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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산에서 선암사까지

| 조회수 : 1,840 | 추천수 : 0
작성일 : 2019-04-02 20:15:19






들머리 접치고개


순천시 조계산 갑니다.

조계산엔 유명한 게 셋 있죠.

송광사,선암사,그리고 두 사찰 중간에 있는 보리밥집.

오늘은 정상 오른 후 보리밥집 거쳐 선암사 갑니다.

선암사는 조계산 동쪽에,송광사는 서쪽에 있어요.

양 사찰 간 6.5키로 산 길(순례길)이 유명하기에 보통 조계산 정상을 오르는 사람은

1.선암사~정상 장군봉~보리밥집~송광사,

2.아니면 역순을 택하죠.

오늘은 접치고개를 들머리로 해 장군봉~보리밥집~굴목재~선암사로 하산합니다.

10여분 오르니 아래로 호남고속도로가 보이고


전형적인 흙산.


양지 바른 곳엔 진달래가.




뭘까요?




히어리


겨울 끝자락 산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나무는?

생강나무가 1등.

2등은 산수유,매화 정도인데 히어리도 2등.

지리산,백운산,조계산 등 남쪽 높은 산에서만 자생하는 고유 특산종.


1시간 반 오르니 정상이 가깝고.


정상 장군봉( 884미터)


북한산 정도 높이네요.

상공에서 보면 조계산은 무등산(無等山),영암의 월출산(月出山)과 삼각형을 이루는 순천의 모산에 랜드마크.


정상에 올랐으니 먼저 주위를 스캔해야겠죠.


정상 주변


산세가 참 부드럽고  보는 눈이 그렇게 편할수가 없어요.

언제 부턴지 여러 산 유형 중 가장 좋아하게 된.

흙산으로 양탄자를 깐듯,그냥 뒹굴어 내려도 될듯합니다


산(山)은 우리 민족에 있어 알파요 오메가!!

물을 주고 땔감을 줍니다. 여기에 들녁서 곡식만 거두면 의식주가 해결되죠.

전 국토의 70%가 산.

더우기 주된 신앙인 불교가 산속으로 들어갔으니 민초들에 있어 산의 존재란...

당연 우리에게 산은 산 이상의 그 무엇이 있습니다.

산 이상의 산,바로 그런 조계산입니다.


먼저 동쪽

멀리 지리산 주능선이 보이네요

우측으로 광양 백운산(전남 최고봉)도.

지리산과 백운산 사이에 섬진강이 흐릅니다.


북쪽


모후산,무등산,백아산이 보이네요.

무등산~백아산~지리산,,,,,그리고 이곳은 조계산!!!

조계산 동쪽으로 백운산이.

조계산 주능선(호남정맥)은 서남쪽으로 고동산~백이산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금전산 아래 낙안읍성과 제석산 아래 별교읍까지 이어집니다.


감이 오시나요???

네,저 산들이 바로 해방 공간과 한국전쟁 시기 파르티잔들의 주요 거점이였습니다.

특히 백아산은 지리산과 서부 전남을 잇는 중간 거점으로 한국전 직후까지 가장 오래 존속한 곳.

전남도당 산하 유격대에다 공병학교까지 있었으니.

오끼나와서 발진한 B29 전폭기가 폭격할 정도로 세력이 강했죠.

소설 태백산맥 말미에 잔존 세력들이 B29 폭격으로 거의 와해되어 가는데

 손승호도 하산하던 중  총에 맞에 사망합니다.

안창민도 위장 귀순을 시도하는데 결국 감옥에 들어가고(현실에선 이들이 미전향 장기수가 됨)


왼쪽 멀리 무등산,,,가운데 W 형상이 화순 모후산,,,바로 우측이 백아산.


그럼 호남정맥의 끝 백운산에서 바라본 조계산은?

아래 사진에.


정상 아래는 너른 분지로 여순폭동 진압 이후에는  다수가 조계산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이전엔 화전민들이 들어와 살았겠죠.


서쪽

앞 능선 길(호남정맥)을 따라 가면 낙안읍성 거쳐 벌교읍이 나옵니다.


