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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거울 남자
여성이든 남성이든 미에의 집착과 관심은
인류가 시작될 때부터 같이 해온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문명인이든 미개인이든 자기애는 있기 마련인데
그 모양새의 각양각색은 문화사에 한획을 그을 테니까요.
최근에 번져오는 꽃미남들의 행태도 그런 분류로 보아
재미나게 관찰해 볼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그런 조류로 몰고 가는 상업주의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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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애(自己愛) 또는 자기도취를 의미하는
나르시시즘은 거울에서 시작된다.
호수에 비친 제 모습에 도취해 물에 빠져 죽은
신화 속의 미소년 나르키소스에게 호수는 거울이었다.
생후 6~18개월 된 어린애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매우 즐거워한다.
자신의 이미지에 매료되고 사로잡히는 원초적 나르시시즘이다.
프랑스 철학자 라캉(1901~81년)은 이를 '거울단계'라고 불렀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나르시시즘이 존재한다.
거울 앞에서 자신의 용모에 스스로 취하는 게 일종의 나르시시즘이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1856~1939년)는 자신의 육체.자아.
정신적 특징이 리비도(성본능)나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을 나르시시즘이라고 했다.
그는 나르시스적 사랑을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현재의 나, 과거의 나, 미래의 나, 한때 자신의 일부였던
어떤 사람 등을 사랑하는 것이다.
거울을 보는 남자들이 늘고 있다(본지 1월 13일자 15면).
메트로섹슈얼, 위버섹슈얼, 크로스섹슈얼 등
생소한 용어들이 속속 등장한다.
용어의 차이는 있지만 패션과 외모에 집착하는
남성을 지칭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성형수술은 물론이고 매니큐어, 눈썹 다듬기, 색조화장,
헤어스타일 관리에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프로이트의 분류에 따르면 '미래의 나'를
꿈꾸는 나르시스트에 속한다.
남성 잡지에 나오는 모델을 꿈꾸며 자신을 '꽃미남'으로 꾸민다.
나르시시즘이 심해지면 정신분열병이나 편집증으로 발한다.
이런 현상 속에 스며있는 얄팍한 상업주의를 간파한 사람은
영국의 문화평론가 마크 심슨이었다.
그는 1994년 일간 인디펜던트에
'거울 남자들(Mirror Men)이 온다'는 기고문을 실었다.
"남성잡지들은 세련된 복장과 액세서리로 치장한
자기도취적(나르시스적)인 젊은 남성의 모습들로 채웠다.
잡지들은 다른 젊은이들에게 부러움과 욕망을 갖고 잡지 속의
남성들을 연구해보라 권유했다."
'남성다움'이란 이름으로 억압된 남성의 나르시시즘이
장삿속과 맞물려 새로운 남성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뜻이다.
남성의 정체성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강인한 인상과 우람한 육체를 바탕으로 남성 우월론을 내세운
마초주의적 남성상은 퇴물이 된 지 오래됐다.
여성처럼 부드럽고 세련되고 섬세한 남성상이 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
화장하는 남성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궁금하다.
고대훈 사건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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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ippo
'06.1.14 7:37 PM저는 아직은 화장하는 남자들이 곱게 보이진 않네요.
그전엔 연예인들이나 하는 줄 알던 화장을 한 남자들을 요즘은 심심찮게 길에서 보게 되네요.
그런데 그냥 지나쳐지지 않고 다시 한번 보게 되는 건 제가 아직은 시대에 뒤떨어진 거겠죠?
님이 올리신 글을 보면 한번쯤 다시 생각을 해보게 하는 것 같아 꼭 읽어보게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2. 반쪽이
'06.1.14 11:49 PMhippo님 반가워요.
저 역시도 요즘 꽃미남에 대한 편견이 있지요.
그러나 조선시대 상투틀던 시대엔 그것이 최고 미이듯
시대가 갖는 상징과 특징들을 거부할 수만은 없죠.
언젠가부터 역사와 세계사에 관심이 갔어요.
자연히 미술사와도 연관이 있어 그 재미에 한참
빠져 있답니다.
그것들의 공통점은 결국 인간의 의,식,주 관행 일체를
더듬어 보는 일이라는 사실을 얼풋 알게 되었지요.
즉, 시대마다 유행한 먹거리와 복장,
그들이 살던 집의 모습을 엿보는 것이죠.
여행 역시도 인간의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다 보기인데
나라마다 기후와 풍토에 따라 조금씩 변화가 있을 뿐
대개 인간 사는 모습은 비슷비슷함을 느끼지요.
그러므로 자기가 서 있는 곳이 곧 세계이며 우주임을 압니다.
그속에 모든 게 다 함축되어 있으니 말이죠.
매일 전하는 신문과 책에는 세상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그 속에 희노애락이 있으며
우린 그걸 통해 슬픔과 기쁨을 공유하죠.
물론 공유의 정도차는 있겠지요.
관심과 애정어린 눈길로 보는 눈과 그렇지 않은 눈과는
엄격한 차이가 있음을 압니다.
경직된 사고의 틀을 벗어나 확장된 사고로 사물을
볼 때 돋보기의 역할을 더 하리라 여깁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저의 심미안을 어여삐 보아주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