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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님들 10년 어찌 보내셨나요? 저의 10년 이야기. 다시 저에게 용기를 주세요.

자유 조회수 : 2,790
작성일 : 2025-12-16 14:38:55

82언니들. 저 너무 힘들어요. ::: 82cook.com 자유게시판

 

2014년도에 제가 적었던 글이에요.

 

어찌어찌 살다보니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쓸까말까 참 고민했는데 가슴이 터질것 같고 누구에게라도 털어놓고 싶어서 쓰게 되었어요.

 

2014년도에 자폐 판정을 받은 제 아이는

그렇게 장애 아동에서 최중증 자폐증 청소년으로 자라났어요.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정말 남편도 저도 아이에게 올인해 가르치고 또 가르쳤어요.

 

이 생활이 10년이 넘어가네요.

 

자폐는 정말 무서운 장애에요.

소통이 불가하다는 것이요.

끊임없는 일방적인 요구. 알 수 없는 행동들. 수시로 반복되는 수면장애.

치매 환자를 키운다고 생각하시면 딱 맞습니다.

(그것도 중증이요. 벽에 x칠하는 그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매일매일 상상 이상의 일들이 일어나요.)

 

아이 상태가 이렇다보니 장애인활동지원사는 매칭이 되어본 적이 없어요.

 

장애에 매달려 10년이 넘다보니,

남편도 저도 늙었고,

저는 몇번 다치고, 공황장애나 대상포진도 자주 오고요.

 

얼마전엔 남편이 갑자기 권고사직을 당했어요.

다른 일자리를 알아봤는데 타지역으로 가기로 했대요.

주말부부를 하기로 했는데, 남편은 걱정이 되어 발길이 떨어지지 않나봐요.

걱정 말라고 하는데도 제가 애랑 둘이 죽을까봐 그게 더 걱정되는 눈치같아요.

 

이제 저도 돈을 벌어야 할 것 같은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간 집에서 이것저것 시도해 봤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일자리를 찾아봐도 이 아이 돌보며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아요.

게다가 방학에는 24시간 매여야 하니까요.

 

사실 아이랑 같이 떠나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커요.

보건복지부에 안락사 좀 허용해달라고 민원도 넣어봤어요.

어이없으시죠?  너무 절박하거든요.

 

시에도 문의를 해봤어요.

제가 죽으면 부모 사후에 이 아이들은 어찌 되는지.

지금으로서는 말해줄 수 있는게 없대요.

대책이 없다는 말이겠죠.

 

 

얼마전에 저랑 비슷한 아이 키우던 친구를 우연히 만났어요.

친구 아이는 몇해전에 사고로 별이 되었고요.

 

잘 지내? 하고 묻는 제 말에. 

그 친구가 희미하게 웃으며 그러더라고요.

 

00야. 나 요즘에 드라마도 본다.

 

그게 또 미치게 부럽더라고요. 

슬프지만 마음이 얼마나 후련할까 싶어서요.

아이보다 하루 더 살고 싶다는 장애부모들의 소망을 그 친구가 이룬거 같아서요.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이렇게 사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조금의 희망이라도 있다면 살아질텐데...

저에겐 이제 그런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아요.

 

희망도 용기도 다 사라졌어요.

 

IP : 115.143.xxx.137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자유
    '25.12.16 2:39 PM (115.143.xxx.137)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1854173
    2014년도에 쓴 글이에요.

  • 2. ㅁㅁ
    '25.12.16 2:41 PM (112.187.xxx.63)

    그 상태면 무조건 남편따라 움직인다에 한표입니다

  • 3. 자유
    '25.12.16 2:42 PM (115.143.xxx.137)

    특수학교에 간신히 들어와서 다른 곳에 이동을 할 수가 없어요.
    남편도 계약직이라 잠깐 일하러 가요.

