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몸만 힘들고 생색두 안나는 일 했어요..

오늘은 익명.. 조회수 : 1,854
작성일 : 2004-05-09 21:37:04

저는 친정살이를 합니다..
어언 1년이 다 되어갑니다..
친정에 들어오기 전까진 나름대로 친정부모님이 보시기엔 잘사는 것처럼 보였구요..
작년까지만 해두 시부모님껜 많이 못해드려두 사위 체면 땜에 상품권 30만원짜리하기도 하구
백화점에서 옷두 사드리구요..
남편 회사에서 상품권 생기면 엄마 신발이라두 사시라구 꼭 드렸구요..
친정들어오게 되기전에 남편이 사업을 하다 빚을 좀 많이 졌어요..
그래서 친정살이를 택하게 되었죠..
수중에 보증금 한푼 없으니.. 다른 방법은 없었어요..

그런데..
바로 어버이날..
무엇을 해드릴까 고민고민 끝에..
매일 매일 집에서 드시는 밥이 맛이 있겠나 싶어 외식을 시켜드릴려고 하니..
당연히 그러실줄 알았지만..
우리가 밥을 사드리면 마음이 안편하다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계획을 수정..
집에서 안심스테이크를 해드려야 겠다 생각하고..
어버이날.. 마트에 가려고 나서는데..
엄마가 마땅한 구두가 없다고 너네갈때 같이가서 골라줘라 하시는거예요..
"엄마, 구두는 나중에 사러가요.."
왜 그랬냐구요?
어버이날 부모님이랑 같이 가서 엄마가 돈내고 사는거 보고 싶지 않아서요..
돈두 없었거든요..
그런데두.. 엄마는 웃으면서 괜찮으니 그런 생각말라고 하시고 같이 가셨어요..
전 그 옆에서 쭈뼛쭈뼛하며 서있다 마트로 갔구요..
속이 상했습니다..
육만구천원에 얼굴에 철판깔고 서있었어요..
사드려두 육만구천원 짜리 선물도 제게 받는건 부담이셨겠죠..
남편이 원망스러웠어요..

그리고 나서 마트에 갔습니다..
남편이 우리가 구두를 고르는 사이 장을 먼저 볼수 있게 사야될 리스트를 남편에게 주었어요..
이미 남편이 다 골라서 나오고 있었어요..
전 호주산을 사려고 했는데.. 한우로..
칵테일 새우 작은걸 사려고 했는데.. 대하로..
와인도 좋은걸로..
그렇게 골라서 나오더군요..
그렇게 해서 마트에서 산것만 8만원 가량..
시장에서 과일 산거까지 9만원 가량을 썼더군요..

집에와서 열심히 손에 모터를 달고 아주 열심히 만들었어요..
다 치우고 나니 몸이 녹초가 되었어요..
안심스테이크. 크림스프, 과일샐러드, 와인..

그런데..
엄마가 아무 말씀 안하시더라구요..
좀 섭섭했어요..
맛있다고.. 고생했다구..
한마디만 해주셨음..

오늘은 오빠네가 봉투에 현금을 넣어서 왔어요..
표정이 밝아보였어요..
OO가 우리 어제 저녁 근사하게 만들어 줬다.. 라는 말한마디 해주셨음..
나중에 알고보니 오빠네가 드린 봉투에 10만원이 들어있더군요..
며느리는 10만원에 일안하구 생색나구..
자격지심인가봐요..

횡설수설.. 앞뒤가 없죠??
제가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이러지 말아야지 매일 결심하거든요..


IP : 211.227.xxx.168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임오케이
    '04.5.9 9:48 PM (222.99.xxx.110)

    저라도 섭섭했을것 같아요.

  • 2. 서산댁
    '04.5.9 10:22 PM (211.224.xxx.169)

    저 서산에 내려와 살기전과 비슷한 분위기이군요.

    좋은날 있으실 겁니다.

    힘내세요.

  • 3. 믹스맘
    '04.5.9 10:33 PM (218.155.xxx.37)

    하루빨리 독립하세요. 상처 입을 날 많이 생길거예요. 하지만 그래도 부모님이 계심을
    감사히 생각하고 님께서 참으세요. 저도 한 일년 있었는데 제가 소심해서 그 상처가 오래 가더군요. 힘내세요.

  • 4. 새벽공기
    '04.5.9 10:51 PM (69.5.xxx.107)

    그 맘 알거 같아요..

    그래두 잘 하셨어요..그리구 너무 애쓰셨네요..