배바위(船岩)


하산합니다.

장군봉에서 선암사 방향인 남쪽 능선으로 약 200m 내려가니 높이 15m 정도의 암릉이 나오네요.

육산인 조계산에서는 보기 드문 암릉. 귀한 암릉인데 서사가 없을 리가요.

 언젠가 큰 홍수가 있었고 조계산 정상까지 물이 차오르자 배를 저 바위에다 고정시켰답니다.

순천판 노아의 방주!!

그런데 산들을 다녀 보면 배바위 관련 전설이 참 많아요.

그때 마다 생각이,,, 왜일까?

노아의 방주 원조는 인류 최초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이전의 수메르문명~~~

 이 노아의 방주 얘기가 수세기를 걸쳐 동으로 동으로 전해졌겠죠.

아니면 인간에 있어 최고 자연공포는 홍수였을 터이니

방주를 통한 생존 열망은  어디 문명이든 공통 인식이었을 것이고 .  


사물의 가치는 세월과 함께 변하게 마련입니다.

옛 사람들은 저 바위에서 배바위 가치를 찾았지만 현대인에겐 확트인 전망대를요.


위로 정상 장군봉이 보이고.





남쪽을 보니


발 아래로 선암사-사하촌-상사호-순천만 갈대의 여자만(순천만)-여수시,광양 제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선암사 위쪽 편백나무 숲엘 가신분도 있을 터.

우측으로 편백나무 숲이 짓푸르네요.

그리고 저 상사호는 순천시,여수시,광양시 주민등의 식수원.

조계산 반대편 송광사 아래로는 주암호가 있어요.

바로 광주시,나주시,목포시 식수원.

그리고 상사호와 주암호는 조계산 아래로 뚫린 13키로 도수터널을 통해 상호보완 합니다.

어떠 시나요?

불교 2대 종단인 조계종,태고종의 두 종가가 남북에 똑같은 근수로 버티고 있고,

전남 6개 도시의 식수를 담당하는 그런 조계산입니다.



왼쪽으로 호남고속도가 보이고.

선암사에서 편백나무 아래 계곡길을 따라 오르면 굴목재 거쳐 송광사에 이릅니다.


선암사 하니 생각이,,, 김승옥과 조정래.

김승옥 아버지가 여순사건 관련으로 죽었습니다.여수 중앙초등 운동장에서.

어머니는 조계산에서 선암사,송광사에 대는 산판일을 하며 자식들을 서울로 유학시켰답니다.

그리고 김승옥은 순천고 거쳐 서울대로.

조정래 어버지는 선암사 부지주로 조정래는 선암사에서 태어났고.

이후 환속해 순천서 고등학교 교사를.


선암사 아래 사하촌 보이시죠?

지금은 고급팬션들이 많이 들어섰고.

예전엔 죄다 선암사 소유 토지로 선암사에서 소작을 놓았습니다.

소설 태백산맥에서도 길게 묘사된.

소작민들이 선암사 측에 잘 보이려 명절 때면 떡이며 산자며 바리바리 싸서 바치는.

일부 승려들이 토지의 주민 불하를 요구하다 주지측 승려들에 의해 좌익으로 몰려 수감되고.

불하를 주장하는 승려가 조정래 부친 아닐까? 하는...

당시 그 부친이 한용운과 같은 문학 활동을 했다니 .



<<지금부터 소설 태백산맥 독자 들을 위한 특별 부록>>


남한 단독 정부 수립 반대를 명분으로 제주서 4,3항쟁이 일어나죠.

제주서 가까운 여수 14연대가 급파되고.

하급장교를 중심으로 진압군 파견 반대를 외치며 폭동이.

여기에 여수 순천 일부 주민들 동참.

그 14연대 봉기와 동시에 별교 내 좌익세력들이 별교읍을 접수하면서 소설은 시작.

그러나 3일만에 진압되고 이들의 최종 입산지가 바로 조계산.

바로 앞 능선길(호남정맥)이  염상진,하대치,안창민 등등이 토벌대에 밀려 후퇴하는 동선입니다.

