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엄마는 나름 평탄하게 사셨어요. 태어난 동네에서 대학 나오고 안정적인 공무원.
뭔가 노력 열심히하는 걸 별로 좋게 보지 않아요 서민(?)들이 아득바득 욕심 많아 노력한다고 약간 깔보는 느낌? 제가 공부좀 했던 것도 신경 써주는게 없고 알아서 잘한다는게 나름의 자부심이었어요.
그리고 자라는 내내 아빠욕을 너무 들어서. 저까지 아빠네 집안 사람이고 아빠 닮아서 어떻다고. 결국 연락을 끊었어요. 제가 예민한 탓도 있어서 저는 평생 우울증이고 혼자만 있어도 머릿속이 거의, 매순간 괴로워요.
엄마가 은퇴를 하고 시간이 많으니
다시 연락하고 싶으신지 차단했는데도 문자를 보내요
몇년 전에는 안 이랬어요
제가 우울증으로 요 몇년 일상이 더 힘들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엄마랑 다시 교류하고 지내고 싶진 않아요
저도 사실 엄마랑 연락하고
가족들 정서적, 경제적 지원 받고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요
지금은 집에서 아파서 쓰러져도 내가 깨어나서 제발로 병원 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거든요
근데 그래도 다시 연락하면 안 될거 같단 생각이 드네요
딱 그 지점이 슬퍼요
오히려 제가 취약한 때라
괜히 연락하면 엄마는 도와준다는 핑계로 자기 하소연 다시 늘어놓고,
용돈 줄테니 다른 가족들 뒤치닥거리하라고 할거고
자기 옆에서 수발들라고 할거 같네요
제가 사회초년생 때 위기가 있었을 때도
엄마도 아빠도 실질적인 도움은 주지 못해요
항상 보면 돈을 주려고 해요 근데 크게 넉넉하신 게 아니니 그것도 해결이 될만한 돈도 아니고.. 그런 안 좋은 일을 털어 놓으면 내가 위로 받는게 아니고 오히려 당사자인 제가 엄마를 위로해가면서 해결도 해야 하는 거죠
나중엔 그게 엄마랑 이모 사이의 가십으로 소비되더군요...
사실 어느 순간부터는 엄마가 돌아가셔도 오히려 후련할거 같다는 생각까지 갔어요
엄마가 도움이 되네 안 되네를 따져야 할만큼 엄마가 그간 제 인생에서 방해가 되었었다는 걸 잘 모른게 슬프기도 하고
이것저것 생각이 또 많아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