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리빙데코 최근 많이 읽은 글

리빙데코

손끝이 야무진 이들의 솜씨 자랑방

제 목 : 제주도 시골집 텃밭 마당 이야기

| 조회수 : 15,773 | 추천수 : 0
작성일 : 2017-08-11 12:28:06

김녕 바닷가 마을에 시골집을 구하고 나서, 집 고치는 건 오히려 쉬웠습니다. 
진짜 문제는 마당이었죠.
마당이 무려 100평 정도 됩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아 야생의 생태계를 회복해가는 중이던 100평의 마당....



제일 쉬운 방법은 제초제를 쏟아부은 후,  다 말라 죽고 나면 한 번 갈아엎는 겁니다.   
문제는, 제초제를 칠 수가 없었다는 거예요.
제초제가 평소 우리 가족의 생각에 반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옆집 때문이었습니다.
옆집에는 베트남전에 참전하셨다가 고엽제 피해를 입으신 할아버지가 사세요.
이 분 가족들이 제초제에 트라우마가 있으셔서, 제초제 냄새가 조금이라도 나면 아주 많이 괴로워하십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일이라서, 약 쳐서 싹 없애버리라는 주변 다른 집들의 압박을 꿋꿋이 버티고 저걸 다 손으로 뽑았네요.  







마당을 정리한 후, 앞마당과 뒷마당에 제주도 금잔디를 심었어요.
금잔디는 일반잔디보다 훨씬 촘촘하게 자라고, 깎아줄 필요가 없어요.
밟으면 폭신폭신합니다.





잔디를 심어도 심어도 마당이 남아요.
남의 집 100평은 우스운데, 내가 풀 뽑고, 잔디 심고, 관리해야 하는 100평은 광활한 평원처럼 느껴집니다.
남은 부분에 기왓장을 사다가 텃밭을 만들었어요.





모종은 제주시 오일장에서 삽니다.
오일장은 철따라 모종이며 꽃나무에서 약재용 굼벵이까지, 없는 게 없는 기이한 마법 소굴 같은 곳이예요.





저렇게 모종을 조금씩 사다가 조로록 심을 때만 해도 후일 무슨 일이 닥칠지 몰라 참 즐거웠지요.





벤치에 앉아 잔디마당과 텃밭을 바라보면 얼마나 좋던지!





손님이 없을 때는 우리 식구가 머물지만, 김녕집은 주로 한달살기로 임대를 합니다.  
손님 가족은 텃밭에 심어진 게 뭔지 잘 모를 수도 있으니까, 이름표가 필요할 것 같아 종류별로 다 꽂아놓고요.
좀 규모있는 소꿉놀이 하는 기분이었달까요? 





상추들이 아기자기, 오밀조밀, 행복했던 과거네요. 
   




그러나 로메인상추는 제대로 따먹을 새도 없이 순식간에 자라 나무가 되었고,





깻잎에는 벌레구멍이 잔뜩이고,





무엇보다 방울토마토 한번 따먹으려면 요리조리 팔을 넣어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거.
방울토마토가 저렇게 크게, 무성한 나무처럼 자라는 줄 꿈에도 몰랐던 초짜라 너무 촘촘하게 심었던 거죠.
따기는 힘들지만 맛은 끝내줍니다.
아들아이가 방울토마토 맛에 충격받았다고 했어요.

하지만 상추가 나무가 되고, 토마토가 무섭게 커진 게 무어 그리 대수겠어요 .





벌레 먹은 걸 보니 약을 안 친 건강한 채소구나... 하면서 먹으면 되고요.





바질도 더 억세지기 전에 따서 음식에 곁들여 먹으면 되고요.




물 맑은 김녕에서 물놀이하다가,





뒷마당 평상에 앉아서 바람도 쐬고, 고기도 구워먹고... 그렇게 지낼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텃밭을 만들어놓고 좋아라 하던 그때만 해도 말이죠.





그러나 우리는 한달살기 문을 열고 첫 장기손님이 다녀가신 후, 시골집의 흙마당이란 어떤 것인가! 를 몸소 깨닫게 됩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번에 할게요.
눈물 좀 닦고요. ㅎㅎㅎ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초록하늘
    '17.8.11 2:35 PM

    결재 어디서 해야 더 볼 수 있나요!!!!
    마당 100평을 풀뽑고 잔디 심고...

    전원생활의 꿈이 로그아웃 되네요.

  • 낮에나온반달
    '17.8.12 10:10 AM

    제가 멍청해서 그래요.
    남들은 이런 짓 안 하고 잘들 하더라고요.

  • 2. 해비해비
    '17.8.11 2:43 PM

    아.. 궁금합니다..
    예쁜 텃밭이 어찌되었는지요?

