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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발라주던 그 남자. (*팔려서 익명)

익명유감 조회수 : 1,915
작성일 : 2005-01-03 17:43:59
송년회때 자랑했던 그 남자와 결혼 소식 여기에다 자랑하고
키톡에서 화려하게 데뷔할 날만을 기다려왔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치다니...
제가 여기에 익명으로 글 올리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해봤지만,
정말 챙피해서 가족이나 친구들한테도 말 못하고...
그나마 하소연 할 수 있는 82가 있는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연애 박사이시거나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고견을 듣고자 합니다.
하소연이라 좀 깁니다. 양해바랍니다. ^^;;;

그 남자....
나이가 8살 많았지만(40대), 인상도 동안, 잘빠진 외모는 아니지만 평범해보이는...  
생각이나 말하는것이 깨어 있고, 이해심도 많고, 취향도 저와 잘 맞을것 같아 호감이 많이 가더군요.
그쪽도 저를 대하는 것이 별 거리감이 없었다는 느낌.

첫날, 주선자한테 전화번호만 받고, 통화후 합정역에서 만나자마자 자유로 타고 헤이리에서 차 마시고,
라페스타에서 밥먹고, 영화보고... 몇년동안 해보고 싶었던것 다 해봤던 날
(제가 일산사람이 아닌지라 정말 가고 싶었던 곳들이었죠.)
잠이 안오더군요. 이 사람을 만나려고 그동안 남자들이 남자같이 눈에 안보였나보다.
근데 다음날도 그 담날 오후까지도 연락이 없더군요. 정말 이상했습니다. 속도 타고...
주선자에게 전화 했죠. 확인해보마 하더군요. 그러고나서 삼십분인가 지나서 그 남자 전화 받았지요.
이번주중에 밥 한번 먹자고... 요일만 화요일 OR 수요일 했고... 화요일날 다시 통화하자.
전화 없이 화요일, 수요일 오후가 지나고 5시쯤 문자가 오더군요. '여의도로 출발했다고..'
너무 황당해서 가만있었는데, 정말 6시가 되니까 도착했다고 전화가 왔더군요.
어이없긴 했지만, 쬐금 따지고... 추어탕 먹고, 저는 학원가고 헤어졌습니다.
그사람 수단이 좋은건지... 같이 대화하면 넘 재밌고 유쾌했지요.
역시 헤어지고 나면 전화도 문자도 없고...
제가 한번 보내면 답 오는 정도...
한번은 전화해서 따져도 봤지만... 역시 깜깜 무소식...
그러다 제가 못 참고 또 전화하고... 전화는 잘 받아주더군요.
어디에서 뭐 하고 있다...너는 어디냐... 시간 만들어서 밥 한번 먹자.
그 정도 통화가 되는 것 만으로도 그순간은 만족했죠. 만나면 잘해주니까...

저는 연락 기다리다가 지치고, 참다가 일주일에 딱한번 토욜 전화하는 정도. (그것도 자주라면 자주겠죠.)
두달째되어서 한번은 후배 결혼식 같이 갔다가 스카이 시티에서 영화보고...
(후배 결혼식에 가니 주선했던 오빠 가족도 보고... 몇몇 모르지만 같이 밥 먹고나니
'내가 맘에 없다면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겠지.' 하며 안심도..)
또 한번은 명보에서 영화보고... (이때는 제가 포기한다고 맘먹은지 몇시간 안되어서 전화가 오더군요.)
좀 우울하게 영화를 보다가 (거기다 영화까지 if only...)
그 담날 토욜 만나기로 했지요. 그날이 조기 발라주던날. (아시는 분은 아는..)
감동 했습니다. 이 남자 평생 저한테 자상하게 못하더라도 이 순간을 기억하며 잘하리라.
이것이 이사람의 본심이리라...
점심먹고 김포 조각공원가서 좋은시간 보내고, 차마시고, 오페라의 유령도 보고...
너무도 기분 좋게 헤어지고... 당연 이제는 전화가 오겠거니 했는데...
역시 없었고...
크리스마스 이브날 만나기로 했는데 회사일로 바쁘게되었다고 (전화없이 문자로) ...
억장이 무너졌지만... (기대가 컸기에) 여차저차 해서 친구들과 좋은 시간 보내게 되어
힘들었던것도 잊고, 그렇다고 바로 전화 하기도 뭣해서 참다가 (겨우 3일) 전화 하니
너무 반가워 하더군요. 그러면서 고맙고도 미안하다고... 담날 저녁 보자고...
담날 사정이 생겨서 또 못 봤습니다. 1월1일 점심 먹자는 약속만 하고...
그럼 그렇지...하면서 정말 많이 보고 싶었지만, 약속이 어긋나니 체념이 되더군요.
정말 어디로 숨고도 싶었고...  (정말이지 제 감정이 이랬다저랬다 많이 뒤집어지더군요.
물론, 지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던거지만..)

