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의지로 모든 병을 다 이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119 조회수 : 2,598
작성일 : 2011-09-27 15:23:34

아래 몇몇 분들이 우울증에 대한 글을 올리셨네요. 일견 맞는 말씀도 있고 아닌 것도 있어보입니다.

우울증약이 부작용이 없다고 하진 않겠구요. 지금은 항우울제를 먹지 않고 있지만 저는 약효도 봤고

부작용도 심하게 겪어본 사람입니다. 당연히 상담센터에서 전문가와 상담도 했었고 운동도 열심히

했습니다. 다 해본 결과...우울증은 의지만으로 이겨낼 수 있는 병이 아니라는 겁니다.

우울증을 마음 독하게 먹고 의지로 이겨낼 수 있다는 논리는 공부 열심히 하면 누구나 명문대 간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의지로 운동으로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는 겁니다.

의지로 이겨낼 수 있는 건 '우울감'입니다. 내가 우울하다는 기분이고 그리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는

걸 말씀드리는 겁니다. 우울증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서는 의료인이 아니니 세세하게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중추신경계에 큰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고 손떨림이나 마비, 자살충동...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누구나

다가올 수 있는 시련인 것은 분명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약을 먹지 않고 그냥 오기로 버티다가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맞는 사람도 많이 봤습니다.

약을 의사와 상의 없이 임의대로 끊었다가 재발해서 다시 먹는 사람은 더 많이 봤습니다.

정신과 환자들은 [정신증]과 [신경증] 으로 분류하고 정신분열증과 같은 중증은 정신증으로 우울증, 공황장애는

신경증으로 분류합니다. 정신증은 거의 본인이 환자라는 병식(병이라고 인식하는)이 없습니다.

제 발로 스스로 병원에 가지 않습니다. 주위사람들이 미칠 지경이 되어야 끌려가고 폐쇄병동에 입원합니다.

신경증은 그와는 다르게 경미한 환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풍토가 정신과라면 미친 사람들이 간다는

그릇된 사고방식때문에 진료를 꺼리는 분들이 있다는 게 문제죠.

 

정신과는 모든 환자의 증세를 의사 개인의 판단에 맡깁니다. 이 병원에서는 우울증, 저 병원에서는 불안장애로

진단명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뇌질환같은 특수한 케이스의 환자가 아니면 보는 대로 판단하고 치료합니다.

좋은 정신과 의사를 만나는 것은 좋은 부모,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만큼이나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기본적인 인격수양이 되어있어야 하고 상담가로서의 자질과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도 강해야 하는 직업이죠.

약이 안 맞으면 바꿔달라고 하고 그래도 안 맞으면 다른 병원을 다니면 됩니다.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자들은 명료하고 정확한 판단을 하기엔 심신이 지쳐있는 사람들입니다.

제발 주위의 가족이나 친지, 지인들...알지도 못하면서 마음으로 이겨내라고, 약에 의지하지 말라고 태클거는 분들만

보면 정말 분노가 솟구쳐오릅니다. 그런 병들이 마음으로 이겨내고 운동으로 다 이겨낼 수 있다면 정신과는 다 망하고

의사들은 자전거 바퀴나 때우면서 살고 있을 겁니다. 모든 병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예요.

가까운 분 중에 이런 병을 앓고 있으면 얘기 많이 들어주고 맛있는 것 같이 먹고 좋은 시간 보내주세요.

남의 인생에 말 한 마디로 상처주지 마시구요. 아는 만큼 주절주절 써봤습니다. 문제 되면 자삭하지요.

IP : 121.163.xxx.2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문제가
    '11.9.27 3:26 PM (211.207.xxx.10)

    되다니요 ?

    전 살짝 우울감이 있어 이런 자료 되게 유심히 본답니다.
    그래서 일조량이 적은 캐나다 이민은 꿈도 못 꿔요.
    저같은 분 꽤 있을 거예요.

  • ㅇㅇㅇㅇ
    '11.9.27 3:52 PM (125.209.xxx.172)

    이렇게 말하면 또 오해가... 부산에서 20년간 살아본 제가 보기에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한 표...

  • 2. 좋은글입니다.
    '11.9.27 3:27 PM (122.40.xxx.41)

    엔터만 몇번 더 쳐 주세요.
    다른분들도 보기 편하게요^^

  • 원글
    '11.9.27 3:29 PM (121.163.xxx.20)

    네. 엔터 쳤습니다. ^^;

  • 3. 동의합니다.
    '11.9.27 3:37 PM (58.143.xxx.250)

    제 지인들도 우울증 관련해 약먹는사람들 있는데 정말 의지가지고 이겨낼수 없는병이예요

    자기 맘대로 약 끊었다가 결국 병원다시 가기도 하고 (엄청 뭐라고 했지요 의사처방에 따라야 하는데)

    우울증도 감기처럼 꾸준히 약먹고 치료하는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528 이 옷...입으면 뚱뚱해 보일까요? 6 옷 좀 봐주.. 2011/10/14 2,278
23527 남편이 중3아이를 또 팼어요. 23 부모 2011/10/14 9,541
23526 대추100g이라면 어느정도일까요? 1 ^^ 2011/10/14 1,917
23525 항공티켓요 여행사에 사도 될까요? 1 ... 2011/10/14 1,078
23524 카메라 갖고 싶은데 봐주세요. 1 카메라고민 2011/10/14 1,035
23523 글이안올라와서생각해보니위탄시간이네요 1 뚜껑 2011/10/14 1,003
23522 나경원, 도우미 술접대 유흥주점 임대료 챙겨 43 아이고경원아.. 2011/10/14 7,386
23521 유아인 론치 마이 라이프 다시보기요 3 리마 2011/10/14 4,067
23520 써봐서 좋았던 화장품 서로 공유해요 ^^ 9 panini.. 2011/10/14 4,432
23519 저 왜이러죠?;;ㅜㅜ 6 흠.. 2011/10/14 1,788
23518 10번 박원순을 돕는 분들입니다 4 마니또 2011/10/14 1,438
23517 매일 채소 써는게 일인데요.. 좋은 주방도구 없을까요? 15 선물 2011/10/14 4,158
23516 열심히 한만큼 성적이 안나오는 고1 딸아이 9 도와주세요 2011/10/14 4,724
23515 이시간에 삽겹살에 쏘주한잔 2 . 2011/10/14 1,349
23514 인테리어 블로그 검색 도와주세요 4 가물가물 2011/10/14 2,476
23513 조개구이 먹고 꽃게 사오려면 어딜 가야 하나요? 5 조은정 2011/10/14 1,726
23512 태권도장 동계 트레이닝복 어떤가요. 9 태권 2011/10/14 1,544
23511 척추교정 의자 (중고등학생용) 추천 부탁 드립니다.~ 1 light 2011/10/14 2,116
23510 백화점에서는 백화점카드꼭 쓰나요? 2 저예요 2011/10/14 1,916
23509 태백슬리퍼 전화번호 좀 알려주세요 지우맘 2011/10/14 1,007
23508 전북 진안 마이산 가는데요. 7 마이산 고민.. 2011/10/14 2,445
23507 주식을 샀다쳐요.. 2 관심있다.... 2011/10/14 1,767
23506 경주에 대해 다시한번 문의해요~ 3 바다 2011/10/14 1,362
23505 피아노를 혼자 집에서 독학할 수 있을까요? 7 반짝반짝 2011/10/14 2,191
23504 부산 영화의전당이 비에 물바다네요 6 ㅁㅁ 2011/10/14 2,0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