  • 낮에나온반달
    '17.8.12 10:11 AM

    방금 결과 보고 했습니다. ㅎㅎ

  • 3. 단비
    '17.8.12 6:46 AM

    이렇게 끊으시면 아니되옵니다~ㅎ
    텃밭이 다시 잡초밭으로 돌아 갔나요?

  • 낮에나온반달
    '17.8.12 10:12 AM

    비슷합니다^^

  • 4. remy하제
    '17.8.14 3:52 PM

    로메인상추는 서늘한 곳에서 잘 자라는 애들입니다.
    상추류가 다 그래요.
    너무 더우면 곧바로 꽃대가 올라오는 추대현상이 일어납니다..
    대신 가벼운 서리는 한두번 맞아도 살아요..
    한여름, 상추는 포기하시고..9월쯤에 다시 모종 사다 심어보세요..

  • 낮에나온반달
    '17.8.14 5:34 PM

    올여름 상추 농사는 완전히 망했어요 ㅎ
    말씀대로 9월께 다시 시도해 보겠습니다
    그때 심어도 된다니 위로가 되네요

  • 5. vlfflvls
    '17.8.14 8:46 PM

    김녕의 한적한 바닷가 넘 좋은데 ...집도 예쁘네요!

  • 낮에나온반달
    '17.8.15 9:46 PM

    맞습니다.. 김녕 정말 좋죠

  • 6. 카민
    '17.8.15 9:08 AM

    담에 기회되면 한달살기
    제가 손님되고싶네요ᆢㅎ
    쥔장님이랑 잘맞을것같은 예감~*

  • 낮에나온반달
    '17.8.15 9:48 PM

    하하 그런가요
    특별히 잘 맞는 분이 있는 건 맞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3184 이걸 뭐라고 부르죠? 커팅 기계? 자동 가위? 13 소년공원 2019.08.13 2,771 0
3183 버리려던 청바지의 재탄생 4 주니엄마 2019.07.18 4,280 0
3182 갑자기 아기옷에 꽂혀 11 쑥송편 2019.07.14 2,693 0
3181 비치타올 활용해서 비치가운 (?) 혹은 비키니 가리개 .. 12 소년공원 2019.07.11 3,748 0
3180 작아진 청바지로 앞치마 만들기 6 소년공원 2019.06.29 4,876 2
3179 아토피 아이에게 도움되는 백토 셀프인테리어 후기예요 2 7tkdnsk22 2019.03.29 4,784 0
3178 겨울철 난방비 절약하는 방법 4 앗녕앗녕 2019.01.04 12,627 1
3177 겨울커텐 셀푸로 달기 3 고고 2018.10.30 13,539 2
3176 100만원 미만으로 호텔객실 흉내내기 10 고고 2018.10.25 26,156 2
3175 수국 좋아하세요? 15 여름바다 2018.09.09 15,507 3
3174 버리는 팁^^ 6 고고 2018.06.21 30,582 3
3173 할마시와의 전쟁^^ 16 고고 2018.06.19 18,064 3
3172 디즈니 크루즈 타고 이번에는 알래스카로 가즈아~ 21 소년공원 2018.06.16 17,463 1
3171 한땀 한땀 이태리 장인 정신으로 13 로즈마리 2018.04.13 22,195 2
3170 퀼트 트리입니다 6 테디베어 2017.12.22 18,129 0
3169 전역기념 이불과 베개 10 솜구름 2017.12.11 19,780 0
3168 만원에 세 장 큰 머플러로 7 고고 2017.11.06 27,206 0
3167 재봉틀로 홈 커튼 만들기 14 myzenith 2017.10.25 17,490 0
3166 가마니원단으로 침대 매트 만들었는데, 넘 예뻐요 재봉틀.. 6 arbor 2017.10.14 23,932 1
3165 분당 미*지 가구점에서 절대 사지마세요 22 유리상자 2017.10.12 25,206 0
3164 소파고민 끝났어요...ㅎ 10 바이올렛 2017.09.25 21,235 0
3163 소파색 고민이에요. 14 바이올렛 2017.09.18 14,092 0
3162 제주도 시골집- 도깨비 조명 자작기 12 낮에나온반달 2017.09.12 18,417 1
3161 남의 집 원목 식탁 18 옹기종기 2017.08.25 24,710 0
3160 공장가동중 - 파우치, 에코백, 앞치마 3 헝글강냉 2017.08.23 10,868 0
3159 리빙데코 데뷔합니다 4 소라 2017.08.23 8,722 0
3158 제주도 시골집 - 한여름의 위력 23 낮에나온반달 2017.08.12 19,036 0
3157 제주도 시골집 텃밭 마당 이야기 13 낮에나온반달 2017.08.11 15,773 0
3156 망가진 양산으로 만든 에코백이에요 23 오후네시 2017.07.30 15,319 1
3155 진주의 레인보우 룸 (고무줄 놀이) 8 보배엄마 2017.07.25 7,086 1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