그들은 조계산에 들어와 비트를 파고 은거하면서 조계산을 아지트로 삼죠.

호남정맥은 호남을 남북으로 갈라요.

내장산~강천사~조계산을 거쳐 섬진강변 광양 백운산에서 끝나는데

이곳 조계산에 은신한 세력들은 결국 백운산 거쳐 지리산으로 들어갑니다.

소설에서 좌익들의 퇴로는 바로 벌교읍-(제석산)-백이산-(낙안읍성)-고동산-조계산.

이어 백운산으로 들어가 전남도당을 결성하고 최후엔 섬진강을 넘어 지리산으로.

퇴로가 바로 호남정맥 능선길!


소설에서 초기 주무대가 벌교인 이유가 있어요.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에 여자만(순천만)이.

그 여자만 육지 동쪽 끝이 '순천만 갈대숲(무진기행 배경)'으로 유명한 그곳이요,서쪽 끝이 별교입니다.

순천만 갈대의 용산 정망대에 서면 해가 넘어가는 작은 동산이 보이죠.

그 너머가 벌교 포구. 벌교는 일제강점기 전에는 그냥 작은 포구였어요.

 예전엔 북으로 10키로 위쪽인 낙안읍성 일대가 중심지(관청이 읍성안에).

 낙안읍성은 여자만에서 벌교 포구 쪽으로 들어오는 왜구들을 방어하기 위해 축성된 것.

그래서 옹성을 갖춘 정문도 벌교 포구 쪽을 향하고 있죠.

낙안읍성서 벌교까지는 금전산,백이산,고동산에서 발원한 10키로 하천이 흐르고 양옆으로 넓은 농지가.

벌교가 개발된 이유는 일제가 보성 일대의 물산들을 포구를 통해 본토로 실어나르기 위한 것.

꼬막의 80%는 여자만에서 생산.

그러면 왜 벌교 꼬막으로 불릴까?

일제 강점기 이후 생산된 꼬막이 별교읍을 통해 집산되기 때문.

그런 시대적,지리적 배경의 벌교입니다.


낙안읍성 주산이 금전산이여요.

금전산~고동산~백이산 너머가 소설의 초기 무대.

그리고 저 능선은 조계산으로 들어오는 주요 동선 .


사진에서 보면 산만 있는데 어디서 사람들이 사냐구요?

다음 사진을 보시죠

고동산 너머 숨겨진 낙안들녁 풍경들입니다.


낙안읍의 진산 금전산 정상서 바라본 낙안 들녁

사진 우측으로 백이산~고 동산~조계산이 이어지고. 낙안들판은 사방이 산으로 둘려쌓여있죠.

남쪽으론 작은 농지가  벌교읍까지 이어집니다.  

그리고 벌교포구를 통해 여자만과 연결되는   호리병 형상.


백이산은 우측 능선 따라 고동산~조계산으로 이러지고


낙안읍성 남쪽은 옹성까지 갖춰 위풍당당하죠.

그러나 현재 북문은 사라지고 없다는.

또 금전산 방향인 동쪽 성벽 일부가 무너졌다 근래에 복원했고.

왜일까?

당시 야심을 통해  백이산,고동산,조계산의 좌익들이 보급투쟁으로  가까운 북문을 통해 들낙거려서라네요.

우측 길은 선암사 가는 길로 고동산과 금전산 사잇 길.



아래 작은굴목재 지나 우측 장밭골 따라 보리밥집으로 하산!!


큰굴목재는 송광사~선암사 순례길 중간 기점.

큰굴목재 기준으로 왼쪽으로 선암사가 우측으로 송광사가 있습니다.

송광사(松廣寺)는 조계종 종가,선암사는 태고종 종가.

조계종 명칭도 송광사가 위치한 산이 조계산이여서.

더 나아가 현 한국 불교의 연결점 당 육조(六粗)혜능이 주석했던 곳이 조계산(曹溪山)이였기에.


그런데요?

흙산에 모든게 널널함에 도 조계산이 품고있는 마을들이 별 없어요.

이유는? 여순폭동이 진압된 후  잔존 세력들이 대거 조계산으로 들어왔죠.

