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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보수도 강남우파. 진보도 강남좌파. 좌우 모두다 영남출신들.

강남알바. 조회수 : 1,291
작성일 : 2011-10-11 21:19:23
보수도 영남출신 강남우파 - 진보도 영남 출신 강남좌파.

민주당 후보도 어차피 안 나오는 선거다 보니 특별히 바쁠 일이 없다. 물론 민주당에는 당대표 손학규 씨처럼 몹시 바쁜 사람들도 몇 명 있다. 그들은 자기 무덤을 파느라 바쁘다. 나는 지금껏 흙 덮고 누울 생각에 저렇게 행복해하는 인간들은 처음 봤다. 흙 덮고 주무시게 되어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에라 이 쓸개 빠진 놈들아!


자신들의 무덤을 파느라고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민주당의 모습을 멀찍이서 조금은 냉소적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소설책 한 권을 펴들었다. 중견작가 김영하가 쓴 ‘빛의 제국’이라는 장편소설이다. 내가 본디 픽션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인 터라 1990년대 중반 한국일보에서 떠오르는 문단의 신성으로 그를 소개한 이래로 십 수 년이 지난 다음에야 김영하의 소설을 비로소 읽게 되었다. 작가에게 미안하기만 하다. ‘선의에 입각’한 외면이었으니 부디 양해해주시라.


복지가 대세를 이뤘다는 요즘은 남북관계와 한반도 통일을 이야기했다는 타임머신 타고 과거에서 도착한 별난 인간쯤으로 치부되는 분위기이다. 김영하가 ‘빛의 제국’의 초판을 내놓을 시점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이 재미있으면서도 가슴을 묵직하게 만드는 무거운 주제의 소설이 공지영과 신경숙 부류의 강남좌파 여편네들이 써 갈기는 시시껄렁한 잡문들에 밀리는 현실이 나는 무척 께름칙하다.


이 소설에는 눈을 잠시만 감아도 대단히 선명하게 떠오르는 80년대 중후반의 학생운동권의 풍광들이 보통 ‘주사파’로 불리곤 하는 이른바 NL(민족해방) 계열을 중심으로 하여 상세하게 묘사돼 있다.


“어린 주사파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대회’에 참석하고 문건들을 돌리고 시위에 참가해 화염병을 던졌지만 실은 아직은 여드름 자국이 남아 있는 겉늙은 소년들에 불과했다. 그들은 함께 떡볶이를 사먹고 좋아하는 여학생 얘기를 하고 극장에 가선 <영웅본색> 같은 홍콩영화를 보며 좋아했다.”


NL을 아시아적 전제주의의 유제에 찌든 유심론의 산물이라 비판했던 PD(민중민주주의) 쪽의 형편도 별다른 차이는 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러한 겉늙은 소년들의 무리에는 이제는 영원히 겉늙은 소년으로만 남아 있을 대학교 입학동기 한 명도 포함될 듯싶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인 까닭에 정확한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겠다.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다. 그는 위에서 언급한 영원히 겉늙은 소년으로만 남아 있을 대학교 동기 한 명과 비교적 친하게 지내는 사이었다. 전혀 달갑지 않은 소식이 담겨 있는 전갈이었다. 문제의 동기가 지병으로 사망했다는 거였다. 장례는 3일장도 아니고, 서거한 전직 국가원수들처럼 7일장이나 8일장도 아니고, 사망한 당일이 곧바로 발인일이 되는 형식이었다.


그를 끝으로 본 지는 20년 가까이 되었다. 그때는 동기생이 사노맹 활동을 열성적으로 벌이던 무렵이었다. 그는 조직 활동에 충실하고자 입영통지서에 적힌 날짜에 훈련소로 입소하지 않았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당시 그가 부모님이 돌아가셨기에 단기사병, 즉 방위병으로 복무해도 된다는 점이었다. 또 다른 친구의 누나 결혼식에서 목격한 동기생은 아주 불안한 표정으로 사방을 경계하는 중이었다. 하필이면 친구 누나의 축의금이 통째로 도둑을 맞는 바람에 급하게 순찰차가 피로연장으로 도착했고, 그로 말미암아 동기생은 서둘러 그곳을 떠나야만 했다. 그것이 그가 나에게 남겨준 마지막 장면이었다.


