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삼월

| 조회수 : 1,469 | 추천수 : 1
작성일 : 2019-04-02 01:07:19





삼월 


                                                       박서영


꽃잎들은 긴 바닥과 찰나의 허공이라는 계절을 지나는 중이다. 내가 사랑한 것들은 왜 그리 짧게 살다 떠나 는지. 

변하고 돌아서는지. 무덤 속에서 튀어올라오는 사랑과 입맞춤한다.  나는 북쪽에 살아.  피부는 들판의

풀들처럼 자라면서 늙어가고, 가끔은 잠적하지.  그러곤 튀어오르지.  무덤위에 피는 꽃처럼 잠시 아름다워지기도 해.

생일( 生日 )과 기일( 忌日 )이여. 점점 더 멀어져라.  나의 울음과 너의 울음이 다르다.  저녁과 아침 사이 밤이여.   

점점 더 캄캄해져라.  나는 남쪽에도 살고 북쪽에도 산다.  꽃 피고 지고.  밤하늘이 바닥까지 내려와 있다.  바닥에 흐

르는 은하수.  바닥의 애벌레 좌. 얼룩진 한쪽 벽 구석의 거미 좌. 이젠 천천히 걸어 너에게 간다.  길의 점막에 달라붙

은 꽃잎들.  바닥을 물고 빠는 저 불쌍한 입술들.  벚꽃나무가 핀 너의 가슴은 백야의 시간을 지나는 중이다.


                                          - 문학동네, '연인들은 부지런히 서로를 잊으리라' 중에서




삼월이 갔다


분명 따스한데

믿고 까불다간 얼어 죽는

매서운 미인


아름답고 모진 이들은

쉬이 떠나고, 다신 돌아 보지 않는다.


사랑한 것들과 함께 있을

박서영시인의 명복을 빈다




* 사진 위는 시인의 시

* 사진 아래는 쑥언늬 사설

* 사진은 쑥언늬 꽃밭의 향기가 히야~해서 히야신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고
    '19.4.2 10:41 AM

    토지에서 "계절을 칼로 친다"는 표현이 있어요.

    지금이 그러한 듯

    내일 "생일" 영화 개봉한다오.

    생일은 태어난 날이기도 하고 살아갈 날이기도 하다는 예고편 대사에

    손수건은 없고 휴지 들고 가리다.

  • 쑥과마눌
    '19.4.4 10:48 AM

    표현이 좋구먼요.
    생일이고, 뭐고..남의 것은 챙겨주고, 내 것은 초연하게 지나 가렵니다.
    자꾸 퍼 먹으니, 우세스러운듯하여..ㅋ
    잘 보고 오시라요!

  • 쑥과마눌
    '19.4.4 11:08 AM

    답글 쓰고..뭔 영화인가..찾아 보았더니...ㅠ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3202 갑돌이와 마당냥(코코)의 산책 3 화무 2025.11.12 49 0
23201 내장산~백암산 백양사의 가을 wrtour 2025.11.10 283 0
23200 우리냥이 2탄. 우리집 샴 자매님들 4 루루루 2025.11.10 397 1
23199 입양간 페르시안 사진 공개해요. 남은거 탈탈 6 챌시 2025.11.10 422 1
23198 코스트코 트러플 초콜릿 상태 봐주세요 꽃놀이만땅 2025.11.09 819 0
23197 어서 데려가세요. 집사님들, 페르시안 고양이 맞죠? 3 챌시 2025.11.07 1,159 0
23196 어중간하게 통통하시면 롱스커트 입어보세요. 7 자바초코칩쿠키7 2025.11.06 1,591 0
23195 히피펌 스폰지밥 2025.11.05 2,166 0
23194 수목원 가는 길 4 도도/道導 2025.11.03 721 0
23193 10월의 마지막 날을 기대하며 2 도도/道導 2025.10.31 632 1
23192 고양이 하트의 집사가 돼주실분 찾아요 3 은재맘 2025.10.30 1,457 0
23191 ,,,, 1 옐로우블루 2025.10.30 420 0
23190 내 행복지수는 2 도도/道導 2025.10.30 447 0
23189 우리 냥이 9 루루루 2025.10.30 1,049 0
23188 개프리씌 안부 전해요 11 쑤야 2025.10.29 696 2
23187 견냥이들의 겨울나기 10 화무 2025.10.29 798 2
23186 봄...꽃. 그리고 삼순이. 13 띠띠 2025.10.24 1,190 3
23185 설악의 가을(한계령~귀때기청봉~12선녀탕계곡) 6 wrtour 2025.10.21 808 2
23184 고양이 키우실 분~~ 1 주니야 2025.10.21 1,418 0
23183 어미고양이가 버린 새끼들 사진 3 현경 2025.10.19 1,880 1
23182 구조냥들 2 단비 2025.10.13 1,796 2
23181 숏컷 웨이브, 갖고 간 사진이요. 8 erbreeze 2025.10.09 3,990 0
23180 불 구경하는 사람들 2 도도/道導 2025.10.08 1,276 0
23179 출석용---죽변 셋트장 2 어부현종 2025.10.06 996 0
23178 멀바우 트레이입니다 4 아직은 2025.10.06 2,275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