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50후반이고 자녀들은 다 독립해서 집에는 남편과 저 둘만 있어요.
남편은 프래랜서로 일했는데 이제 내년 초면 그 일도 끝이고 은퇴해요.
원래도 별로 사람 많이 안만났는데 올 해 큰애 결혼하면서 모임 하나는 정리가 됐어요.
단톡방에 묶여서 너무 피곤했는데 오히려 정리가 되서 좋기는 해요.
정기적 모임은 큰 애 친구들 엄마 모임인데 한 달에 한 번 만나고 개인적 연락은 거의 없어요.
그리고 화요일 성당 기도모임, 목요일에 성당 봉사모임
한달에 한번 어려운 가정 방문해서 생활 자금 드리고
또 한달에 한번은 무료의료봉사 도우미로 봉사 나가요.
그리고 때때로 일년에 한 번 김장 봉사 등의 일을 하고요.
이게 공식적으로 있는 제 생활 패턴이고 따로 사람 만나는 거는 한달에 한 번 두 번 사람 만나는 정도이고 거의 집에 있어요.
특히 토요일은 남편이 유일하게 풀타임으로 나가 있는 시간이라 하루종일 집에 있는 편이고요.
그리고 시댁 식구들하고는 명절이나 제사 때 말고는 거의 왕래 없고요...친정 부모님 돌아가시고 형제 자매도 없어서 어떤 큰 가족의 울타리라는 게 없어요.
아직도 친정 엄마나 언니 여동생이랑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참 많이 부럽긴해요.
미술관 가기, 영화 보기, 외식은 남편이랑 하고 산책 정도 혼자 나가서 해요.
집에 있을 때는 유튜브로 비트코인 공부하고 (공부라기 보다는 멘탈 관리 ㅋ) 책 좀 보고 반찬 만들고 그러는데 문득 생각해보니 제가 전화로 누구랑 수다 떠는 일도 거의 없고 너무 말을 하는 시간이 없이 지내더라고요.
원래 타고난 성격은 밝은 편인데 친정 가족사가 막장 드라마 뺨치는 집이다 보니 사람한테 많이 질렸고 나이 먹으면서 사람 만나는 게 좀 두렵다고 해야되나 누굴 만나서 말하는 거 자체가 무의미 하고 피곤하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면 제대로 된 친구 하나 못 만들어 놓은 제 잘못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혼자 고요히 있는게 편하고 좋긴한데 한 편으로는 심심하기도 하고 하루가 길기도 하네요.
너무 이런 생활에 익숙해지는 게 안좋은건가 싶기도 하고
위에 비트코인 공부한다고 했는데 저는 현재 금융 시스템 자체를 혐오하는 사람이라 (거짓 신뢰로 돈을 무한히 프린트 할 수 있는 사기급 시스템이 싫어요)
어느 계기로 비트 코인을 알게 되고 완전히 매료됐어요...그래서 공부하고 투자도 하는데 이것도 남들하고 나눌 대화는 안되더라고요.
독고다이로 가야 될 길이라고 해야되려나
요새 주식 이야기들 많이 하던데 저는 더 더 할 말이 없어지더라고요 ㅋ
그냥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나 궁금해요.
제 나이 정도 되면 모임도 많고 골프도 치고 오히려 같이들 여행도 많이 가는 거 같던데 제 생활이 너무 단조로운 거 맞죠?
이러다 치매 걸리는 거 아닌지 살짝 걱정이 되요.
혼자 있는 토요일 이 시간 그냥 일기 쓰듯이 써보고 싶어서 써봤어요...시간도 많고 ㅎㅎ
이렇게 쓰니까 머리도 정리되는 거 같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