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중반이고 평생 전형적인 애증관계 한국 모녀로 살아왔어요
지금보면 정서적 학대에 가까웠는데 50년대생 부모가 80년대생 자녀 키운 시기엔 흔한 서민 가정이었고 어쨌든 당시 엄마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해 양육하셨으니 강력한 유교 영향으로 저도 무조건 효도해야한단 생각이 지배적이었어요
평생 엄마와 크고 작은 경우들 대부분 극단적인 갈등을 겪어서 힘들었는데 MBTI 유행 쯤부터 정 반대 성향이란걸 인식한것 만으로도 좀 속이 좀 풀렸지만(저 혼자) 근본적인 대립은 여전해서 계속 답답했어요
그러다 어제 늘 반복된 갈등이 있었는데 처음으로 반대되는 태도를 보였고 그에 대한 엄마의 반응으로 드디어 근원적인 사고 방식을 알게 된 것 같아요
구체적인 내용이 중요한건 아니고 굳이 예를 들면 명절마다 올라오는 안먹는 반찬 너무 많이 해서 무작정 보낸다는 글과 비슷한 패턴이에요
모든 분야에서 이런 식으로 절대 원하지 않는다고 반복적으로 얘기해도 늘 강권하고 결국 전 짜증낼수밖에 없었어요
흔히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내리사랑이라고 하잖아요
근데 엄마는 본인이 정한 방식이나 틀의 사랑을 주는 타입이었어요
세상에 문제 없는 부모자식관계 없겠지만 제가 느낀 대부분의 답답함은 엄마가 조건 "없는" 사랑을 주고 있다고 착각한 부분에서 비롯된거였어요
의식 있던 미취학 아동시절부터 40년 넘게 힘들었던 모든 근원이 이해되니 정말 속이 너무 편해요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마음의 족쇄가 풀렸어요
중증 나르까지는 아니었지만 모녀갈등에 너무 제 정서적 에너지를 소모했거든요
이제서야 제대로 독립한 것 같아요
아니 거의 다시 태어난 느낌이에요
너무나도 개인의 내밀한 변화라 별일은 아니지만 다른 커뮤니티 안하고 여기만 가끔 오는데 다른 분들이 진솔하게 나눠주시는 경험들이 큰 도움 되서 저도 한번 글 써봤어요
모두 오늘 하루 편안하게 지내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