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보릿고개

| 조회수 : 493 | 추천수 : 0
작성일 : 2020-05-11 23:49:16

1960 년대 초중반

연이어 극심한 가뭄으로

천수답은 모내기를 하지 못하고

잡곡을 심었지만 소출이 신통치 않아

추운 겨울을 온전히 나는 농가들이 많지 않았다 .

그래서 무밥을 해먹기도 하고

시래기 밥을 해먹기도 하고

고구마로 끼니를 떼면서

모자라는 식량을 최대한 아껴먹어도

항상 봄이 되면 먹을 것이 없어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기도 하고

봄이면 논에 무성한 독세기 씨를 바가지로 걷어서

개떡을 쪄먹기도 하지만

그래도 모자라는 양식을 채울 수가 없었다 .


그 시절

먹을 것이 없어 배를 골던 시절

유일한 먹을거리는

여물이 채 여물지도 않은 풋보리를 베어다

목을 따서 솥에 쪄

막 쪄서 뜨거운 보리모가지를 덥석에 펴고

손으로 문질러 보리알을 빼서 말려

말린 보리를 매에 갈아서 죽을 쒀서

허기진 배를 달래던 시절이 있었다 .

그렇게 허기진 배를 달래던 푸른 보리죽을

“ 청맥죽 ” 이라고 했다 .


연이은 농사철 가뭄으로 모내기를 하지 못해

겨울식량도 모자라

봄이 되어 보리를 수확하기 전에

채 여물이 여물지도 않은 푸른 보리를 베어다

쪄서 손으로 문질러 알을 빼서 말린 보리를

맷돌에 갈아 죽을 쑤어서 허기를 달래던

그 어렵던 시기를 후세는 보릿고개라 불렀다 .

지금은 그 어렵던 시절에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청맥죽을 만드는 사람도 없지만

있더라도 기름진 음식에 길들여진 사람들 입에

꺼꿀거리는 청맥죽을 먹을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다 .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2253 오늘은 토리가 저에게 온날이에요, ㅎ챌시사진도 도배했어요 11 챌시 2023.09.17 1,426 0
    22252 꼰대의 기억 4 도도/道導 2023.09.17 462 0
    22251 길고양이 봐주세요 11 쑝이 2023.09.17 996 0
    22250 그림 제목 알려주세요 오늘도맑음 2023.09.17 349 0
    22249 방사 가능할까요 ㅠㅠ 4 다솜 2023.09.16 823 0
    22248 가장 즐거운 시간 2 도도/道導 2023.09.15 472 0
    22247 식물 이름이 궁금해요. 2 밥은먹었냐 2023.09.14 1,262 0
    22246 수퍼 블루문이 쉬고 있는곳 4 도도/道導 2023.09.14 644 0
    22245 치안본부 2 도도/道導 2023.09.13 387 0
    22244 탄도항 누에섬 낙조 4 화이트 2023.09.12 601 0
    22243 여름과 겨울 사이 2 도도/道導 2023.09.12 350 0
    22242 즐거운 아이들 4 도도/道導 2023.09.11 623 0
    22241 입양을 기다리는 고양이 데이지 5 suay 2023.09.10 1,955 0
    22240 내가 만든 한자 (정자 추가) 6 도도/道導 2023.09.10 663 0
    22239 떠나는 뒷모습 4 도도/道導 2023.09.09 629 0
    22238 창당 합니다. 12 도도/道導 2023.09.08 1,061 1
    22237 믿지 못하는 결과 4 도도/道導 2023.09.07 613 0
    22236 자동차 수리 문의 요랑 2023.09.06 429 0
    22235 내 세상 네 세상 2 도도/道導 2023.09.06 444 0
    22234 복이 화가 되다 2 도도/道導 2023.09.05 662 0
    22233 수학적 반복으로 3 도도/道導 2023.09.04 466 0
    22232 도마뱀인가요? 7 뱃살여왕 2023.09.03 1,232 0
    22231 영화 한 컷 2 도도/道導 2023.09.02 526 0
    22230 수퍼블루문 6 예쁜솔 2023.08.31 992 0
    22229 이 작품의 제목을 뭘로 할까요? 7 도도/道導 2023.08.31 597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