드뎌, 1월1일 만났습니다. 점심먹고, 일산쪽으로 차를 몰더군요. 차 마시자고...
가던도중 그사람 하는말, 자기는 2004년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기뻤던 일이라고는
몇일전 어머니 생신으로 집에 가서 오랫만에 가족과 즐거운 시간 보내며 밤샜던것 밖에 없노라고..
그동안 뭐하며 일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고... 순간 뭔가 빠졌다는 느낌에 제가 옆구리 찌르다시피 물었죠.
'하나 더있잖아요. 저 만난것...' 잠시 말이 없더군요. 저는 엄청 긴장...
그때부터 하는말이 ....
여자가 있었다고...(그 나이에 없음 말이 안되지...)
그 여자는 10년 사귄 집안에서 정해준 사람과  약혼한 사이. (헉~)
애인있다고해서 2년간 지켜보았는데, 헤어졌다는 말을 주변에서 들어서 대쉬했다고... (약혼중인건 모르고)
그 여자는 싫다싫다 하다가 결국 둘이 만나게 되었고, 여자가 그 약혼남에게 맘이 없는걸 알고나서
그 담부터는 재밌게 만났답니다.
아무래도 여자쪽에서도 좋다고 하니 가능했겠죠. 그 여자 고민하다가 집에 이남자 이야기를 하니
누군지 들어 볼필요도 없다 막무가네 큰소리 오가다가 어머니가 쓰러지셨다더군요.
그러고 둘이 헤어졌답니다. 그리고 한참있다가 못참고 여자가 연락하고...
또 만났죠. (기가 막혀서리..) 그러다 여차저차해서 석달전 또 헤어지고는 맘 정리하던중 저를 소개 받은
것이라더군요. 하지만 자기 심정이 시간이 갈수록 더 그여자쪽으로 기울면서 정리가 힘들다고
요즘 특히나... 저를 보면 뒤로도 앞으로도 갈 수 없는 상황이라 그동안 말도 놓지 못했다고...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말을 놓지 않고 예의바르게 대해줘서 고맙다고만 생각했었죠. 신사적이라고...
저번에 차마시면서 말하려 했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못하고... 이번에도 말하려고 밤에 전화했는데
저랑 통화가 안되고.. 말하고 싶었는데 기회를 놓쳤다.
맘 정리 못하는 이유가...
이 여자가 그남자랑 결혼하면 그 성격에 이혼도 못하고 맘 고생하며 살것이라고...
또 만나는 동안은 잘 몰랐는데, 헤어지고 나서보니 정말 좋아했던것 같다고...
그 여자랑은 헤어지고 한번도 안만났지만 문자는 몇번 오갔고...
아마 그쪽에서 만나자고 한다면 그쪽으로 가겠노라.
너무도 기막히고 황당했지만... 그나마 제가 그정도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때는 이미
와인 반병째 마시고 있어서... 농담해가면서 웃으면서 들을수 있었나봅니다.
아님 제가 이미지 관리한건지...
그러고 나서 영화를 봤죠. 술도 깰겸...
집에 데려다 주길래... 제가 '맘 정리 잘하시고... 이제부터 저는 연락 안합니다."
그쪽하는말 '전화할께요.' 그러고 그날 헤어졌습니다.

