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뒤를 돌아볼 시간이 많아진건지... 갑자기 시어머니 생각이 났어요.
젊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드신분이셨었는데..
시어머니는 어릴때 집안의 희생양이 되어 여러자매 중 본인만 학교를 제대로 못나오고 집안일을 도맡아 하신분이었어요. 그게 한이되고 피눈물 맺혀서 나중엔 정신이 좀 이상해지신것 같아요
정신병원에도 몇번 들어갔다오셨다고 들었죠. 집안식구들이 너무 힘들어했다고 해요.
정상적인 사고나 행동을 하시지 못하셨죠. 본인의 생각대로만 움직이시고 행동하셔서 다른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어려웠어요.
결혼하자마자 맞이하게된 그 기괴한 행위들을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어서 도망다녔어요.
삼겹살을 굽는 내게 오셔서는 옆집에 고기굽는 냄새나면 안된다며 후라이팬에 물을 넣어버리시는 행동, 실수로 문을 잠그지 않고 들어와 화장실에 앉아있는 나에게 갑자기 들어오셔서 콩나물을 맛보라며 질색하는 내 입에 음식을 쑤셔넣는 행동.. 아이를 낳고 얼마 되지 않았을때 집에 오셔서는 아이에게 짱구베개같은거 안된다고 빼버리시곤 수건으로 뭘 둘둘 둘러놓으셔서 나중에 가시고 난 뒤 바꾸려고 뺐더니 검정비닐봉지에 좁쌀을 넣으신 뒤 묶지도 않은채로 그냥 수건둘둘 말아놨던 거라... 들자마자 온집안에 좁쌀이 쫙 퍼지는 모습을 보며 엉엉 울었었던 그 기억..
신혼여행 다녀오고 출근 전 그 황금같은 휴가시간을 들이닥치셔서 그 후 이주동안 9평짜리 좁은집에 머물러계시며 출근한 후에 내 가구나 서류 옷가지등을 다 뒤져서 본인 맘대로 뒤집어 놓았던 일도.. 임신한 내집에서 시골에 시아버지도 계신데 굳이 제사를 지내겠다고 혼자 오셔서 다음날 출근인 사람을 새벽 3시에 깨워 제사를 지내려하신일등.... 도저히 견딜수 없는 일들이 많았었어요. 진짜 괴롭고 싫었었죠.
그런데 오늘 갑자기 시어머니가 생각났어요. 시골에서 굳이 냄새나는 생선을 가지고 오시고 바리바리 지고 온 모든 것들이 다 상한채로 집안에 들여오셨을때 나는 그분의 사랑을 조금도 못느꼈었는데 당신이 그 생선을 사면서 느꼈을 설렘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자식 주겠다고 본인은 먹지도 않고 이고 지고 가지고 왔던 그 하찮다고 생각한 음식들이 오늘은 참 마음이 아프더군요.
난 죽어도 착한 며느리일 수가 없었기에 짜증내고 소리도 지르고 울고... 나중엔 얼굴도 안봤습니다.
내가 정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구나 본인의 생각과 진심은 있는거였던것을....
난 그걸 못받아들이고 지금 이렇게 마음 아파하고있네요.
젊은 나... 더 잘 살수는 없었을까 괴로워하고있습니다.
지피티와 대화중 지피티가 위로해주었던 말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과거의 자신에게 현재의 지혜를 요구하며 괴로워하곤 해."
가끔은 AI가 사람보다 더 커다란 위로를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