먼저 조계산 주변 마을 들의 소개령이 내려 졌습니다.

떠나지 않으면 강제 이주,,,과 정서 많은 사상자 발생.

결국 마을들은 불속으로 사라졌다는,,, 인근 화순 모후산 도 마찬가지.


첼로 음색에선 가을 이미지를 연상하죠. 그러나 그렇치도 않아요.

강하게 압착하는 저음에는 약동하는 에너지가 있 다는.

겨울 끝자락 산길을 걷다 보면 뭔지 모르는 생동감같은 것을 느끼죠 .

길가 참나무 새순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고 ....

이땐 묵직한 첼로 곡이 제격,,,  베토벤 첼로소나타 3번 같은 곡 .

리히터 만큼 서민친화적인 피아니스트도 없을 겁니다.

유별나게 연주 분위기조차 화려한 미국적인 걸 싫어했고.

외국 공연 후 모스크바에 들어오면 그냥 아무 열차나 타기도 했어요.

아무 역에서 내려 숙박을,, 그리고 마을 주민 모아놓고 연주회를 갖습 니다.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린 70세 즈음에는 아예 상트페테르부르크 에서 동쪽 끝 블라디보스톡 까지

손수 승용차를 운전하며 연주 여행을. 무려 100여회를 넘게.

장한나를 아꼈고 베를린 장벽에서의 그 로스트로비치.


진하디 진한 서사 에  영혼들이 깃든,,, 산 이상의 산 조계산!!

첼로소나타 3번을 두 슬라바,,,리히터,로스트로비치 조합으로.

1악장에서 피아노 가이드에  구각을 깨려는 첼로의 파워,,, 그리고 이어지는 둘의 봄의 찬가.


https://youtu.be/3kEVR9Xlf5g?list=PLXdxL8S06AypZHCQPM7vDj-qBNpDcRNM2

베토벤 첼로소나타 3번

로스트로비치

리히터


작은 굴목재



계곡 옆 바위들 보이시죠?

당시에 저런 곳에 비트를 팠습니다.

물이 가깝고 바위들이라 바위 틈에서 위장이 쉬워서죠.

야밤 비트 조성 때는 판 흙들을 저 개울에 뿌렸다네요.

그러나 반드시 새벽 전에 끝냈고. 흙탕물이 계속 하류로 흘러내리면 안되기에.




보리밥집.

계곡 사이로 위쪽 아래쪽 두곳이 있는데 난 위쪽.


벼르고 간 집인데 맛을 별 느낄수가 없었어요

새벽 출발 11시에 시작한 산행. 여유로운 산행은 애초에 불가능.

흘린 땀이 얼마인데 식욕이 날리가요.

기억나는 보리밥집은? 10여년 전 무등산에서.

밭에서 금방 뜯어온 싱싱한 채소(특히 열무)에 보리밥을 놓고 그 위로 갈치 속젓을.

그 리고 매운 고추 듬성듬성 썰어 넣은 뚝배기 된장국.

욕심좀 부리자면 여기에 삼겹살 얹고.
아~~그때가 그리운 것이다.

 

주변을 보니 다들 막걸리도 걸치는 데 난 숭늉으로 속을 풀고.


보리밥집에서 선암사 까진 2.3키로,,,한시간이면 되겠네요.


95년 전 육당 최남선도  딱 이 시기 저 길을 걸었습니다.

1925년 3월 하순 송광사를 출발해 이곳 굴목재를 넘어서 섬암사로 갔죠. 도착은 해질녁.

그는 50여 일간 전주를 시작해, 

금산사 내장사 내소사 선운사 백양사 증심사 송광사 선암사 화엄사 등 오래된 절집,

그리고 모악산 내장산 백암산 선운산 변산 무등산 지리산을 순례합니다.

그리고 이듬해 출간된 게 심춘순례(尋春巡禮).
길동무는 석전 박한영스님(1870∼1948)으로 그는 해방 후 조계종 초대종정이 됩니다.

송광사 불일암에 기거하던 법정스님도 이길을 많이 넘었어요.

그리고 선암사 매화 관련 글을 많이 남겼죠.