집에 와서 토욜 잠 한잠 못자고, 어제도 자다깨다하고....
점점 혼란이 옵니다. 화도 나고요. 지금 이 순간도 손이 떨리네요.
이 남자 정리할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순간순간 그 얼굴 떠오르고, 저한테 잘해줬던것 떠오르고...
미칠 지경입니다.
세월이 약이라지만...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앞뒤 두서 없는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61.251.xxx.100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을&들꽃
    '05.1.3 6:04 PM (219.253.xxx.46)

    결국은... 해보던 가락이었던 셈이네요.
    그니까 그 여자에게 해줄 꺼, 해주었던 것을 님에게...
    휴~~~
    화나고 가슴 아프겠지만... 잊어요.
    삶의 언저리 한 구석을 장식하는 짧은 에피소드... 삽화죠 모.
    시간 지나면 바래구 바래서 초라해버리고 언젠가는 ... Nothing이 되는 거죠.
    근데...
    헤어진 여자와 다시 만나는 것도 아닌데 이야기를 꺼낸 것으로 보면
    면피용이란 느낌도 들어요. 바람돌이 아닐까 몰라...

  • 2. 플레이보이다
    '05.1.3 6:06 PM (211.209.xxx.29)

    빨리 님이 제짝을 만나야 할텐데요..

  • 3. 저도 익명
    '05.1.3 6:08 PM (220.64.xxx.97)

    님..저도 그때 같은 밥상(?) 끄트머리에 있었어요..

    우선..위로의 말씀 드리고 싶구요..
    그냥 잊으세요.
    생각나면 나는대로.. 가능하면 다른일에 몰두하시는게 좋겠구요..
    그런 타입.. 이쪽으로 기울었어도 중간에 위험합니다.
    시간이 약입니다

    죽을것처럼 아파도 괴로와도..
    시간이 지나면 웃을수 있게됩니다.
    제 경험상 그렇더라구요.. 힘내세요.

  • 4. ㅠㅠ
    '05.1.3 6:27 PM (211.192.xxx.194)

    한 8년? 9년 정도에 겪었던 일이랑 참 비슷하네요.
    만나면 참 예의바르고 잘해주고 즐겁고 코드도 맞고...... 등등.
    그러나 만난 그 담날은 전화한통화 하고 또 며칠 감감 무소식.
    못참고 전화하면 또 반갑게 전화받도 만나고... 그러다 결혼하자 해서 양가 인사 다 드리고.........
    그런데 전부터 사귀던 여자 있었던것.
    그 남자도 나와 그 여자 사이에서 어쩔줄 모르고. 그래도 결혼은 나랑 하려고 프로포즈 한거라는데.. 그래서 양쪽집 다 인사 드렸는데.. 전에 사귀던 여자 나한테 전화오고.. 그 사이에서 그 남자 어쩔줄 모르고..
    헤어졌어요.

    지금은 훨씬 더 나은 신랑 만나 그 남자 생각 안하고 잘 살고 있어요. ^^

    잊으세요.

  • 5. 익명죄송
    '05.1.3 6:52 PM (211.199.xxx.157)

    <가을&들꽃>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헤어진 여자랑 다시 만날것도 아닌데..얘길 꺼낸거 보면..면피용입니다.
    이런말씀드리면 죄송스럽지만
    소개팅해서 여자 만났고..나 좋다는 여자를 굳이 싫다고 내젓기도 그렇고,,가끔 만나 차마시고 데이트하면 즐겁고..그렇다고 결혼은 별로~
    왜 이런 말씀을 드리냐하면?
    제 친구가 님과 똑같은 상황이였던적이있었더랬죠.
    그 남자는 말하길..자기 첫사랑 얘기하고..그 여자 못잊어서 속세가 싫다느니 어쩌니 하다가...
    버젓이 딴여자 (사내결혼) 만나서..혼전에 임신까지해서 부랴부랴 결혼했더라는...
    제친구가 좋아했던 그 남자랑 저랑 같은 회사였던터라...뒷 얘기까지 자세히 아는것이였고...
    암튼...그렇다구요.
    거절을 하더라도
    마지막 순간까지..자신은 멋진남자로 남길 원한다는게...