  • 4.
    '25.12.16 2:43 PM (106.101.xxx.172)

    지원금 안받아도 되니 제~~~발 이런데다 썼으면 좋겠네요
    장애아가 부모 선택도 아닌데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주변인에 떠넘기고 대체 그많은 복지비는 어디로 새는건지..
    국가가 할 일을 워킹맘과 장애우 부모에 떠넘겨져 그 희생으로 살아가는 나라 같아요..

  • 5. 저는
    '25.12.16 2:58 PM (121.162.xxx.227) - 삭제된댓글

    냉정하게
    하늘에 고하고 아이의 영혼에 고하고 살인밖에 없다 생각합니다...만 방법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자주 생각하는 주제입니다

  • 6. 저는님
    '25.12.16 3:01 PM (106.101.xxx.113) - 삭제된댓글

    사사사...살인이라뇨ㅜㅜ

  • 7. ...
    '25.12.16 3:05 PM (118.221.xxx.136)

    에고.. 얼마나 힘드실지 글읽는데 눈물이 나네요
    힘내시라는 말밖에는 할말이 없네요..
    원글님을 위해 기도해 드릴께요

  • 8. ...
    '25.12.16 3:11 PM (121.88.xxx.74)

    안 겪어봤어도 얼마나 힘드실지 충분히 상상 됩니다.
    큰아이는 잘 자라고 있나요? 그 아이도 딱하고
    원글님 부부도 딱하고 둘째도 딱하고...ㅜㅜ
    그저 건강하시길 바랄 뿐...

  • 9. 자유
    '25.12.16 3:16 PM (115.143.xxx.137)

    큰애도 힘든점이 많았겠지만 고맙게도 잘 자라주었어요.

    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무슨 말이든 듣고 싶었어요.

    굉장히 고립감이 많이 느껴져요.
    가족들도 이제 다 멀어졌어요. 보면 너무 참담해서 말이 안 나오니까 속상한 마음에 그러시는걸 알면서도 제가 심적으로 많이 힘이 드네요.
    아이가 점점 자라니까 어떡해야 하지.. 이런 생각이 자꾸 들어요.

  • 10. 아….
    '25.12.16 3:16 PM (59.6.xxx.211)

    너무 마음 아프네요.
    국가가 시설 같은 데서 맡아주면 좋을텐데요….

  • 11. 저도요
    '25.12.16 3:33 PM (220.72.xxx.241)

    에고.. 얼마나 힘드실지 글읽는데 눈물이 나네요
    힘내시라는 말밖에는 할말이 없네요..
    원글님을 위해 기도해 드릴께요.222222

    세상에는 왜 아픈 사람, 또 이렇게 힘든 사람이 있는건지
    제가 할 수 있는 게 기도라 제 기도에는 게으르지만
    기도하겠습니다.
    아니 사실은 무안항공 사고 때부터 사고로 자녀 잃으신 분들, 아픈 분들, 그 가정을 위해서
    기도해왔어요.
    기도할게요.

    국가가 맡아야 할 일들이 너무 많이 개인에게 맡겨져 있다 싶습니다.
    관심 갖고 기도할게요. 힘내세요.

  • 12. 자유
    '25.12.16 3:41 PM (115.143.xxx.137)

    고맙습니다.
    댓글 읽는데 눈물이 줄줄 나요.
    엄마가 우니까 애가 불안해서 왔다갔다 서성이네요.
    착하고 잘 생긴 내 아이. 이 아이라고 이렇게 태어나고 싶었던게 아닐텐데.. 보고 있으면 가엾기만해요. 아이로 인해 힘든데 또 너무 가여워요.

  • 13. 힘내세요!
    '25.12.16 3:44 PM (211.219.xxx.62)

    라는 말도 부끄러워 집니다.
    기도 하고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엄두가 안납니다.
    마음에 평안과 다가올것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시고 도울수있는 손길들이 많이 있길 기도합니다!

