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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 조회수 : 1,477 | 추천수 : 1
작성일 : 2021-10-31 10:26:48




나훈아 씨가 부른 홍시라는 노래의 가사 중에

“ 생각이 난다 . 홍시가 익으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 ♬ ”

 

그런데 나는 울 아빠가 생각이 난다

홍시를 손에 쥐시면  달콤함과 부드러움에 감루를 흘리셨다 .

 

감성이 풍부하셨던 울 아빠가 생각이 난다 .

나무에서 잘 익은 홍시를 보니 더욱 생각이 난다

도도/道導 (ggiven)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농민들과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페이스북에 사진 칼럼으로 소통합니다.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태선
    '21.10.31 3:42 PM

    저도 감나무를 보면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못 배우고 거칠고 무뚝뚝하고 체구가 작으셨던 아버지.

    저는 6남매중 조금 똑똑했던거 같습니다.
    초등 3학년때 어쩌다 반에서 꼴지하다
    평균을 80점 넘기고 담임샘 칭찬에
    공부에 재미를 들였던거 같아요.
    나름 손재주도 있어 교내 미술대회 상도 휩쓸고
    중등때는 성악도 했더랍니다.
    고등때는 시골에서 유일한 인문계고에 입학하여
    교대를 꿈꾸었죠.
    그런데 아버지는 집이 가난하다고 아예 원서를 못 쓰게 하셨습니다.
    제 아래 여동생과 남동생도 있어 빨리 취직해서 동생들도
    고등교육까지는 마치도록 하셨지요.
    대학을 가고 싶어 원서비를 받기 위해서 5일을 굶었습니다.
    원서비 안주면 굶어죽겠다고 아버지에게 협박 아니 협박으로
    굶은 지 6일째 되던 날,
    아버지가 어차피 못 갈 대학, 니 소원이면 원서나 써봐라하며
    돈을 주셨지요.

    성적은 부산교대는 무리고 진주교대는 안정적이었는데
    머리를 굴러서 부산으로 가면 작은 집이 있어 숙식은 가능하다 싶어
    무리하여 부산교대를 지원했지만 불합격하고
    후시험으로 부산에 있는
    사립대학 전학년 장학생으로 합격하고
    알바와 장학금을 유지하기 위해서 독하게 공부했습니다.
    4학년때 공무원 시험에 합격을 하고
    29년째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아버지를 엄청 미워했고 집에 가면
    엄마에게만 말하고 아버지는 그림자 취급을 하곤 했습니다.
    밥상머리에서 아버지가 말을 붙여도 대답도하지 않고
    계속 무시만 했습니다.

    27살에 한 남자를 데리고 인사를 시키고
    결혼식 전날까지도 아버지를 무시하고
    아버지 팔짱을 끼고 예식장 입실 연습도 아버지가 미워
    연습도 안했습니다.

    결혼식 당일 신부대기실에서 초등,고등,대학친구, 선배들과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아버지가 신부대기실 모퉁이에서
    드레스를 입은 제 모습을 보고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빨간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계신 모습을 보고
    목이 메여 순간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우여곡절로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친정에서 하루 1박을 하고
    울산으로 출발하는 날, 저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아버지를 안았습니다
    저보다 켯던 아버지는 키가 오그라들어 제만 했고
    등도 많이 굽어 말라서 체구도 저만 했습니다.
    더 있다가는 폭풍오열을 할 거 같아
    신랑 차를 타고 돌아보지 않고 울산으로 달렸지요.

    3년이 지나 첫아들을 낳고 친정으로 몸조리하러 갔습니다.
    3일째 되던 날 엄마가 싱싱한 단감을 깍아주셨어요.

    아버지가 제가 감을 엄청 좋아하니 실컷 먹으라고
    단감나무와 대봉 감나무를 여러 개 심으셨다고,
    아버지가 되어 딸래미가 대학을 가고 싶은 데 형편이 넉넉치 못하니
    딸래미가 곡기를 끊고 아버지에게 반항하는 모습을 보고
    독한년이라 하면서도 밭에서 일을 하다가도 밤에 잘려고 누워서도
    우셨다고 엄마가 말씀을 하셨지요.
    그말을 듣고 입안에서 씹던 단감을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이후 저와 아버지는 저의 일방적인 무언의 화해로 잘 지냈더랍니다.

    해마다 이 맘때면 친정에서 단감과 대봉이 여러박스 옵니다.
    아버지가 제가 좋아한다고 해마다 보내주셨던 감....
    홍시를 보면 저도 도도님처럼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해매다 감은 오지만 이제는 아버지가 계시질 않습니다.
    2012년에 아버지는 80세가 되시고 10월에 주무시면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는 계시지 않지만 아버지 품만큼 넉넉하고 거대한 감나무가
    친정집앞에 25년채 주렁주렁 풍성한 열매를 품고 저를 반기고 있습니다.