    남자는 거듭 말씀드리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만나면..미칩니다.
    천리 만리서도 한달음에 달려오죠.
    제 다른친구...소개팅한 남자는(울산거주)
    울산서 서울까지..일주일에 2-3번 왔다 갔다하면서 데이트했습니다.
    꼼짝 달싹하기 싫어하는 울 남편도..
    서울서...여기까지 (지방임)...토욜날와서..월욜날 새벽차로 내려가곤 했다지요.
    그게..남자
    뜨뜨미지근한 관계는.....별로

  • 6.
    '05.1.3 7:29 PM (218.51.xxx.95)

    저도 결혼 전에 선봤던 남자 중에 비슷한 케이스 하나 있었어요.

    두달동안 데이트하다가 채였는데...데이트 하는 동안에는 정말 이런 자상한 남자가 다 있나 싶을 정도로..
    저한테 잘해줬드랬죠. 정말 저 좋아하는 줄 착각했다니까요. 근데 갑자기 연락을 끊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다시 연락해서 왜그런지 이유나 알자고 했더니...

    전에 사귀던 여자가 저 만나기 1년전쯤 배신때리고 딴 남자한테 시집갔대요. 그래서 1년간 방황하다가.. 다시 딴 사람 만나보려고 결심하고 여기저기 소개팅, 선 부탁했다가 절 만난거였죠. 잘해볼려고 생각하고 자기도 노력하고 있었는데... 저한테 연락끊기 직전, 결혼한 그 여자한테 몇번 전화가 왔었나봐요.
    그 전화 몇번에 온통 흔들려서...다시 그녀가 돌아올거 같아서 기다려야 겠다더군요.
    (무슨 영화 이야기 듣는 줄 알았습니다..-_-) 솔직히 저도 뭐..연애 안해본거 아니라서 "이 남자 바람둥이라 면피용으로 말하는거 아냐?"라고 의심했었습니다. 근데 그 전후에 우연히 알게 된 (전혀 딴 루트를 통해...) 몇가지 증거로 인해 이 남자가 진짜 그녀를 못잊는게 맞다는걸 알게 되었죠. (이 시대에 보기드문 순정남이 맞긴 맞더군요...-_-;;)

    저두 그 남자 꽤 맘에 들었던 터라...아까와서 고민좀 했었어요. 내가 기다려서 인간 만들어볼까..하구.
    저랑 친한 친구(남자임. 대학때부터 친한 말 그대로 친구, 제 연애상담 전문...^^)가 제 환상을 무참히 깨는 바람에 깨끗이 맘접구 돌아섰습니다.
    그 친구가 저한테 하는 말이...."결혼하고 나서 남편이 한밤중에 핸폰 받고 뛰어나가는 꼴 보고 싶으면 맘대로 해라" 그러더군요. ^^;; 그 말 들으니 진짜 실감이 팍팍 나면서....포기가 저절로 되더라구요.

    흐흐...지금은 다 옛 일이라 이렇게 웃으며 얘기하지만, 그땐 저도 나름 심각했었답니다..^^
    물론 그 뒤에 훨훨 멋지고 착한 울 신랑 만나서 너무 다행이라 생각하구요...^^

  • 7. 체리공쥬
    '05.1.3 10:03 PM (211.201.xxx.30)

    푸하하하하~~~제 의문이 풀렸음다...
    일단 원글님께는 죄송하구요..제 이야기 좀..
    제작년 겨울에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가 딱 그런 식이였답니다. 만나서는 엄청 잘해주고 돌아서면 전화도 문자도 없고...혼자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 화냈다 삭혔다 하면서 쇼를 하곤 했는데 어찌어찌 해서 딱 4번 만나고 전화 기다리다 전 제풀에 지쳐 포기했는데 ...2달 후에 전화가 왔더라구요..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듯 ..그냥 일상사 이야기하고 담에 밥 한번 먹어요 하고 끊고나서 또 2달 후 전화한통...이런식으로 근 1년을 끌다가 연락끊긴지 한 8개월 되가요...
    그 인간이 왜 그랬는지 이유도 모르고 속터져 죽을 뻔 했는데...이제 감이 좀 옵니다.ㅋㅋㅋㅋ

    원글님....만났던 시간이 길지 않은 만큼 금방 잊으실 수 있으실겁니다.
    힘내세요..아자~~~~~~~~~

  • 8. 달려라하니
    '05.1.4 12:18 AM (218.152.xxx.241)

    그런 상대는 한강물에 풍덩~~버리세요!!!
    제고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직도 얼마나 예쁜 원글님 인데요~~아까워요~~
    올 해는 더 좋은 짝 꼭 만나세요!!!!!!!!!!!
    아자!아자! 홧팅!!!!!!!!!!!!!!