내 조계산 산행 끝점이 송광사가 아닌 선암사인 것도 바로 매화 때문.


굴목다리


참나무가 참 많아요.

소나무는 보기 힘들 정도


굴참나무가 유독 많아요.

참나무 여러 수종 중 수피에 골이 많아서 굴참나무라는.

코르크 재료.


숯하면 참숯이죠,,,참나무로 만든 숯.

조계산 대표 수종이 참나무일 정도로 많다보니 조계산엔 숯을 만드는 가마터도 많았다네요.

조계산 전체를 산암사와 송광사가 관리했는데 조계산을 11 등분 해 몇년 단위로 가마터를 이동했다는.

울창한 산림이 유지된 이유.

김승옥 모친이 조계산서 송광사,산암사에 대는 산판일을 했다는데 그 산판이 바로 숯 관련 아닐까 하는.


큰 굴목재

굴목은 '골짜기를 가로막고 있는 목재'란 뜻으로 그 만큼 숲이 우거졌다는 의미겠죠.


뭘까요?

얼레지가 피기 직전.


봄꽃의 상징 얼레지.

꽃말이 '바람난 여인'인데 이름이 참 맞춤하죠.

여전히 한기가 지배하는 길목에서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있으니.



발레리나


내가 국립발레단 단장이라면?

국립발레단 상징으로 얼레지를 삼겠여요.

길다랗고 날렵한 꽃잎들의 변주가 변화무쌍합니다.


산길은 계곡 따라 이어지고



생강나무

가장 이른 봄꽃나무라 보니 당연 잎보다 꽃이 먼저 피겠죠.

붓처럼 나온 것은 잎이 펴지 기 직전.







편백나무 숲.


선암사엔 삼나무도 좀 있어요.

삼나무와 편백나무는 일본이 원산지.

 따뜻하고 습한 기후에서 잘 자라고 단단하고 변형이 적어 일제강점기주로 남부 지방에 많이 심었다는.

제주도 삼나무 숲은 해방후 집중적으로.

이게 남부지방에 편백나무 숲이 많은 이유 중 하나.
선암사도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온 스님들에  의해

참나무 등 활엽수가 대부분인 선암사 주변에 편백나무, 삼나무가 심어졌다는.




선암사에 사천왕문이 없는 것은 조계산의 주봉인 장군봉이 선암사를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라네요.

없음에 대한 자기 합리화.


부도밭이 보이고.

여기 말고 선암사엔 부도밭이 둘 더 있어요.

잘 나가던 시절 사세를 짐작할수 있는. 물론 지금은 더 잘나가고 있죠.


정문이 아니라 옆구리로 들어가다 보니 해우서가 먼저 반기고.

지금 내가 여기 온 건 정호승의 그 눈물이 나서가 아니라 돌담길 매화를 보러.


선암사/정호승


눈물이 나면 선암사 해우소로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앞,
등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돌담길과 석단을 사이에 두고 몇 개의 커다란 영역으로 나뉘어지죠.

 대웅전 영역, 원통전 영역, 응진전 영역 등등.

정문을 통해 들어오면 각각의 영역이 구분되는 데 지금 나는 측면으로 들어가니 동선이 뒤죽박죽.

조계산 산행이 주목적으로 선암사를 즐길 시간적 겨를이 없어요.

주어진 시간은 20분여.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무우전 담장 매화로 향합니다.












물이 그렇게 시원할수가 없다는.





지붕과 둥그런 산세가 그리 잘 어울릴수가 없고 .

사람들이 선암사가 그리운 이유이기도.


두어달 지나면 은목서 향기가 진동할 터.



저분들 포커스는 저 백매.









목적지 무우전 도착.


어???

종정원으로 바뀌였네요. 태고종 종정의 숙소 .

우측 대문 옆 홍매 절정일 때는 이래요



아쉽게도 거의 졌네요.

선암사 매화는 고려시대 대각국사가 절을 중창할 무렵 삼성각 앞의 '와송'과 함께 심었답니다.

사실이냐구요?

 상량문에 그리 써져있 으니 팩트!