    울 아버지 "김윤도" 살살 맞고 독하다고 했던 아버지 딸이 말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생에도 아버지와 딸로 만나요. 안녕,,울 아버지....

  • 도도/道導
    '21.10.31 4:05 PM

    이런 장문의 수필을 댓글로 받아보기는 처음입니다.
    작은 글과 사진이 이렇게 감성을 자극할 수 도 있구나 하니 마음이 벅찹니다~
    글을 통해 전해지는 감동이 감사함으로 가득합니다~
    졸작에 함께 느낄 수 있는 나눔이 이어 고맙습니다

  • 2. 도도/道導
    '21.10.31 4:05 PM - 삭제된댓글

    이런 장문의 수필을 댓글로 받아보기는 처음입니다.
    작은 글과 사진이 이렇게 감성을 자극할 수 도 있구나 하니 마음이 벅찹니다~
    글을 통해 전해지는 감동이 감사함으로 가득합니다~
    졸작에 함께 느낄 수 있는 나눔이 이어 고맙습니다

  • 3. 어리벼리
    '21.10.31 5:45 PM

    홍시 사진과 김태선님의 댓글을 보니
    가슴이 뭉클 합니다.
    달콤한 홍시 사러 가야겠습니다.

  • 도도/道導
    '21.10.31 9:46 PM

    사진은 우리의 감성을 소환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달콤한 홍시가 마음까지 부드럽게 할 수 있으시기를 기대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 4. 김태선
    '21.10.31 7:03 PM

    제가 되려 도도님께 감사드립니다.

    몇일전 아버지 제사를 마치고
    오늘 82에 들어온 순간
    홍시 사진을 보고
    사무실에서 엄청 울었습니다.
    두 아들을 낳고 제가 오십줄을 넘어서야
    아버지를 이해하기에 참말로 철딱서니 없는 딸이지요.

    아마 다음 주 쯤에 엄마가 대봉을 보내주실거예요,
    대봉 하나하나 먹으면서 아버지를 떠올리고 되새겨보겠지요.

    큰 아이가 저를 닮아 홍시를 엄청 좋아 합니다.
    그 아이가 현재 제가 가고 싶어 했던
    교육자의 길을 밟고자 다니던 경영학과를 포기하고
    특수교육과를 지망하여 어제 6개 학교중
    @@대학교 합격소식을 어제 들었습니다.

    해마다 대봉이 오면 튼 아이가 깨춤을 추면서
    자기방 창문틀에 일렬로 세워놓고 홍시되기를
    기다리곤 합니다.

    아버지는 경북 영천 호국원에 계십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못 가본 지 여러 해,,

    담주에는 꼭 갈거라 다짐해봅니다.
    아버지,, 조만간 내가 간다이~
    아버지 좋아하시던 거 사가지고
    갈게요..기다려요...

  • 도도/道導
    '21.10.31 9:50 PM

    네~ 지금은 대면 하실 수 없어도 누우신 곳에서 마음으로 많은 대화를 나누세요~
    저는 집 가까운 곳에 계셔서 오가며 들리기도 합니다.
    아버님과 아름답고 행복한 조우가 있으시기를...
    감사에 감사를 더해봅니다.

  • 5. 쵸코코
    '21.11.1 9:42 AM

    저는 요양원을 운영중이라 어르신들 간식에 관심이 많답니다.
    우리 어르신들 요즘 최고의 간식은 '연시'입니다.
    달콤하고 부드럽고.....
    '반중 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나다...'는 시조가 생각 나지요.

    찬서리 맞은 홍시에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는 노랫말에 공감 합니다.

  • 도도/道導
    '21.11.1 10:58 AM

    홍시는 참 많은 사연과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 6. 프리스카
    '21.11.2 10:18 AM

    홍시가 이렇게 예쁘기까지
    저는 사과 홍옥을 보면 엄마가 생각납니다.
    학교 다녀오면 귀에 대고 몰래
    찬장에 사과 있으니 어여 가서 먹어라
    4남 1녀라고 엄마가 따로 챙겨주셨어요.
    김태선님 저는 마음이 여려서
    대학 입학금 달라고 떼도 못쓰고
    밑으로 동생이 셋이라 그냥 취직했었어요.

  • 도도/道導
    '21.11.2 12:58 PM

    태선님이 읽으시면 공감과 격려의 댓글이 이어질 겁니다~
    예쁜 홍시로 홍옥을 떠올리고 어머님 생각까지 이어져서 회상할 기회로 삼으셔 다행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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