM (211.117.xxx.119)

    이런 얘기도 있었지요.
    엄마들이 애들을 데리고 몇박몇일로 놀려갑니다. 애들을 데리고 가면 의심을 안사니까..
    그러면 엄마중 한둘씩만 아이를 번갈아 보고..
    나머지 분들은 남자들과.. ㅠㅠ

  • 3. 남편분
    '06.7.10 1:53 PM (59.7.xxx.239)

    달리기 모임에 내 보내지 마세요
    사적인 모임을 차단하실 방법은 그것밖에 없는듯 하네요
    물론 내 남자 내 여자가 나 아닌 다른사람과 함께 하는거 그다지 유쾌한 기분은 아닐껍니다
    하지만 어느단체든 결성이 되면 사적인 모임 즉 술자리,단합회,등등 이런 유사한 일들이 있을겁니다
    오로지 달리기만 하고오지 왠 사적모임이냐를 말씀하신다면 내 남편과 내 아내는 집안에만 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제 친구중에 한사람이 요즘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있는 상태입니다
    그 친구 스트레스 푸는거 등산하는거죠
    그 친구 와이프 무조건적으로 싫어라 한답니다
    같이 가는것도 싫어라 한답니다
    이젠 다른거짓말로 등산다닌다고 합니다
    사람은 적당히 풀어주고 적당히 조여야한다고 생각이 드네요

  • 4. 생활의 중심
    '06.7.10 5:05 PM (60.197.xxx.137)

    남편분이라고 쓰신 댓글 보니 허탈해집니다.
    등산도 좋고 운동도 좋고 함께 어울리는 것 다 좋은 일 같지요.
    하지만 남편이나 아내를 속여가면서 까지 해야하는 일이라면 생각해봐야겠지요. 더구나 남편이나 아내가 불쾌해한다면 충분히 믿음을 주도록 노력하던지 자기가 알아서 그만둬야합니다.
    집에서 속끓이는 쪽에서 못하게 하라는건 너무 이기적인 말씀 같습니다.
    그게 싫다면 싱글로 생활해야지요. 결혼이라는 제도속에는 어쩔수 없는 제약이 있게 되니까요.

  • 5. 흠..
    '06.7.10 5:28 PM (210.123.xxx.2)

    영남 출신들의 바이블일테니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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