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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고가 났었죠.

럭키 조회수 : 1,241
작성일 : 2005-03-03 06:30:48
4년 캐나다 생활중 벌써 세번째 자동차 사고가 났네요. 남편 한번, 저 두번. 그것도 모두 눈과 관련된...
인명사고가 나지 않았던걸 감사해야 할지...해마다 한번씩 치루는 이 난관을 매번 각오하고 맞아야 할지...

그래도 제가 겪은 두번 경험의 결과는 여기 사람들 참 좋다,입니다.

첨엔 작년 겨울.
친구집에 파티가있어 밤에 찾아가는데 길을 잘못들었는지 너무나 외진 왕복2차의 숲속같은 곳으로 달리고 있어 한켠에 정차하고 지도를 볼 양으로 약간 틀었는데 눈이있어 평지인줄 알았던 길이 쑤욱 하고 빠지더라구요. 차가 반쯤 기우뚱하고 묻혀버리데요.

아후, 핸드폰도 없고, 컴컴하니 먼발치의 한두집 불빛만 보이고...

일단 문열고 나갔는데...바로 제 앞에 가던차가 후진하더니 아저씨가 내립니다. 가다가 봤다고...

한참 차를 훓어 보더니 안되겠다, 집에가서 밧줄을 가져와야 겠대요. 집이 거기서 10분정도 가는데 기다려 달라네요.  다시오는건 기대도 안하고 그저 고맙다고만 했죠.

그이후 바로 그 멀리서 보이던 집의 주인이 집전화를 이미 들고나와선 "전화 필요하지?"하며 건네주고 남편 올때까지 자기집에 가자네요. 괜찮다고 했죠.

차가 기울때부터 그 길로 지나가던 차들은 정말 한대도 그냥 지나치지 않더라구요. 자기가 도와줄일 없냐면서...괜찮다고해도 한 다섯명은 그냥 내려서 기다리더라구요.

그리고 한 30분뒤 밧줄가져온다던 그 남자는 진짜로 다시 와서는 벌써 후크를 걸고 있고, 기다리던 다른 남자들이 우루루 몰려들더니 차를 밀고, 밧줄로 당기고...결국 쏘옥 나오데요.

고마와 어쩔줄 모르는 저완 달리, 그네들은 뭐, 당연한거 라는둥 하며 서로서로 인사하더니 헤어지데요.

두번째는 바로 어제. 이번엔 정말 큰일날뻔 했었죠.

그길도 왕복2차. 마주오던 차가 스칠듯해서 핸들을 아주 약간만 틀었는데 그 담엔 스스로 바퀴가 너울을 치더니 몇대를 들이받을뻔 하고는 급기야 중앙선 넘어 유턴.  반대편 목장으로 고꾸라져선 목장 울타리를 받았네요. 이번엔 더 깊은 ditch로 빠졌네요. 유턴순간 반대편 차와 스치던 찰나. 정말 이렇게도 죽을수 있구나, 싶더군요.

이번에도 제가 받을뻔한 차가 가던길 후진해선 어떻게 도와줄까, 궁리부터 하더군요. 집에 연락하는 사이...목장 주인이 나왔는데...수리비 얼마나 부를까 너무 조마조마 하더라구요. 미안하기도 하궁.

근데 이 할아버지. 놀라지 않았냐, 다치지 않았냐, 너만 괜찮다면 울타리 걱정은 말아라. 내가 처리할 수 있으니까, 하네요.

그리고선 직원들을 일일이 부르더니 엄청난 트랙터를 끌고와선 이렇게 끄는것도 괜찮으면 끌어주겠다면서...그래서 또 그렇게 차를 건졌습니다.

너무 고맙고, 자기 데미지보단 제가 다친데 없는지를 염려해주는 그 분이 너무 존경스러웠죠.

제가 너무 자비로운 분이라 했더니 "This is Canada!"합니다.

지금 제 차는 앞 범퍼가 깨졌고, 제 허리도 좀 쑤시지만 그 고마운 사람들로 해서, 따뜻한 인간미로 인해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날입니다.

제 남편은 아직도 제가 예뻐서 사람들이 도와주는거라 합니다만...(큭)
IP : 70.27.xxx.18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함윤경
    '05.3.3 7:01 AM (61.109.xxx.207)

    다치지 않으셨다니 다행이십니다 그나라 사람들 인심또한그나라땅만큼좋으네요
    캐나다,,,원체 자연환경도 좋고 그러하다해서 정말가보고 싶은니라인데,,,
    사고나셧다고 하셧는데,,전 그나라 계신 님이 부럽네요

  • 2. 낮잠
    '05.3.3 8:41 AM (221.138.xxx.57)

    정말 좋은 사람들이네요^^
    크게 다친데 없으시길 얼마나 다행인지^^..
    며칠 몸 조심하세요^^~

  • 3. 미스마플
    '05.3.3 9:14 AM (67.100.xxx.137)

    많이 이쁘신가봐요. ^^

    캐나다가 인심이 참 좋은가 보네요.
    여기는 아직까지 그럴일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그렇게까지 좋을거 같진 않아요. 너무나 젊은 인구들만 있는 곳이라서 남에 대한 배려는 좀 적지 않나 싶거든요.

    그나저나.. 사고 후유증이나 없으신지.. 병원에 꼭 다녀 오세요. 나중에 나중에 고생할 수가 있더라구요.

  • 4. 헤르미온느
    '05.3.3 11:45 AM (211.214.xxx.13)

    저희 오빠도 한 10년전에 캐나다 수영장에서 잘못 발디뎌서 익사할뻔 했었어요.
    근데, 신원확인 하지도 않고 병원에서 바로 모든 필요한 걸 다 해주고,
    나중에 여행객이라니까 병원비도 엄청 깎아주고....그랬었어요...
    수영장 책임자가 병원까지 따라와서 다 처리했나봐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이 틀린것 같아요...

  • 5. 정말 럭키!
    '05.3.3 6:20 PM (210.106.xxx.173)

    정말 럭키님이네요.
    큰일 날뻔했는데 이뻐서리 ~^^ 하여튼 인간 존중이 무언지 손수 실천하는 사람들이네요.
    다행이어요.
    한국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 6. 럭키
    '05.3.3 10:14 PM (70.27.xxx.180)

    그렇게보니 제가 럭키하긴 하네요. 살아오면서 수많은 힘겨운 일들도 다 감당할만큼만 주신것보면...
    그래도 그땐 정말 "주여, 도대체 제게 왜 이러시는 거예요?"하며 울먹거렸죠. 지금 다시 돌이키니 그나마 저혼자 겪은게 얼마나 다행인지...친구들 태우고 영화보러 가는 길이었거든요.
    걱정해주신 여러분덕에 벌써 다 낳은 느낌이예요. 본적도 들은적도 없이 가끔 글 몇자적는 절 위해 위로해주시는 여러분도 천사인걸요. 감사해요. 그리궁...저 안 예뻐요. 별로인 제가 남편눈엔 예뻐보이는것도 럭키한 일인거죠.

  • 7. 럭키
    '05.3.3 10:17 PM (70.27.xxx.180)

    정정합니다. 낳은 느낌 -- 나은 느낌
    자꾸 철자법이 틀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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