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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죽었어요

고양이 조회수 : 1,354
작성일 : 2011-05-20 17:38:07

아침에 출근하는데 고양이 한마리가 찻길에서 비틀거리면서 있더군요.

차를 피하려고 비틀거리며서 피하는데 아슬아슬하게 제 차 앞으로 뛰어들었어요.

급브레이크를 밟고 비상등켜고 뛰어나가보니 차에 치지는 않았는데 숨을 몰아쉬면서

엎어져 있더군요.

얼른 안아다가 보조석에 두고 다시 운전해서 출근을 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일단 상태를 보니 죽을 것 같더군요.

아까 그렇게 미친듯이 무서워하면서 뛰더니 차 안에서는 안심이 된듯

눈을 감고 숨을 몰아쉬면서 가만히 누워있었어요.


병원에 데려가야되나, 출근은 어떻하지 오만생각을 하면서

일단 차를 세우고 고양이 보니 아주 작은 새끼 고양이더라고요.


쏟아지는 빗속에 하얀 새끼고양이가 엄마도 없이 얼마나 무섭고 당황했을지..

불쌍하더군요... 상태는 좋지 않아보이고..


일단 죽을것 같았지만 혼자 차안에서 죽게 놔둘 수는 없다 싶어서

무릎 담요로 조심스럽게 싸서 품에 안았습니다.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올때까지만 해도 심장이 뛰었는데

방에 도착해 보니 이미 세상을 떳더군요.


이 작은 고양이에게 험난했을 세상을 생각하니 참 마음이 아픕니다.


반쯤 떠있는 작은 눈을 감겨주고  작은 상자에 담아두었습니다.


이제 퇴근해서 집에가면... 마당에 벗꽃나무 밑에 묻어주려고요.

비가왔으니 땅이 잘 파지겠지요.



불쌍한 작은 고양이, 그래도 죽을때 혼자 차가운 길바닥에서 죽지 않아서

죽을때는 따뜻한 품안에서 죽었으니까.. 하며 혼자 위안을 삼아봅니다.



IP : 61.78.xxx.102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5.20 5:39 PM (59.13.xxx.72)

    아..
    눈물 나네요..

  • 2. 아....
    '11.5.20 5:41 PM (61.43.xxx.43)

    짠하네요.
    잘 묻어주신다니 다행이고요.
    다음생에서는 오래 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3. ...
    '11.5.20 5:42 PM (220.80.xxx.28)

    ㅠ.ㅠ
    님 복받으실꺼에요. 아깽이가.. 짧고 힘든삶을 살다 갔네요..
    님이 마지막 곁을 지켜주어...그리 외롭진 않았을꺼에요..
    잘가..나중엔 길이아닌..따뜻한곳에서 새 생을 맞이하길..

  • 4. 고맙습니다.
    '11.5.20 5:44 PM (218.51.xxx.19)

    아이참......
    고맙습니다. 그리고 새끼고양이도 아마도 마지막에 안심하며
    잘 갔을 겁니다.

    정말....

  • 5. 아가야~~~
    '11.5.20 5:46 PM (211.215.xxx.39)

    세상의 짧은 소풍 끝내고...
    잘 가...
    원글님이 가는길 지켜주셔서 감사해요....ㅠㅠ

  • 6. 야옹
    '11.5.20 5:47 PM (112.153.xxx.15)

    비도 오는데...너무 맘아픈 얘기네요.
    이땅의 길거리 고양이들 묘생이 다들 그러하겠지만요.

    불쌍한것 외면치않으시고
    마지막 가는길 고통스럽겠지만
    그래도 따뜻한 담요에 쌓여
    모르는 님의 품에서 조용히 눈감을수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네요.

    원글님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일텐데
    외면치 않으시고....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복 많이 받으시고
    아기고양이도 이젠 편히쉬고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여라

  • 7. 저도..
    '11.5.20 5:51 PM (222.106.xxx.220)

    지난주에 동네 빌라 지하에 어미길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주민들이 내다 버리라고 해서 경비아저씨가 박스에 아기들을 넣어놨더라고요. 일주일밖에 안된 애들같았는데... 어미는 사람손타고나니 젖물릴 생각도 안하고. 네마리를 거두었는데 한마리가 죽었어요. 그날 장례식장 갈일이 있어서 친구랑 검정색 정장하고 묻어주었네요.
    무지개 다리 건너는 아이들, 다음번엔 행복하게 오래살길 바랍니다.

  • 8. ㅠㅠ
    '11.5.20 6:06 PM (118.32.xxx.209)

    고맙습니다. 차가운곳에서 험하게 가지 않아서ㅠㅠ
    복받으실꺼에요.

  • 9. 참맛
    '11.5.20 6:15 PM (121.151.xxx.92)

    참 다행이군요.
    그나마 따스한 품에서 눈을 감을 수 있었으니.

  • 10. 고마워요.
    '11.5.20 6:28 PM (220.86.xxx.221)

    비도 내리고.. 원글님 고마워요. 천덕꾸러기같이 따뜻한 시선 한 번 받지 못하고 무지개 다리 건넌 아깽이 원글님 따뜻한 마음에 손길 있어서 잘 건너갔을거예요. 왜 자꾸 눈물이 나오는지.. 차가운 빗길에 어리광 부릴 아깽이가 방향도 모르고 여기저기 피해다녔을 모습 상상하니 자꾸 눈물이 나네요.

  • 11. ^^
    '11.5.20 6:34 PM (220.116.xxx.10)

    그래도 따뜻한 이야기네요... 다시 태어나면 더 좋은 곳에서 태어나길...

  • 12. 고맙습니다.
    '11.5.20 8:11 PM (121.135.xxx.246)

    애처로운 생명 가는길 덜 무섭고 덜 외롭게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생에는 듬뿍 사랑받는 곳에 태어나길...

  • 13. 아..
    '11.5.20 9:28 PM (14.42.xxx.34)

    잘하셨어요...
    몇년전에 본 광경인데 자꾸 잊을만하면 한번씩 떠올라요..
    골목길가에 새끼 고양이가 죽어있는걸 봤는데 꼬리쪽부터 머리쪽을 향해 차가 돌진했는지 몸속의 내장이 그 작은 입으로 다 쏟아져나와 죽어있더라구요
    너무나 놀라서 얼른 시선을 피했는데 0.1초간 본건데도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볼일 보고나서 다시 와보니 그새 누군가가 치웠더라구요..

  • 14. 원글님
    '11.5.21 12:08 AM (24.199.xxx.103)

    저도 원글님에 감동해서 로긴했어요.
    한 생명 가는 길 지켜줘서 덜 무섭고 덜 외로웠을 거에요.
    너무 좋으신 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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