  • 5. 글쎄
    '04.5.9 11:17 PM (61.42.xxx.246)

    부모님께선 속으로 생각 하셔도 깜빡 잊어버리고 말씀 못하셨을수도 있고..
    우리 부모님들이 다들 표현들을 잘 안하시잖아요 ..
    아들 며느리가 따로 살아도 어버이날이라고 잊지않고 찾아온것이 반가우셨겠죠 ..
    부모님께 성심껏 대접해드렸다는 좋은기억만 하세요 ..
    따로살면 맘먹고 음식 해드리는것도 쉽지는 않잖아요 ...

  • 6. 크리스
    '04.5.10 1:04 AM (211.203.xxx.188)

    딸은 내자식이니 편하고...내맘 알려니 싶은거고...며느리느느 신경써서...대해주시느라 그런거 아닐까요...^^

  • 7. ....
    '04.5.10 7:32 AM (220.118.xxx.114)

    차라리 안심 스테이크 보다 구두를 사드렸으면 좋지 않았을까요?
    어른 들은 양식 별로 안좋아 하시던데...말씀으론 부담 스럽다고
    하시더라도 누구나 자신이 꼭 필요한 물건이 생기면 좋아하잖아요.
    내년 어버이날에 참고로 하시고 마음 푸세요. 상처 받은것 오래 가지고
    있으면 우울증으로 가더라구요. 힘내세요.

  • 8. 이영희
    '04.5.10 8:39 AM (61.72.xxx.35)

    같이 다먹는건 당신 해준것같지않으셨을꺼예요. 이상하게 그러시더군요. 오로지 작아도 당신만의 선물을 더 원하시죠. 사실 선물은 그런 의미이긴하지만.........

  • 9. 돌무덤
    '04.5.10 8:56 AM (61.73.xxx.124)

    저희 시어머니도 음식은 별로 공을 안 알아주세요. 그냥 한끼 먹는밥이라고 생각하시거든요. 첨에는 잘 보인다고 준비했는데, 그냥 대충 구석에 밀어놓고, 자신은 이런 신식 음식은 별로이시라고, 딱 잘라 말씀해주셨죠...

    ㅠ_ㅠ 저희 시어머니가 워낙 솔직하신분이라서...그렇게 알려주신 덕분에, 모든 행사는 이제 현금으로 한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해보면 젤 말이 안나오는 선물 같아요. 속도 덜 상하구요. 저도 이것저것 일주일동안 선물걱정하고 흐뭇하게 포장해서 해드렸지만, 들려오는 소리는...너는 이런게 필요하냐? 나는 이런거 필요없다...

    여하튼 모든 시댁 형제분들은 다들 이제 꽃한송이 없이 모두 그돈을 합쳐서 돈으로 드립니다. 음식준비도 안하죠. 그냥 봉투만 두툼하게 해드립니다.

    얼마나 좋아하시는지...결혼하고 첨으로 저희 시어머니도 그런게 웃으실줄 아시는 분이라는거 알았습니다.

    친정부모님은 작은 정성이 담긴 선물을 너무 귀하게 받아주셔서, 그런거 모르고 살다가 많이 힘들었거든요. 저희 엄마는 저 초등학교때부터 드린 카드나 엽서등을 소중하게 장농서랍에 간직하시는 분이라서요...

    정 맘에 걸리시면 조금 더 무리하셔서 다만 얼마라도 쓰시라고, 주머니속에 슬쩍 넣어 드리세요. 그때는 형편이 안되서 못 드렸는데, 지금에서라도 드린다고요. 카드랑 함께요.

    나이가 드시면 어린아이가 된다는 말...저 요즘 참 실감하고 살고 있습니다.

  • 10. 김혜경
    '04.5.10 11:18 AM (211.201.xxx.84)

    원래 가까이 잘하는 자식은 표가 안나는 법이에요. 섭섭하시겠지만 푸세요.

  • 11. 원글쓴 이..
    '04.5.10 11:41 AM (211.222.xxx.160)

    드디어.. 피곤한게 몸으로 나타났어요..
    좀 피곤한데다 마음까지 그러구.. 신경이 날카로우니..
    그게 몸으로 표현을 하네요..
    아침에 일어나니.. 눈에 모래가 낀것처럼 안좋네요..
    또 결막염이 왔나봐요..
    친정살이하면서.. 층은 다르지만..
    밥 다해서 드리고.. 빨래 다해서 드리고..
    엄마는 집안일 거의 안하십니다..
    김치나 고추장 된장 같은거는 담아주시긴 하구요..
    아빠 식사를 제가 책임지지요..
    어린 애 둘데리고..
    지지고 볶고 하면서도 우리만 살때처럼 대강 살수가 없어서..
    이렇게 자주 아픈가봅니다..
    어떤날은 이비인후과.. 안과.. 비뇨기과..
    이 세군데를 하루에 다 가야할때두 있습니다..
    가면 하나같이 하는 똑같은 말..
    쉬세요.. 왜 그렇게 매일 피곤하게 그래요? 쉬어야 낫지..
    그런데..
    친정이라두 쉴수가 없습니다..
    엄마보구 도와달라 소리도 못하겠어요..
    면목이 없어서..
    죽어라구 일하지요..
    두집 살림을 어린 연년생 애둘을 데리고 합니다..
    매일 병원을 밥먹듯 다녀도..
    엄마하시는 말씀..
    그러니까 인터넷좀 하지마..
    그러니까 힘들지..입니다..