  • 9. sissi
    '05.1.4 12:29 AM (219.253.xxx.127)

    그런 남자와 결혼한 전 바보군요...
    남편과 만나던 초기에 그런 의문이 끊임없어 괴로워했답니다.
    왜 일주일에 두 번만 만나는 것일까? 왜 전화는 하루걸러 하는걸까?
    대놓고 묻지는 못하고, 주변에는 자존심 상해 말못하고 고민하다 결혼해 버렸죠;;
    아, 제 얘기도 길게 늘어놓고 싶은 이 밤이건만
    또다른 문제가 발목을 잡는군요. 다음 기회에....

  • 10. 하나 더
    '05.1.4 12:35 AM (219.253.xxx.127)

    그 당시에도 82가 있었더라면
    전 아마 남편과 결혼안했지 싶네요.
    그걸 탓해야 할 지, 다행이라 가슴을 쓸어내려야 할 지
    심란한 이 밤입니다.

  • 11. 뜨뜻미지근한
    '05.1.4 2:07 AM (61.85.xxx.62)

    남자?
    성격이 그럴거라구요? 아닙니다.

    저위엣분 말씀대로 남자는 맘이 가면
    정말 열심히 쫓아다닙니다.

    그남자가 지금껏 저울질한 것 같네요.
    여자한테 만나면 잘해주고 하는것 성격인것 같네요.
    보통의 남자들도 맘에 안드는 여자라도 표 잘 안내잖아요.

  • 12. 미스마플
    '05.1.4 6:27 AM (66.167.xxx.105)

    저랑 친한 미국여자친구 이야기 해드릴께요. 제친구 이름은 A입니다.

    미국에선 동거가 흉이 안되는거 다들 아시죠? 그 친구에게 아주 잘생긴 남자친구 G가 있었어요. 같은 아파트에 살아서 아주 동거나 마찬가지로 서로 왔다갔다 하던 사이.. G가 아주 자상하고 멋졌어요. 자기 여자친구가 아끼는 친구라고 저한테도 엄청 잘해주고.. 제 여자친구 발맛사지, 주방일도 잘하고.. 그런데 그 남자가 대학때 사귀던 여자가 있었었요. K라는 머릿말을 가진 여자.. 이 남자랑 4년 가까이 사귀다가 막판에 다른 남자가 좋다고 G를 버리고 가서 결혼까지 했다네요. 그러고 세월이 쬐금 지나 G가 자신을 추스리고 제 친구 A를 만난거예요. 미국에서도 집안같은거 다들 많이 따지는데.. G의 미래에 A의 아빠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수도 있고.. 이래저래 좋은 상대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K가 자기 남편의 아이를 임신하고 이혼을 했답니다. 이혼한 이유는 저는 모르는데 하여튼 그 전남편의 아기를 임신한 상태로 K란 여자가 G를 찾아왔는데.. G가 미련없이 K와 결혼을 해서 아이를 호적에 넣어서 사생아가 안되게 하더라는 겁니다. 제 친구는 졸지에 버림받고 우세하고... 상처가 컸는데.. 웃긴게.. 얘도 G를 못 잊고.. 그때가 1993년초였는데..
    그리하여 세월이 흘러...1997년 크리스마스마다 모이던 스키모임에.. 제 친구 A 가 파트너로 델꼬 온 사람이 누군지 아십니까? 전남편한테 다시 가버린 K때문에 가슴에 구멍이 뚤린 G 였답니다..

    A가 걱정되는 오랜 친구들.. 다 G를 인간처럼 보지도 않지만.. 그래도 어쩝니까? A는 그 친구가 글케 좋다는데... 3년 넘게 수 많은 남자들을 만나 요란한 편력을 보여도.. 늘 그 남자만 바라본 친구인데...