    탈모에 돈쓰는게 아니라 이런상황들에
    세심하게 국가의 관리가 창며하길

  • 14. 세상에
    '25.12.16 3:52 PM (1.235.xxx.154) - 삭제된댓글

    얼마나 힘드실까
    기약없는 돌봄..
    저도 돌아봤어요
    양가부모님이 편찮으셔서 정신없었거든요
    이건 그래도 끝이 있는 일이었네요
    두분떠나시고 두분 남았어요
    작년에 처음 여행다녀왔어요
    결혼하고 처음
    이전에는 못 간 이유가 많았어요

  • 15. 제가
    '25.12.16 4:25 PM (39.123.xxx.24)

    성남에 있는 복지단체에 봉사간 적이 있어요
    중증장애 아이들이 많던데
    그런곳을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가족모임에 오신 부모님들을 보면 다들 여유가 있어보여요
    온종일 돌봄이 필요한 중증 자폐 대부분이었어요

  • 16. 에고
    '25.12.16 4:27 PM (223.39.xxx.130)

    10년동안 많이 나아졌다는 글일줄 알았어요
    고생많습니다
    옆에 있으면 안아 주고 싶어요

  • 17. 자유
    '25.12.16 4:59 PM (115.143.xxx.137)

    저도 저 글을 쓸 때.. 너무 슬펐지만 나중에는 내가 노력한 만큼 좋아질 거라는 막연한 희망이 있었어요.
    남들 보기엔 좋아보일 수도 있어요. 누가봐도 심한 장애인데 글도 읽고 숫자도 알고 운동도 하거든요. 그런데 그 외에 나타나는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고 일상생활 전반적인 부분에서 다 도움을 받아야해요. 신변처리가 제일 문제에요.
    이건 아무리 제가 노력을 해도 안 되고 매번 저에게 절망을 주는 부분이에요.

    한바탕 울고 나니까 조금 후련해졌어요.

    성남 복지단체 댓글님 , 그 곳이 어디일까요?
    저는 지방인데 주변에 그런 비슷한 곳 있으면 찾아보고 싶어요.

    일은 뭐든 할 수 있을것 같은데 이 아이 맡기는게 제일 문제에요.

  • 18. !!!!!
    '25.12.16 5:04 PM (117.111.xxx.81)

    얼마나 힘드실지.. 감히 그 마음을 알 수 있을까요?!
    아이로 인한 엄마 아빠 마음의 무게가 조금 가벼워지길 희망합니다.

  • 19. 코코2014
    '25.12.16 5:35 PM (221.143.xxx.198)

    토닥토닥....
    힘들면 펑펑 울기도 하고 이렇게 하소연도 하고...그러시길요. 이 악물고 참기만 하면 속병나요...

    얼마나 힘들면 그러실까 싶지만...
    큰아이와 남편 생각해서 나쁜 생각 절대 품지 마시고요... 부탁드려요.
    엄마랑 동생 잘못되면 큰아이는 남은 삶 어떻게 살겠어요.

    글만 읽어도 마음이 너무 아픈데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게 없어서 죄송하네요...

  • 20. ..
    '25.12.16 6:13 PM (110.15.xxx.91)

    아이가 많이 컸겠네요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얼마나 고되고 힘드실지 마음이 아프네요
    그 시간들의 고통을 감히 이해한다고 할 수 없지만 님의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 21. ...
    '25.12.16 6:13 PM (1.216.xxx.17)

    ㅜㅜㅜ 어떤 말이 위로가 될수 있을까요 ㅜㅜ
    큰애를 위해서 삶을 제발 놓지말아주세요...

  • 22. .......
    '25.12.16 7:07 PM (220.118.xxx.235)

    큰애를 위해서 삶을 제발 놓지말아주세요.........222222222

    정말 그 어떤 위로도 안들어오시겠죠

    눈물이 납니다 맘이 아픕니다

    엄마는 위대합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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