  • 12. yooky
    '04.5.10 12:01 PM (211.119.xxx.67)

    저도 친정에서 몇년 살아봐서 님의 심정 이해합니다.
    부모자식 관계라 하더라도 결혼전과 후는 많이 다른것 같습니다.
    내가 힘들때라 더 자격지심에 별거 아닌것에도 많이 섭섭하고...
    하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오심 나중에는 부모님께 감사하실거예요.
    그래도 내가 어려울때 들어갈 친정이 있다는게 감사하죠
    또 부모님도 나 때문에 여러가지로 마음고생하시면서 속상하시다는 것도
    생각하시면...

  • 13. 지나가다
    '04.5.10 6:54 PM (211.210.xxx.222)

    저도 마음이 아프네요.

    저도 친정생활 해봐서 압니다.

    가끔은 밤에 소리 죽여 울 때도 많아지요.

  • 14. 고릴라
    '04.5.10 11:57 PM (211.215.xxx.220)

    아마 엄마가 마음이 아파서 말씀 못하셨을 수 있어요.
    너무 섭섭해하지말고 마음푸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2834 잘사는 시댁... 4 고민상담 2004/05/07 1,539
282833 안녕하세요? 4 도전자 2004/05/07 878
282832 살수록 자신이 없어지고 뭘 할 용기가 나질 않아요 6 그곳에서서... 2004/05/07 1,226
282831 친정에 얹혀 사는거 힘들까요? 6 봄날은 간다.. 2004/05/07 934
282830 "오늘은 익명" 님에게.....^^ 10 산.들.바람.. 2004/05/07 1,597
282829 어머니 선물로 니트 앙상블을 샀어요~ ^^ 4 sooya 2004/05/07 886
282828 앙~~~시상에 이런일이...ㅠ.ㅠ 6 미스테리 2004/05/07 1,283
282827 혜경샘님 동영상강연자료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세요 2 초보엄마 2004/05/07 876
282826 <퍼옴> 자녀에게 주는 교훈 5 이희숙 2004/05/07 895
282825 無동생이 상팔자인 것 같습니다. 8 기차여행 2004/05/07 1,661
282824 샘 감사합니다. ^^* 1 제임스와이프.. 2004/05/07 867
282823 답답해서요.여러분들 답글 기다려요 7 익명으로.... 2004/05/07 1,105
282822 삶이 힘겹다고 느끼시나요? 삶을 얼만큼 절실히들 사시나요? 55 김흥임 2004/05/07 3,081
282821 남편이랑 어떻게 화해하세요? 10 우울한사람 2004/05/07 1,274
282820 반갑습니다.. 3 보라둥이 2004/05/07 710
282819 낼은 어버이날이네요~~ 5 아이리스 2004/05/07 881
282818 저혈압과 고혈압 4 궁금이.. 2004/05/07 915
282817 찌개 함께 떠먹지 마세요,, 14 푸우 2004/05/07 1,540
282816 한의원에서감기약먹지말라네요.. 10 아프락사스 2004/05/07 1,348
282815 브라이택스 카시트팔려고요... 16 snooze.. 2004/05/07 940
282814 이런 느낌 받아 보셨나요? 11 champl.. 2004/05/07 1,249
282813 병아리 이야기 2탄 10 이론의 여왕.. 2004/05/07 880
282812 병아리 이야기 (1탄) 8 이론의 여왕.. 2004/05/07 875
282811 처음 인사드려요 2 파스타 2004/05/07 619
282810 안동 수예당(?)가보신분 어떤가요? 4 내당댁 2004/05/06 935
282809 무엇으로 말하는가 ? 10 집이야기 2004/05/06 1,216
282808 용달차 부르는 비용 7 옛사랑 2004/05/06 901
282807 쉰 다섯 살배기의 사치 프로젝트 6 깜찌기 펭 2004/05/06 1,634
282806 남편이 신용불량자 되게 생겼어요 5 진주 2004/05/06 1,355
282805 꽃차에 대하여.. 2 나니요 2004/05/06 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