    2005년 지금 현재.. 제 친구 A는 또 다시 혼자입니다.

  • 13. 익명유감
    '05.1.4 9:31 AM (61.251.xxx.100)

    리플들을 보니 82에 의논하길 잘했다는 생각듭니다.
    생각도 많이 좁혀지고, 하루 지나고 나니 그제 어제보다는 덜 심각해지고...
    다들 그런 경험들 한번씩 해봤다는것에 놀랐지만, 또 그 뒤 더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사시는것에
    저도 희망이 생깁니다.
    사실, 남자고, 결혼이고 이제는 생각도 말아야지 했지요. (웃기죠..)

    근데, 제맘은 아직도 면피용이다로 위로했다가 설마 아니면 어쩌지 했다가...
    아직은 왔다갔다..
    이번주 잘 지내고 나면 담주부터는 괜찮아지겠죠.
    여행 다녀와야겠습니다. 요즘 성수기라 좀 비싸겠지만... 흑~

  • 14. ?
    '05.1.4 12:34 PM (194.80.xxx.10)

    와 미스마플님 얘기 참 재미있어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어야 할 정도로 사연이 복잡하긴 했지만...
    A라는 친구 분도 안되었지만...저는 그 G가 원망스럽기 보다는요...참으로 K를 사랑한 사람이었구나...
    그래서 K가 없으면 영혼의 안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구나...A에게는 가슴에 못을 박았지만...
    이 얘기 다시 곰곰하게 생각해 보고 싶어요

  • 15. 그때 그 자리
    '05.1.6 12:16 AM (203.236.xxx.115)

    저도 그때 그 자리 멤버 중 하나네요.

    일단...그 분 얘기를 하셨던 당시 얼굴이 넘 빛이 나보이셔서 정말 잘 되시겠구나...그렇게 빙긋 웃었더랬는데...결말이 이렇게 되서 넘 마음 아프네요.

    저도 그런 경험 있거든요.

    근데...나이에 비해 늦게 겪은 편이라 참 떨치기가 힘이 들었어요.

    하지만 윗분들 말씀대로 남자는 눈에 뭐가 씌이면 뭐 사람마다 회수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단 先연락만큼은 당연하더라고.

    초반에는 그야말로 불타오르고, 몸 달아(-_- 이런 뻔한 표현하고는~) 어케든 한번이라도 여자를 꼭꼭 만나려고 하죠.

    뭐...주관적으로 님 side로만 읽은 글이라 그 남자 분의 진심을 제대로 알 수야 없겠지만...전 면피용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그 사람의 맘 속에 다른 분이 있다는 그 스토리가 거짓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드네요.

    대신...저도 제 연애상담의 대명사 순수 남친 왈...

    남자들은 헤어질 때 자신이 멋있게 보이며 끝나길 원한다...란 말을 하더군요.

    뭔가 여운을 남기는 듯한 말을 흘리면서 스리슬쩍 내가 못되서 그런 놈야, 날 죽여!! ...란 뉘앙스 절대 안 풍깁니다. -_-
    사정(!)상 글케 된 거라 말하죠.


    차라리 '흠님'의 남친처럼 결혼하고나서 글케 뛰쳐나갈 남자를 남편으로 안 얻고 시작 단계에서 알아버린 거 홀가분하게 생각하세요.
    진짜 못된 남자였다면 아무렇지도 않게 양다리 걸쳤을 거에요.
    다만 나름대로 순수하신 분이라 더 이상은 님께 못할 짓 한다는 맘으로 질끈 고백한 거였겠지요.
    그 분도 스스로는 맘 접고 나이도 있고 그 여자와의 가능성도 그러하니 님과 잘해보려고 한 거였겠지만, 사람 좋아하는 맘이 어디 맘대로 되나요?


    저도 여러 님들의 진짜 자기 짝은 정말 뜻하지 않는 곳에서 툭~하고 튀어나온단 말을 믿으며 올 한해를 열었습니다.

    님께도 그 누구보다 님만을 바라볼 곱디고운 님이 나타나길 꼭 기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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