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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 걸까요?

고민하다가 그냥 조회수 : 900
작성일 : 2004-12-30 15:20:52
누군지 대강 짐작하시는 분 계실라나요?
실명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아직도 뭐 창피한게 그렇게 많나봐요.
아니 바꿔 말하면 거짓말 하고 싶은게.

한 해의 마지막에 서서 그 어느 때보다 심란하다.
심란하다기 보다 거의 고통에 가깝다.
집안 사정이나 지 앞 길 생각도 짧고, 이기적인 아이들에 대한 서운함,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한 남편에 대해서는 거의 증오, 내게 주어지는 많은 일들의 중압감, 해도 해도 끝이 안 날 것 같은 미래.
뭐가 날 힘들게 하는지조차 명확히 모르는 것 같아 써보기로 했다.

집-청소, 식사, 살림.
    아줌마가 오시지만 완전 해결은 안된다.
    항상 나를 기다리는 일들.
    어느 순간엔가 무릎을 꺽어지게 만들 것 같다.
남편-건강도 안되고, 자신감도 없고, 애들에게 실망은 만땅.
      그렇다고 젊었을 때 잘했냐,
      지 하던 짓 똑같이 애들이 해서 견디기가 더 힘든데,
      자기보고 어떻하래냐고 오히려 큰소리,
      물론 미안해야 하지만 젊었을 때나 지금이나 입만 살았다.
      자기도 노력한 거 없으면서 애들만 몰아세우는 것도 너무나 밉다.
      그리고 세상에 자기만 손해보고 실망하고 사는 양 한숨쉬는 건 거의 죽이고 싶다.
딸-아무리 연관 안 시키려 해도 지 아빠랑 판박이.
   참고 견뎌고 받아줘도 결국 내 등골 다 빼먹을 것 같다.
   본심은 그게 아닌데 잘 안 된다는 말도 이해 안되고 하기도 싫다.
   그럼 되도록 노력은 해 봐야 할 것 아닌가.
   마음을 멀리 떨어 뜨리는게 가장 현명한 일일까.
   어차피 지 인생인데, 내게 돌아오는 건 실망한 마음과 창피함.
   그 실망감과 남에게의 창피함을 포기하고 얻게 되는 것과 어느 게 실속 있을까
아들-아직은 해 줄 게 많을 것 같다.
     그런데 비슷한 실패작(외삼촌, 지누나, 사촌들...)들이 자꾸 떠오르고,
     그렇게 되지 않게 하려니 효과도 불명확한데 힘만 든다.
     이 역시 그 실망감과 남에게의 창피함을 포기하고 얻게 되는 것과 어느 게 실속 있을까
내가 하고 싶은 것-모든 일을 전지전능하게 하고도 싶고, 해주고도 싶고, 받는 사람들이 밉기도 하다.
                  나도 받고 싶은데, 막상 누가 도와준다고 해도 받지도 못한다.
                  몇가지 가능성 있는 미래
                  나 힘들었고 앞으로도 힘든 만큼 보람도 실속도 있을까
                  남 원망, 특히 남편 원망 안 하고 싶은데 기회만 있으면 누구 닮았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직장에서-내 능력이나 위치만큼 대접을 못 받는다.
          요즘은 내 일하는거 누가 알까 무서울 정도로 비양심적이다.
          근무시간에 이런거나 쓰고 있고.
          이러는 모습이 나도 싫다.
          딸도 이렇지 않을까.
          짐작하면서도 선뜻 이해하기가 싫다. 너랑 나랑 같냐 이러면서
그 밖에-어른스럽지 못한 친정부모님, 양심없는 형제들, 아픈 아들에게도 돈타령하는 시어머니, 역시 아픈 동생에게도 같이 투자했다가 손해났다고 원망하는 시누이.
         난 힘들만큼 힘들게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왜 어느 누구도 만족 못하고, 잘 하는 것도 없고, 앞으로 할 일만 무궁무진 많은 걸까
         그 일들을 지금까지처럼 꾸역꾸역 해내면 지금보다는 나은 미래가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지금 같다면 노력하고 싶지도 않다.
         노력조차 안 한다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후회하지 않을까
         이러한 문제와 고민으로 가끔 숨이 찰 때가 있고, 잠을 잘 못잔다.

이 정도인데 혼자 해결하려면 힘이 많이 들까요?
상담이나 치료받으면 좀 덜 힘들고, 어느 정도 해결이 될까요?어제 저녁 잠이 안 와 거실에서 문 열어놓고 바닥에 누워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IP : 203.255.xxx.8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을&들꽃
    '04.12.30 3:38 PM (219.253.xxx.91)

    맥락 또는 상황 context 중심적인 사고라는 게 있다더군요.
    이러저리 사람들끼리 얽어지는 맥락, 상황의 맥락.
    전문가에게 이야기 털어놓고 심리상담을 받아보셔도 좋겠죠.
    심리분석가, 사이코테라피스트, 인생플래너...
    현대 들어 활성화된 직업군들, 맡은 바 역할과 기능이 있으니 생겨났겠죠.

    먼저 마음의 부담을 줄이세요.
    우주의 중심인 나,
    이 세상에 누구 손잡구 온 것도 아니고 갈때 역시 그렇잖아요.
    딸이나 아들이나 남편이나 독립적인 개체이고 님도 역시 그렇죠.
    걍 놔두세요.
    무엇인가를 해결할려고도 하지 마시구요.
    님이 고민하는 거만큼 남편도 스스로의 삶에 대해 되돌아볼 때가 많을 것이고
    따님도 나름대로는 엄청 고민하구 노력하구 그렇지 않을까요.
    자연의 순리라는 게, 참 체념적인 말 같기도 하지만,
    좋은 말인 것도 같아요.

    대신 스스로를 찾기 위한 노력은 게을리 하지 마세요.
    직장에서 내가 무슨 일 하는지 알까봐 두렵다...
    전 것도 그렇다고 봐요.
    직장에서의 위치라는 게, 인정이라는 게 과연 의미가 뭘까요.
    진부한 말이지만 행복의 주체는 직장도 아니고 가족도 아니고
    결국 자기 자신인 거 같아요.
    전 82와서 많이 배우는 게 맛난 음식 해서 이쁘게 세팅하구 글 올리구
    그러시는 분들 사진보구 글 읽다보면 저도 행복해지고 즐거워져서 좋아요.
    스스로를 행복해지게 하는 법, 차라리 그걸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 2.
    '04.12.30 3:45 PM (218.238.xxx.194)

    꼭 받아보시지요. 상담이나 심리치료 같은것 그리 두려운 선입관을 갖으실필요없다고 보거든요.

    저 역시 아이와 남편과의 어려움을 상담을 통해서 많이 풀었던 경험이 있거든요.

    결국은 내가 푸는 것이예요. 상담한다고 뭐 대단하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가증 중요한 것,

    바로 그때 그때 벌어지는 사건사건보다 그 바닥에 있는 맥락을 찾을수 있게끔 도와주지요.

    지루하기도하고, 고비도 온답니다. 뭐가 뭔지 몰라 혼란스럽고, 더 꼬이는 듯하지요. 하지만 자신의

    내면의 힘을 믿고 풀어가다보면 어렴풋이 "생활" 이 느껴지고 희미하게나마 "삶"이 보입니다.

    지금 막막하게 계시는 것보다는 한결 나으실꺼예요. 상담기관이나 선생님은 잘 찾으셔야합니다.

  • 3. 아임오케이
    '04.12.30 9:44 PM (222.99.xxx.65)

    저도 심리치료 추천드립니다.
    미리 망설이시는 것보다 많이 도움 받으실 수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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