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관 통과하는 얘기 읽다가 생각나서 제 애기 하나..

구구 조회수 : 4,529
작성일 : 2011-10-04 15:17:33

엔화가 100엔에 800원 하던 시절에
신입인데 어케 일본 출장갈 일이 생겼었어요.
해외 나가본 적도 없지만
그래도 일본에 쇼핑하러 간다는 소리는 많이 주워들은 터라
가면서 엄마 선물 뭐 사다드릴까? 하고 여쭤봤더니
그냥 됐다 하시더라구요. 네 꺼나 맘에 드는 거 사라고...

그런데 돌아오기 이틀 전에 엄마랑 통화하는데
"지금 일본이 가방이 싸다며?" 이러시는 ㅋㅋㅋ
엄마 ㅠ.ㅠ 
나 일본어도 못하고 지리도 모르고 돌아오기 이틀 전인데...
일주일을 있었는데 미리 얘기나 하시지~ ㅠ.ㅠ

아마 주변 친구 분들이 바람 넣으신 거 같은데... 
그냥 이번이 생색낼 기회다! 하고 엄마에게 제대로 된 선물 하나 하려고
출국 전날 하루 종일 우에노시장부터 이름도 기억 안나는 백화점들을 돌았어요.

근데 제 주머니 사정엔 엔화가 싸도 비싸더라구요. 
전 구찌랑 샤넬이 그렇게 비싼 건지 그 때 알았어요. ㅎㅎㅎ

가격에 디자인까지 생각해서 찾으려니 영 만만치가 않아서
하루종일 걷다 지쳐 포기하려던 찰나에
행사장 같은 곳에서 가방 하나 발견~!
에르메스의 유명한 디자인 비슷한 버버리 가방이었는데
갈색에 차분하니 여기저기 잘 어울리겠더라구요.

그런데 사면서 엄마 선물할 생각에 제가 들떠서는 일주일 동안 배운 일본어로
"오까상노 프레젠또데쓰. ^^" 했더니
점원분이 곱게 포장해서 리본까지 달아주시는 거예요.
괜찮다고 말하라 타이밍을 놓쳐서 일단 그대로 들고 왔는데
세관단속 때문에 포장 포기하고 가방만 들고 가야 한다는 건 들었었거든요.
근데 제대로 된 첫 엄마 선물인데 포장을 포기하기가 싫은 거예요.

제 가방도 자라에서 하나 샀기 때문에 합하면 40만원이 조금 넘었거든요.
근데 버버리 가방은 40만원 안넘으니까 영수증 보여주면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제 자라 가방은 메고 엄마 가방은 당당히 리본달고 세관을 통과하려는데....

여자 세관원 분이 절 부르시더라구요. ㅎㅎㅎ
회사 분들 선물하려고 면세점에서 일본빵 두 박스 샀었는데 그거 먼저 뭐냐 물으시고
그 뒤에 가방 박스 가르키면서 이건 뭐냐 물어시더라구요.
그래서..
"가방이요. 엄마 선물이예요~ ^________^" 
했더니 웃으시면서 영수증 있냐 물어보시더라구요.
그래서 챙겨놓은 영수증 보여드리고 통과했어요.

근데 나중에 생각하니 좀 웃기더라구요.
그 때 세관원분도 어린 애가 엄마 선물이라고 하니 
크게 깐깐하게 안 보고 넘어가 주신 것 같아요.
엄마 선물이라고 말하는데 정말 제가 신나서 입이 막 벌어지더라구요. ㅎㅎㅎ

누군가에게 선물하면서 기쁘다는 게 어떤건지 그 때 진심으로 느꼈어요.
엄마도 기대 안 했는데 보고 좋아하시고
저도 엄마한테 이거 버버리 명품이라고 으시댔는데
알고보니 그게 블루라인이던가? 일본에만 있는 저렴라인이라
딴 데서는 버버리로 쳐주지도 않는다더라구요.
제가 그런 걸 잘 몰라서리....
어쩐지 싸더라 ㅎㅎㅎㅎ

엄만 아직도 모르세요.
더 좋은 거 사드리기 전까진 말 안하고 버티려구요. ㅎㅎㅎ

40만원 넘어갔는데 신고 안한 건 잘못했어요. ㅠ.ㅠ
이젠 안그럴께요. 그지라 해외 나가고 싶은데 나가지도 못해요. 흑~
IP : 210.90.xxx.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k
    '11.10.4 3:20 PM (115.138.xxx.67)

    세관원도 인간인데요.. 뭘...

