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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도 좋은 물건을 아나봐요.

글로리아 조회수 : 1,164
작성일 : 2005-01-16 15:50:53
샌프란시스코 과학놀이체험전이 곧 끝난다는 말에,
어젯밤 두 아이를 데불고 코엑스를 부랴부랴 다녀왔습니다.
사람이 붐빈다기에 일부러 `꼴찌 입장'을 했는데 그래도 북새통이데요.

저녁 6시에 들어가기로 하고 표를 산 시간이 5시20분.
두 아이 얼굴에 `허기'가 가득하길래 제일 가까운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코엑스몰까지 내려가려면 시간이 걸리고, 30분만에 뭔가 먹을수 있는 곳을
찾으려니 바로 맞은편 조선호텔에서 하는 델리밖에 없더군요.
그나마 자리도 간신히 잡고 나서 벌어진 일.....

반짝반짝 윤이 나는 하이얀 접시에 놓인 커다란 아이스크림 보울에
초코아이스크림이 담겨져 나오자 두 아이가 주변이 떠나갈듯한 소리로
"우와~~~"하고 경탄을 합디다. 주위 사람들이 웃으면서 힐끔힐끔 쳐다보고.....
이어 호텔에서 볼수 있을법한 포도주잔 같은 물컵에 얼음이 짤랑거리며
생수가 담겨오자 이번에는 즈그들끼리 파티라도 하는양
두 아이가 그걸 부딪히며 건배를 하는 겁니다. `짱'하고 잔 부딪히고 물 먹습디다.
접시에 햄버거가 담겨져 나왔는데 두 아이, 아무런 대화없이
아귀아귀 먹어치우는데....평소에 안먹는 토마토와 양상치까지 와작와작.....

저 웃기기도 하면서 창피했어요, 사실.
으례 아이들이니 그럴테지만, 아마 누군가 옆에 있었다면
"야, 평소 좀 좋은데서 사먹이고 다녀라, 잉" 이랬을 것입니다.

느낀건....
아이들도 `심미안'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좋고, 예쁘고, 아름답고를 가려낼 줄 아는 눈이 있다는 것이죠.
그러고보니 이 녀석들은 외갓집 가면 우리집에는 없는
그릇장을 열고 보리차도 크리스탈컵에 부어 먹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이 뭘 알랴, 하면서 매일 스뎅공기에 밥이며 반찬이며 담겨 먹였어요.
오늘 저녁부터는 먼지 맞히고 있는 쯔비벨무스터라도 쫘악 펼쳐놔야 할려나봅니다.
어디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디자인 하신 분이었는데 "이 세계에서는 많이 본 사람 당하지 못한다"고....  
얘들이 혹시라도 나중에 이렇게 아름다움을 추구해야할 무슨 직업을 갖는다면
어렸을 때부터 생활속에서 좋고 아름다운거 보며 자란것도 자양분이 되겠죠.
이제 아무렇게나 대충대충사는 방식을 접어야할 시점이 온 것 같네요.
제가 디카사진을 못 올리는 이유는,
디카도 없지만 엄청나게 대충대충 살거든요.
어제의 `짱'하는 건배의 소리는 그러지 말라는 경고음 같습니다.    










  
IP : 210.92.xxx.23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전에
    '05.1.16 4:04 PM (219.251.xxx.120)

    어떤 잡지 인터뷰기사에서,, 어린시절 어머니가 계절마다 이불커버며 커튼이며 바꿔주었다는..
    누구 인터뷰였더라? 가물가물.. 하여튼 디자인 뭐 그런 계통이었을텐데요..
    그런 어머니덕분이었다는 내용이었는데.. 저도 자식키우다보니 느낀점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것도 부지런해야하긴 하더군요. 요즘은 깨끗이나 해주어야지하고 있다는..^^
    글로리아님 글 읽고보니 불끈 의욕이 다시 생기네요.

  • 2. 가을향기
    '05.1.16 5:03 PM (218.239.xxx.211)

    저도 가끔 별식을 할때마다 마치 호텔에서 먹듯이 정식으로 제일좋은그릇에 차려서 내주는데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할수 없어요
    자기가 엄마한테 특별한 사람이라는걸 느끼더군요
    그래서 한달에 한번씩은 꼭 제일 좋은 그릇 꺼내서 촛불까지 켜주고 차려줍니다

  • 3. 글로리아
    '05.1.16 5:51 PM (210.92.xxx.238)

    그런가봐요,
    컵 모양의 촛불꽂이들이 몇개 있는데
    정전돼야 벽장안에서 나왔거든요,
    이젠 무시로 식탁위에 놓을까봐요.

  • 4. 커피와케익
    '05.1.16 8:38 PM (210.183.xxx.202)

    하하..아이들 너무 귀엽네요,,자기들끼리 건배~짱~이라니...
    크크..글고 글로리아님 스뎅공기..넘 웃겨요^^
    '스뎅'이 건강에 제일 좋다는 엄마의 혜안을
    아마도..알 것입니다, 애들이..^^

  • 5. 뽀로로
    '05.1.17 9:45 AM (203.236.xxx.87)

    ㅋㅋㅋ 저희 애는 외제차만 보면 정신을 못차린다는...
    제주도에 갔었는데 렌트카 주차장에서 뒤집어졌었잖아요. 벤츠 오픈카 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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