2007년 원통전 뒤편의 600년 백매와 무우전 돌담길의 홍매 두 그루가 천연기념물 488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저 담장 옆 매화들은 수령이 2~5백년.

육당 일행은 송광사 출발 5시간 만에 굴목재를 넘었고 

어둠이 깔릴 즈음 선암사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저 무우전에서 꼻아 떨어졌죠.

 

다음은 심춘순례에 실린 육당의 다음날 아침의 소회~~ 
 /이럭저럭 ‘굴묵이’ 넘어온 피곤을 잊어버리고, 무엇인지 코가 에어져 나가는 듯한 향기를 맡으면서

  청량한 꿈을 찾아들었다. 이튿날 창을 밀치니 맑고도 진한 향기가 와짝 들이밀어

코로부터 온몸,온 방안을 둘러싸버린다. 

  새빨간 꽃을 퍼다 부은 춘매(春梅)가 바로 지대(地臺) 밑에 있는 것을 몰랐었다.

(…)

이러한 미인이 창전(窓前)에 대령한 줄을 모르고 아무 맛 없이 곱송그려 새우잠을 자고 났거니 하매, 

  아침나절에 입맛이 쩍쩍 다시어진다/


저 매화 관련 법정 스님 글도 많은 데 생략.




완전히 졌네요.



때늦음 한탄 속 달마전으로 고고

무우전 맞은편 차밭.

금지구역이지만 하산 등산객을 가장해 들어갑니다.


차밭은 선암사 경내 가장 뒤쪽.

선암사엔 세곳에 1만여평 차밭이 있다네요.

이 차밭은 고려 때 대각국사 의천 부터 시작됐 고.


차밭을 흐른 지하수는 아래 달마전  4 단 석조로


달마전.

담장 안을 좀 볼까요?


고가같은






차밭을 걸 쳐온 지하수는 저 통나 무 홈통을 통해 석조로 이동.


시간 읍따 ,그만 가자!!


서둘러 일주문 지나 주차장으로.





종종걸음에 급히 터치만 하는 데도 그냥 그림이 됩니다.





대웅전.



전각 진입로 양옆 차나무는 신라말 도선국사 때 심은 거라네요.


강선루



승선교 (昇仙橋)

강선루에서 신 선이 내렸으니 이제 올라야할 터.


부도밭 2


산문 나가기 직전,,,부도밭 3


일곱 개 사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보은 법주사, 해남 대흥사, 안동 봉정사, 공주 마곡사

그리고 순천 선암사.

11키로 5시간만에 주차장 도착.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빵과스프
    '19.4.6 5:00 AM

    봄소식을 너무 근사하게 전해 주시네요
    저도 누군가에게 자연스럽게 이런 설명이 되는 사람이 되고싶어
    역사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고국을 그리는 새벽에 딱 맞는 글 음악 사진 감사합니다

  • wrtour
    '19.4.19 12:35 AM

    멀리서 위안이시라니 저도 정말 기쁩니다

  • 2. 사랑
    '19.4.9 1:59 PM

    잘 읽었습니다. 해박한 지식과,사진과 더불어 자세한 설명
    고맙습니다. 태백산맥도 다시 읽어야하고,
    송광사와 선암사를 잇는 그 산길도 걷고
    싶네요.

  • wrtour
    '19.4.19 12:38 AM

    사랑님~~~!
    네 기회 되시면 정상은 아니더라도 송광사~선암사 구간은 꼭 한번 걸어 보세요

  • 3. 변인주
    '19.4.10 3:03 PM

    잘 보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 wrtour
    '19.4.19 12:39 AM

    오 안녕하세요
    저는 감사해요

  • 4. 루비
    '19.4.16 11:59 AM

    이렇게 멋진글과 사진이 있었네요
    늘 다니는곳이지만 다시 찬찬히 보게만듭니다
    그런데 보리밥집은? ㅎㅎ

    좋은글 감사 드립니다^^

  • wrtour
    '19.4.19 12:43 AM

    칭찬 감사합니다
    늘 다니 신다니 급 궁금해지네요
    보리밥상 비쥬얼이 별로인가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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