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 니가 뭘 가지고 있는데요? ㅋ"
맞아요. 금전적으로나 핵심적인 스펙으로 보면
별로 가진게 없죠. 어제 회사에서 응급처치 교육이 있었어요.
근데 쓰러진 사람을 나르는(?) 그런 교육도 했어요.
저는 제가 남자 평균키도 안 되고 돈도 없고 키를 만회할만한
성공도 하지 못해서 저는 제가 별로 가진 게 없는 텅텅빈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여자친구도 아내도 없어서 더 그렇게 생각하고 살았어요.
근데 응급처치 교육 중에 쓰러진 사람을 들어서 옮기는 것 강사가
해보라고 했는데 제가 70kg 남자를 안듯이 들어서 옮겼어요.
요즘 운동을 하느냐... 흠.. 안 해요. 젊었을 때나 운동했지, 요즘은
안해요. 하체 근육도 많이 빠졌어요. 어렸을 때는 내 허벅지는, 내종아리는
왜 이렇게 씨름선수처럼 굵은 거야. 보이그룹처럼 얇고 날씬해야지
이게 뭐야 하면서 상심했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하체운동을 안 했어요.
근데 성인 남자를 번쩍 안아 들면서도 어렵지 않았어요. 내가 너무
자랑스러웠고 막 멋져보였어요.
170도안되는 키지만 선대에서 이렇게 굵은 몸과 굵은 다리, 허리를
줘서 이렇게라도 먹고 살 수 있는 거구나. 나는 키가 작지만 그래도
다른 것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많이 있을텐데 키가 작아서 키큰 여자를 만나기 어렵고 174 그녀랑
연애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괴로워했던 게 생각났어요. 그때 당시에는
그 어떤 위로로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고 모든 것이 다 싫었겠지만
그땐 왜 이런 걸 깨닫지 못했을까요. 나도 가진게 없지 않다는 걸
그땐 도무지 알 수 없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