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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를 생각합니다.

.. 조회수 : 3,457
작성일 : 2026-07-14 15:42:21

나이가 들어 뒤를 돌아볼 시간이 많아진건지... 갑자기 시어머니 생각이 났어요. 

젊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드신분이셨었는데..

시어머니는 어릴때 집안의 희생양이 되어 여러자매 중 본인만 학교를 제대로 못나오고 집안일을 도맡아 하신분이었어요. 그게 한이되고 피눈물 맺혀서 나중엔 정신이 좀 이상해지신것 같아요

정신병원에도 몇번 들어갔다오셨다고 들었죠. 집안식구들이 너무 힘들어했다고 해요. 

정상적인 사고나 행동을 하시지 못하셨죠. 본인의 생각대로만 움직이시고 행동하셔서 다른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어려웠어요.

결혼하자마자 맞이하게된 그 기괴한 행위들을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어서 도망다녔어요.

삼겹살을 굽는 내게 오셔서는 옆집에 고기굽는 냄새나면 안된다며 후라이팬에 물을 넣어버리시는 행동, 실수로 문을 잠그지 않고 들어와 화장실에 앉아있는 나에게 갑자기 들어오셔서 콩나물을 맛보라며 질색하는 내 입에 음식을 쑤셔넣는 행동.. 아이를 낳고 얼마 되지 않았을때 집에 오셔서는 아이에게 짱구베개같은거 안된다고 빼버리시곤 수건으로 뭘 둘둘 둘러놓으셔서 나중에 가시고 난 뒤 바꾸려고 뺐더니 검정비닐봉지에 좁쌀을 넣으신 뒤 묶지도 않은채로 그냥 수건둘둘 말아놨던 거라... 들자마자 온집안에 좁쌀이 쫙 퍼지는 모습을 보며 엉엉 울었었던 그 기억..

신혼여행 다녀오고 출근 전 그 황금같은 휴가시간을 들이닥치셔서 그 후 이주동안 9평짜리 좁은집에 머물러계시며 출근한 후에 내 가구나 서류 옷가지등을 다 뒤져서 본인 맘대로 뒤집어 놓았던 일도.. 임신한 내집에서 시골에 시아버지도 계신데 굳이 제사를 지내겠다고 혼자 오셔서 다음날 출근인 사람을 새벽 3시에 깨워 제사를 지내려하신일등.... 도저히 견딜수 없는 일들이 많았었어요. 진짜 괴롭고 싫었었죠. 

그런데 오늘 갑자기 시어머니가 생각났어요. 시골에서 굳이 냄새나는 생선을 가지고 오시고 바리바리 지고 온 모든 것들이 다 상한채로 집안에 들여오셨을때 나는 그분의 사랑을 조금도 못느꼈었는데 당신이 그 생선을 사면서 느꼈을 설렘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자식 주겠다고 본인은 먹지도 않고 이고 지고 가지고 왔던 그 하찮다고 생각한 음식들이 오늘은 참 마음이 아프더군요.

난 죽어도 착한 며느리일 수가 없었기에 짜증내고 소리도 지르고 울고... 나중엔 얼굴도 안봤습니다.

내가 정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구나 본인의 생각과 진심은 있는거였던것을....

 난 그걸 못받아들이고 지금 이렇게 마음 아파하고있네요.

젊은 나... 더 잘 살수는 없었을까 괴로워하고있습니다.

지피티와 대화중 지피티가 위로해주었던 말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과거의 자신에게 현재의 지혜를 요구하며 괴로워하곤 해."

가끔은 AI가 사람보다 더 커다란 위로를 줍니다.

IP : 58.121.xxx.11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6.7.14 3:46 PM (59.15.xxx.225)

    고생 많으셨어요. 시어머니가 나쁜 기억만 있겠어요. 좋은 기억도 있겠지요. 님 시어머니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고 자기중심적이라 더 님이 괴로우셨을듯 해요. 하지만 그런 시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려고는 하지 마세요. 님을 위해주고 현재을 사세요.

  • 2. .......
    '26.7.14 3:46 PM (119.71.xxx.80)

    돌아가셨나요? 죽고나면 그런 사치도 가능하다더라구요. 이제 끝났으니 미화도 부담없는거죠. 저는 아직 생존하셔서 신혼때 저한테 했던 마녀짓이 사무쳐요.

  • 3. 리보니
    '26.7.14 3:53 PM (221.138.xxx.92)

    저와 비슷한 짐을 지고 계신 듯한 분을 만나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님은 건강한 분 같아서 보기좋아요.
    저는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못해서 인지 그 감정의 매듭을 잘 풀어내지 못해서 오랜기간 아팠습니다.
    이젠 님처럼 마주 바라볼 수 있는 용기가 생기네요.

    시어머니도 님도 자기 생을 살아내느라 고생하셨을테지요.
    "우리는 과거의 자신에게 현재의 지혜를 요구하며 괴로워하곤 해."
    이 말이 좋네요..

  • 4. ㅡㅡ
    '26.7.14 3:53 PM (221.140.xxx.254) - 삭제된댓글

    착하게 그저 뭐든 잘해야되는 강박이있는 제게
    친모와 시모 둘다
    어쩜그리 못되게 굴었는지
    본인 성질대로 다 지르고살아선지
    목숨도 길어서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
    저는 아직 연민 같은게 없어요
    저는 다했고
    그들은 그만큼 막되게 굴었어서
    마음의 빚이 없게 해준건 있네요

  • 5. 경계성 지능이죠.
    '26.7.14 4:01 PM (211.208.xxx.87)

    집안에서도 그걸 알아 희생양 삼은 겁니다.

    예를 들어 교육비 투자해봤자 진학이나 취업에 성과가 없는 거죠.

    하지만 본인은 억울했을 거고요. 자기객관화도 안 될 거고요.

    상대방 입장 헤아리는 것도 지능입니다. 굉장히 전형적으로 보여요.

    제사 음식을 시골에서부터 냉장보관도 없이 가져오면 상하죠. 이걸

    이해를 못하는 지능인 거예요. 닮은 자식 없으면 다행입니다.

  • 6. 괴롭힘
    '26.7.14 4:03 PM (118.235.xxx.206)

    징그럽게도 당하셨네요...

  • 7. 그런후회
    '26.7.14 5:07 PM (123.212.xxx.231) - 삭제된댓글

    뭐하러 하나요
    젊은 날의 나는 나였을 뿐이고 그게 최선이었을텐데요
    각자 인생의 무게 짊어지고 사는 거죠
    저도 거의 비슷한 과거 기억을 갖고 있는데
    별로 되돌아보지 않아요
    어쩌다 인연이 얽혀 시모 며느리로 만나서 만들어진 스토리
    한번 읽고 덮으면 생각나지 않는 소설이라 생각하고 그냥 저는 잊어요

  • 8. 저도 읽다가
    '26.7.14 5:15 PM (39.118.xxx.228) - 삭제된댓글

    경계성 지능이 의심 됨
    일성적인 대화도 묘하게 삐끗거렸을 거임

  • 9. ..
    '26.7.14 7:52 PM (122.36.xxx.27)

    밉고 괴롭게 했던 기억보다 한 인간에 대한 측은지심을 가지신 것 같아요. 글쓴님 자신도 그렇게 따스하게 바라봐 주세요. 저도 제 자신에게 잘 못하는 거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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