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4 아들은 수학을 아주 잘하지도, 그렇다고 결코 못하지도 않습니다.
이번 주에 매일매일 랜덤으로 4-1학기 수학단원 시험을 본다고 합니다 (라는 사실을 그저께 앎)
이제 알림장을 쓰지 않는 학년이고, 담임 선생님께서도 학부모에게 일일이 알려주시진 않거든요.
[어제]
엄마 나 곱셈, 나눗셈 몇 점 맞았게?
글쎄, 몇 점일까? (궁금한데 안 궁금한 그런 느낌 알랑가)
맞춰 봐.
(너무 쎄게 부르면 아이가 당황할까봐) 85?
(의기양양) 아니, 업해봐
90?
딩동댕. 다 아는데 틀렸어.
(그게 무슨 궤변인가 ㅎㅎ)
계산실수 했어?
어어 숫자가 길면 어려워
(당연한 거겠지? ㅎ)
내일은 잘보고 싶어.
그래, 점수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오늘보다 잘 보면 아마 기분이 좋을 거야.
우리 반에 25점 (누구랑) 55점 (누구도) 있고, 100점은 3명이야 (아이는 이름 언급안하고, 나도 안 물어봄)
그래, 각자 상황이 다른 거니까, 그냥 우리만 신경쓰자.
[오늘]
엄마, 나 오늘은 몇 점 맞았게?
(으흠? 오늘은 좀 잘 봤나? )
글쎄, 95점? (질러봄)
.... 80점
아, 4개 틀렸구나.
평면도형의 이동이 어려웠어
맞아, 도형이 어렵지. 그거 자리바꿈해서 머릿 속으로 상상해야 하잖아
내일은 잘 보고 싶어 (그렇겠지... ㅎㅎ)
그래, 잘 되겠지. 그럼 예시 문제 좀 풀어볼래?
(종이로 복습하라고 주니까 안 하더니, 노트북 화면으로 모의문제 보여주니 열심히 품,
심지어 3판 품 ㅋㅋㅋㅋ) -> 이런 거 돌봐준 게 사실 처음입니다. 엄마인가, 생모인가
어, 왜 이걸 틀렸지?
헷갈렸구나, 그런데 네가 틀린 문제 유형이 반복되네. 이건 좋은 신호야. 이걸 잘 기억하면 다음엔 안 틀릴 거거든.
그렇네? (내가 확신에 차서 말하니 급동의 ㅎ)
내일은 100점 맞고 싶은데.
이렇게 연습 때 틀려보는 게 오히려 좋은 거야. 내가 뭐가 모르는지 알 수 있잖아.
틀리는 게 더 좋은 거야?
아, 그러니까 틀리고 나서 왜 틀렸는지 살펴보면 나중에 실수를 안 할 수 있으니 그게 좋다는 거고,
틀린 거 계속 틀리는 건 안 좋은거지... ㅎㅎ( 틀리는 게 좋겠냐? )
아...
(이제부터 침대에서 자면서 대화 tmi : 아직 옆에서 재워줘야 함;;;)
엄마, 나 내일은 잘 할 수 있을까?
그럼,
내가 몇 점 맞으면 좋겠어?
글쎄, 엄마는 그런 바람은 없고 네가 아쉽지 않을 만큼 잘 됐음 좋겠어
100점 맞으면 좋겠다고 말해 봐
내가 왜? 그럼 네가 부담스럽지 않아? 물론 100점이면 너도 나도 좋지만 엄마는 그렇게 말 안할래 (극 T)
힝, 그래도 말해 봐. 내가 100점이면 좋겠다고.
네가 100점을 맞아서 기쁘다면 엄마도 좋긴 하지만, 엄마의 진심이 아닌 말을 강요하진 말아줘 (계속 T모드)
내일 실수하면 어쩌지?
오늘 연습 많이 했으니까, 차분하게 해보...고...
(잠듦)
쓰고 보니 길기만 하고 별 거 아닌 글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