    원래 그렇게 애매한 금액의 경우 잘 안잡아요.

    40만원의 2배정도 넘어갔어도 안잡히는 경우가 많아서리
    걔네들도 그렇게 꼼꼼하게 일하지는 않죠... ^^ 어찌보면 불공평하잖아요?
    100만원 넘은 경우도 안잡히는데 40만원 아슬아슬한 경우라면 걍 보내주는거죠

  • 구구
    '11.10.4 4:08 PM (210.90.xxx.3)

    비슷한 시기에 저보다 조금 더 샀던 친구가 잡혔었거든요.
    글서 제가 더 운 좋게 느껴졌나봐요. ㅎㅎ

  • 2. tods
    '11.10.4 10:40 PM (208.120.xxx.175)

    착한 따님이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653 오리진스 크림 잘 아시는분 추천 좀 해주세요! 2 나비 2011/10/05 3,882
22652 지금 밥 먹고 있었어요. 11 식욕이자제가.. 2011/10/05 4,246
22651 개념이라는거 머리와는 별 상관없는 것 같아요,, ggg 2011/10/05 3,022
22650 결혼정보회사자료) 우리나라 직업서열 이라네요. 7 ... 2011/10/05 16,994
22649 "흥해라."라는 말 개신교에서 많이 쓰는 말인가요? 7 자주 2011/10/05 3,083
22648 아이 유치원보낼이불 넉넉한 사이즈 온라인구매처 알려주세요!!! 이불 2011/10/05 2,696
22647 아이들 시험기간이라 힘들지요. 6 아이들 2011/10/05 3,194
22646 뷰티풋 사용해 보신 분 계신가요? 허물벗는밤 2011/10/05 2,892
22645 삶는 세탁기 사용하시는 분들께 질문요~ 4 // 2011/10/05 3,118
22644 상대적으로 가난하다는 것. 28 가난 2011/10/05 10,444
22643 꿈해몽좀 해주세요 2 무슨꿈???.. 2011/10/05 3,116
22642 강아지 배변 습관 어떻게 길들여야하나요... 제성격을 고치는게 .. 9 지끈지끈 2011/10/04 4,206
22641 인터넷으로 소파 사보신 분 계세요~? 4 소파 2011/10/04 3,551
22640 꼭고면 ........ 5 고구마칩 2011/10/04 2,996
22639 그럼 그애기는 어째요? 3 ㅠㅠ 2011/10/04 3,507
22638 이 옷 저한테 너무 클까요...ㅜ.ㅜ 23 병다리 2011/10/04 5,180
22637 맥주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 3 추억만이 2011/10/04 3,886
22636 이태리 여행.. 여기는 꼭 가봐라 또는 이건 꼭 사와라 추천해주.. 53 출발~ 2011/10/04 13,898
22635 약국에서 파는데 빨간통(철제)에 든 바세린 같은 크림.. G로 .. 3 사루비아 2011/10/04 4,216
22634 강남구(신연희구청장)거꾸로 가는 도서관정책 4 애들책좀읽히.. 2011/10/04 3,151
22633 수학,영어 둘다 잘하는애들은 공부를 어떻게 시키는지요?(초4) 3 영어냐,수학.. 2011/10/04 4,695
22632 10월말 11월초 프랑스, 이탈리아? 엄마 모시고 가는 거라서.. 2 0000 2011/10/04 3,229
22631 룩옵티컬 안경 괜찮나요? 1 bloom 2011/10/04 7,604
22630 썬크림 바르고 메이크업 파우더만 바로 발라도 괜찮나요? 5 foret 2011/10/04 6,522
22629 여러분~부천상중동 팔자주름 필러시술 추천부탁드립니다 몽순맘 2011/10/04 3,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