역사는 물론이고 개인사에서도 가정법은 부질없다지만 나는 이런 질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만약에 그가 ‘조직의 명령’을 거부하고서 군대에 그냥 갔더라면 가난과 병마로 찌든 삶을 살게 되었을까? 그리고 그로 인해 그토록 일찌감치 세상과 작별하게 되었을까? 그와 비교적 친하게 지냈던 친구로부터 나는 동기생이 결혼하지 않은 상태로 죽었음을 전해 들었다. 나와는 달리 동기생은 매우 도시적으로 핸섬하게 생긴 얼굴이었다. 그가 농활을 간 마을에서 동기생을 짝사랑하게 된 농촌 여고생과 여중생들이 여럿 생겨났다는 후일담이 들릴 정도로.


“미제를 축출하고 독재정권 타도하고 반제반봉건체제를 깨부순다 치자. 그래서 사람이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는 그런 새로운 세상이 온다 치자. 그 다음엔 뭘 하지? 너무 지루하지 않을까?”


‘빛의 제국’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나는 이 대목을 PD나 그 후신 격인 사노맹 조직원들의 대화체로 한번 번안해보도록 하겠다.


“독점자본주의를 타도하고 거기에 기생하는 자본가들을 깨부순다 치자. 그래서 노동자가 생산수단의 주인이 되는 그런 새로운 세상이 온다 치자. 그 다음에 뭘 하지? 너무 지루하지 않을까?” 생전의 그는 아마 남몰래 속으로 이런 종류의 질문을 되뇌지 않았을지 조심스럽게 짐작해본다.


옛날에도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모든 사회운동의 지도부는 소위 ‘메이저 캠’이라는 약칭으로 흔히 통용되었던 세칭 일류대 재학생들이나 그런 학교들 출신이 거의 전적으로 장악하고 있었다. 나와 동기생이 다닌 학교는 그와 같은 ‘메이저 캠’과는 거리가 있는 대학이었다. 메이저 캠에 다니거나 다녔던 운동권 지도부들은 현재는 대부분이 ‘강남좌파’로 알려진 신흥정파로 말을 갈아탔다. 친구가 몸을 담았던 사노맹 지도부의 한 사람이 강남좌파의 간판 인물로 각광받고 있는 서울대 교수 조국 씨임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병역을 회피해도 아예 대놓고 회피했고, 비록 일류대는 아닐지언정 그래도 ‘인 서울’ 대학이었던 학교의 졸업장마저 손에 쥐기를 거부한 동기생의 신산한 삶은 때 이른 죽음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그가 몸담은 조직의 구성원의 대다수 또한 너무나 허망하게 타계한 동기생처럼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반면, 그 조직의 상층부를 점유했던 몇몇 명망가들은 그 후 비까번쩍한 ‘스펙’을 쌓은 덕분에 근자엔 미래의 잠재적 대권주자로까지 화려하게 발돋움했다.


단지 청춘의 한 시절, 특정조직에 투신해 사회의 변혁을 꿈꿨다는 이유만으로 인생이 풍비박산 난 사람들의 상당수는 강북의 반지하 셋방들이나 수도권 위성도시들의 다세대 주택들을 전전하면서 평범하게 살고 있다. 그들에게 혁명을 위한 희생과, 조직을 향한 헌신을 요구해왔던 지도부들은 풍요의 땅 강남에 쾌적한 환경의 비싼 집을 마련하고서 여전히 변함없이 상층 지도부로 군림하고 있다. 한번 지도부는 영원한 지도부인 셈이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토요일에 노량진 고시촌의 허름한 Bar에서 후배들과 술을 마시는데 후배 중 하나가 참새들 짹짹거리는 동네의 근황을 알려줬다. 조국 교수가 트위터를 통해 부산 갈매기들에게 사직구장으로 총출동하기를 호소했다는 거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롯데 자이언츠 응원하자면서.


그 순간 나는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동시에 잊고 싶었던 동기생의 바닥 모르게 추락해온 삶이 떠올랐다. 경찰과 안기부원과 헌병대의 수사망을 피해 도망 다니던 동기에게 프로스포츠란 자본가들이 인민대중을 세뇌시키려는 의도로 만들어낸 교묘한 선전도구일 뿐이었다. 동기생에게 지령을 내리던 조국 씨 같은 사노맹의 상층 지도부도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테고. 그러한 대중조작의 상징물 중에서 단연 사악한 존재는 호남을 기반으로 했던 프로야구팀 해태 타이거즈였다. ‘쁘띠 부르주아 정치인’ 김대중과, 전라도에 연고지를 둔 해태 타이거즈는 전두환보다도, 전두환의 뒤를 이은 노태우보다도 사회주의 혁명을 더욱더 지체시키는 치명적 방해물이었다. 조국 씨가 영도하던 사노맹한테만큼은 최소한 그랬다.


