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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

| 조회수 : 1,460 | 추천수 : 15
작성일 : 2009-05-23 22:29:20













      님의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쓰의 나의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은쳐서 사라졌습니다.
      나의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 때 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의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 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 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제가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고작 하루 종일 눈물만 흘릴 뿐....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한가지
      당신을 위해 "님의 침묵" 을 감히 받칩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당신을 많이 사랑했나 봅니다.
                        
                        2009.05.23. 토요일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날씬꿈
    '09.5.24 6:19 AM

    울컥합니다. 꼭 노무현대통령을 위한 제령시같아요.

  • 2. 진도아줌마
    '09.5.24 3:20 PM

    울지말자고 다짐 하지만 흐르는 눈물을 감출수가 없네요...

  • 3. 탱여사
    '09.5.25 12:36 PM

    날씬꿈님, 진도아줌마님 오늘도 눈물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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