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란 말은 정말 진리입니다, 5주를 잡은 런던 살이가 반이 넘어가 이제 집에 갈 시간이 옴을 느껴요. 정말 시간이 빨리 지나가요.
지난 번 5편 이후로 스코틀랜드 에딘버러를 3일간 다녀왔고 켄싱턴 궁, 세인트폴 성당, 테이트 모던의 프리다 칼로 전시회, 그리고 다양한 미식체험과 공원 산책으로 시간을 보냈어요.
에딘버러는 기억에 오래 남을 도시였어요, 런던은 분명 덥고 맑았는데 에딘버러 웨이벌리 역에 내리니 음습하니 차가운 공기가 휙... 먹구름 낀 하늘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이런 날씨를 만난 건 행운이었어요, 왜냐면 그래야 이 도시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수 있답니다, 에든버러의 첫 인상은 다크 고딕 그 자체.
수십만년 화산암위에 지어진 애든버러 성은 그 상징물이구요, 이 성은 정말 요새 그 자체였고 매우 독특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개성이 살아있었어요. 에든버러 캐슬은 연중 매진이니 필히 며칠전 예약해야 합니다, 성 앞에서 표가없어 낭패한 얼굴이 된 분들 있더군요. 에든버러에서 이 성을 빼면 사실 노른자 뺀 달걀같습니다. 에든버러에 얽힌 매리 여왕과 그 아들 제임스의 이야기는 너무나 드라마틱해서 그간 몰랐던 영국 왕가 역사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게 되더군요.
에든버러 건축물의 거무튀튀한 색과 이런 분위기는 17세기 주변 북유럽 네덜란드 등에서 건축의 영향에 기인한다고 해요. 지붕 외관의 사면은 형태가 계단식이고, 교회나 성같은 건축물에도 계단식으로 작은 테라스가 고딕양식과 결합되어 하늘로 올라간 모습인데, 선을 이루는 파도 장식과 함께 멀리서 보면 그 선들이 꿈틀대는 착시를 주네요. 그래서 마법사들이 살 것 같기도 하고요, 건물 색이 시커먼건 산업혁명 당시 오염으로 때가 묻어 그렇다고....
영국 와서 먹은 음식 중 애든버러에서 한 식사가 가장 맛있었습니다. 남부런던에 비해 스코틀랜드가 식재료가 훨씬 낫고 물도 좋더군요. 현지인 와글거리는 펍에서 먹었던 피시앤칩스는 기가 막히고 뜨끈하니 맛있었고, 내셔녈 갤러리 브런치 카페에서 먹은 햄버거와 브런치 세트는 로컬 식재료를 잘 활용해 신선하면서 아주 균형잡힌 맛이었어요.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술도 잘 마시고 직설적이며 호방 유쾌한 기질이라 합니다, 그걸 느낀 게... 박물관 마다 전시된 내용의 주요 내용이 스코틀랜드인들의 용맹성이었어요. 영국의 식민지 전쟁과 1 2차 대전을 통털어 지역 인구와 규모에 비해 가장 많은 자원 입대자와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남겼다고 하네요. 위스키 한 병 털어 마시고, ,자 여왕을 위해 우리 유나이티드 킹덤을 위해 나가자 싸우자 !
저로선 이해가 안 가지만... 참 저돌적인 면이 많은 분들인 듯 합니다. 그 분들의 피로 지금의 스코틀랜드가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보장 받았겠죠.
여하튼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확실히 술과 담배를 많이 하는구나 느꼈고, 역시 길거리에 쓰레기가 넘 많아 아싑기도 했구요. 시간과 여유가 되면 스코틀랜드 다른 지방도 더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런던으로 돌아와 찾은 테이트 모던의 프리다 칼로 전시회는 생각보다 실망이었습니다, 입징료와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는 전시였어요. 실제 프리다의 그림은 30점도 안되는 것 같고 반 가까이는 그녀의 후세 아류작들로 채워진 억지 전시회였어요, 멕시코 정부와 전시회 그림 대여를 두고 갈등과 여러 난항이 있었다더니 전시된 그림이 그걸 보여주는 듯 했고요. 여전히 서구인들의 관점애서 프리다를 초현실과 페미니즘 틀 안에 가둬 잡은 전시 테마에 실망도 느끼고요, 시대가 변하는 데 그녀의 그림이 단순히 페미니즘적 시각으로만 봐야 하는지....
테이트 모던 전시관도 관리가 안되어 전시 바닥 배관에 버린 쓰레기를 치우지 않아 냄새가 올라오고 ...
전반적으로 런던이 10여년 전 느꼈뎐 모던함 새련됨 반짝거림이 사그라들고 뭔가 빛바랜 느낌이 납니다, 브렉시트 이후로 경기가 안 좋아져 그런건지...사회 인프라 관리유지가 잘 안되는듯 합니다.
어제 TEMPLE역과 EMBANKMENT 역 사이 템즈강 산책로를 걷다가 사람들 사이에서 후미진 곳에 앉아 주사를 꽂는 노숙자도 보고... 아마 마약인 듯 싶은데, 이러한 모습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사람의 몸은 신성한 성전과 같아 함부로 하면 안되고 스스로도 남도 존중해야 하는 건데... 이런 성전을 파괴하는 마약범죄는 제발 전 세계에서 사라졌으면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