조국 씨 부류의 경상도 태생 강남좌파들이 염원하는 바대로, 김대중이 공들여 키워놓은 민주당이 10월 26일의 서울시장 선거를 계기로 폐족의 운명을 선고받고, 부산경남의 롯데 자이언츠가 해태 타이거즈의 명맥을 이어받은 호남의 기아 타이거즈를 포스트시즌에서 통쾌하게 박살낸다면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의 창설 목적은 조금은 엽기적으로 변형된 형태로나마 달성되리라.


자본주의를 전복시키자고 무수한 청년학생들과 무명의 노동자들을 선동하던 조국 씨는 이제는 변화된 시대의 흐름에 완벽히 적응하는 데 성공했다. 성공해도 너무나 지나치게 성공했다. 조국이 박원순을 옹호한답시고 내뱉는 “돈 많은 게 무슨 죄냐?”는 투의 부르주아적 논리를 지하에 있는 동기생이 들었다면 그는 어떤 상념에 젖어들었을까? 사노맹 조직원들에게는 그 부가 정당한 과정을 거쳐 형성된 재산이든, 아니면 부정축재로 모은 재물이든 모든 부와 부자들은 그야말로 악 그 자체였다. 그 믿음을 지키려고 허다한 이들이 험난한 인생의 행로를 스스로 선택했고, 그러한 사람들 중에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타계한, 영원히 겉늙은 소년으로 남아 있을 내 동기도 끼어 있다.


‘보수도 강남, 진보도 강남’, 나는 한국사회의 계급사회로의 전환에 화룡점정을 찍을 가능성이 매우 큰 이 암울한 화두와 요새 씨름하고 있다. 이제는 돈이 없으면 어디 가서 진보라고 명함조차 못 내미는 풍토가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세태를 한탄하면 그 즉시로 ‘열등감 폭발’이라느니, ‘찌질하다.’느니 하는 따위의 야유와 조롱이 실시간으로 돌아온다.


그러한 조롱과 야유를 퍼붓는 치들의 대다수는 ‘SNS로 무장한 깨어 있는 시민들’이다. SNS로 무장한 깨어 있는 시민들이 내비치는 과도한 자신감과 터무니없는 선민의식은 20년 전 즈음에 동기생이 그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었던 사노맹원들의 과장된 사명감이나 과대망상성 혁명정신과 여러모로 닮아 있다. 그때는 부자들을 저주하면서 사노맹을 지도하던 조국 씨가 지금은 노선을 바꿔 강남부자를 두둔하면서 SNS로 무장한 깨어 있는 시민들을 이끌고 있다. SNS로 무장한 깨어 있는 시민들 가운데 내 동기생과 같이 짧고도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이 장래에 제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http://soobok.or.kr/?mid=rebuilding&document_srl=49710&comment_srl=49719&rnd=...

영남 패권 카르텔들 끼리 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는 과정에서 헤게모니 쟁탈전 하는데?
그것들의 장난질에 들러리나 하는 소모품들이 많져..
IP : 183.105.xxx.5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11.10.11 9:43 PM (112.152.xxx.195)

    충고 하나 해드릴께요...

    맥락주의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논리와 근거와 사실을 무기로 상대와 토론하고 그래서, 이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막무가내 깽판짓에 손 놓고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똑같이 하려니 자기도 똑같은 인간 되는 것 같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대요...

    여기 운영진들도 대충은 그냥 놓고 봅니다. 뭐 일단 성향 자체가 여기 깽판치는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원글님이 당한 그대로 똑같이 위에 올라오는 글들 위로
    ↓( 다른 글 제목 ..) 피해가세요 라고 똑같이 위에다가 도배를 해버리면, 님 글위에 쓰여있는 글을 포함해서 전부다 삭제를 해버립니다. 일단, 그 인간들은 몇번 삭제 당했다고 같은 짓을 멈추지 않습니다. 똑같이 상대를 해주면 됩니다.

    물론 먼저 그랬다가는 그것들이 고발해서 탈퇴처리 될수도 있으니, 반드시 글내용에
    "↓( 다른 글 제목 ..) 피해가세요 처럼 다른 의견을 읽지도 보지도 못하게 하는 글을 삭제하지 않는 것에 대한 항의로 이글을 씁니다. 라고 적어 넣으세요.

    그러면, 운영진이 바로 처리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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