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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고덕그라시움 vs 고덕아르테온 전쟁

조회수 : 1,486
작성일 : 2025-12-13 15:27:14

얼마전 이 문제가 82에도 올라왔었조.

트위터에서 어떤 분이 이 문제를 잘 설명해주셔서 퍼왔습니다.

 

1.

요즘 강동구 핵심지인 고덕동, 상일동에서는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누군가는 “그냥 아파트 보행로 문제 아니냐”고 말하고, 누군가는 “생활권을 건드린 심각한 사안”이라고 반응하는데, 이미 뉴스까지 보도되면서 단지들 간 감정의 골이 너무나도 깊어졌다. 

 

이 이슈를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도무지 감이 오지 않을 수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누가 왜 화가 났는지, 그리고 지금 상황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2.

핵심은 ‘아르테온이 펜스를 세우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사유지이면서 공공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이 어떻게 관리돼야 하는지, 사고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지, 단지 간 생활권은 어디까지 존중돼야 하는지라는 질문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사례이기 때문이다. 순서대로 정리해보자.

 

먼저 공간부터 이해해야 한다. 고덕아르테온 단지 중앙에는 넓은 보행로가 있다. 이 길은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과 인근 단지들을 잇는 가장 빠른 동선이다. 

 

고덕자이, 고덕센트럴아이파크,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고덕그라시움 주민들까지 수년간 이 길을 이용해 출퇴근하고 아이들 등하교를 시켜왔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이미 ‘동네 길’에 가까운 공간이었다.

 

하지만 법적으로 보면 이 보행로는 국가나 지자체 소유가 아니다. 땅의 소유권은 고덕아르테온 입주민들에게 있다. 

 

다만 재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이 공간은 ‘공공보행 기능을 하는 통로’로 설정됐고, 행정 해석상 일반인의 통행이 허용돼 왔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이용은 공공에 가깝고, 소유와 관리 책임은 사적이다. 이 애매한 구조가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 됐다.

 

3.

첫 번째로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계기는 하나의 사고였다. 

 

2024년 초, 인근 단지인 베네루체 입주민이 이 보행로를 이용하다가 보도블록 단차에 걸려 넘어졌다. 부상을 입었고, 치료비가 발생했다. 

 

이 보행로는 사유지였기 때문에, 책임은 고덕아르테온 측에 귀속됐다. 결국 아르테온은 단지 보험을 통해 보상금을 지급했다. 

 

외부인이 다쳤는데, 비용은 아르테온 입주민들의 관리비 구조 안에서 해결된 셈.

 

이 사건은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르테온 입주민들에게는 중요한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됐다.

 

‘공공보행로’라는 이름 아래 누구나 지나가지만, 사고가 나면 책임은 우리 몫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이후 “눈이 오면 제설은 누가 하나” “또 다치면 또 우리가 책임지나”라는 질문이 나오기 시작했다.

 

4.

두 번째 사건은 같은 해 여름에 발생했다. 고덕자이와 베네루체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이 아르테온 지하주차장에서 소화기를 분사하는 장난을 벌였다.

 

이 일은 단독으로 보면 청소년 일탈에 가까운 사건이다. 다른 아파트에서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다만 이미 불만이 쌓여 있던 아르테온 입주민들에게는 ‘외부인 출입으로 인한 문제’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졌다. 

 

보행로를 통한 외부인의 자유로운 유입이 단지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5.

이 무렵,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감정의 불씨가 더해진다. 

 

고덕자이 입주민 게시판에 “우리 단지는 외부인이 다니지 않아 조용하고 안전하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고, 해당 내용이 캡처돼 돌기 시작했다. 

 

특정 단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아르테온 입주민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단지가 암묵적으로 비교 대상이 된 듯한 인상을 받았다. 

 

사건 자체보다 ‘우리는 안전하고 너희는 그렇지 않다’는 뉘앙스가 감정을 자극했다.

 

이렇게 사고와 사건, 감정이 겹치면서 아르테온 내부에서는 본격적인 대응 논의가 시작됐다. 

 

결론은 하나였다. 보행로를 통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자는 것. 그 방법으로 거론된 것이 펜스 설치였다.

 

 단지 외곽과 경계를 명확히 하고, 외부인의 무단 출입을 막자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입주민 투표가 예고됐다.

 

6.

그러나 여기서 행정의 해석이 변수로 등장한다. 

 

강동구청 공동주택과는 “해당 보행로는 사유지이지만 공공보행로로 지정된 만큼, 일반인의 통행이 가능하도록 24시간 개방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즉, 펜스를 설치하더라도 보행로 자체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아르테온이 선택한 대응 방법은 이러했다. 보행로는 열어두되, 이용 방식은 제한하겠다는 것.  

 

자전거, 킥보드 통행 금지. 외부인의 반려견 통행 제한. 이를 어길 경우 10~20만 원 수준의 ‘질서유지부담금’을 부과하겠다는 공지가 나갔다. 

 

이 내용은 인근 단지들에 공문 형태로 전달됐다.

 

7.

문제는 이 지점에서 더욱 커진다.

 

관리사무소나 입주자대표회의에는 법적으로 과태료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권한이 없는 것이었다. 

 

즉, ‘벌금’이나 ‘부담금’은 법적 근거가 없는 사적 제재에 해당할 소지가 컸다. 

 

그럼에도 공문이 발송되면서 인근 단지 주민들, 특히 고덕그라시움 주민들의 반발이 극심해졌다.

 

8.

결정적인 충돌은 11월 중순에 발생한다. 

 

고덕그라시움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인근 상가의 빵집을 이용하기 위해 아르테온 보행로를 지나던 중, 관리 인력으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반려견이 동반돼 있었고, ‘아르테온 입주민 전용 인식표’가 없다는 이유였다. 

 

현장에서 언성이 오갔고, 상황은 길어졌다. 이 일은 곧 단지 차원의 문제로 확대됐다.

 

아르테온 생활지원센터는 고덕그라시움 측에 공식 공문을 보내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사안은 언론에까지 알려졌고, 방송 보도로 이어졌다. 법률 검토 

결과, 사적 제재의 위법성이 지적되면서 논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9.

여기서 갈등은 또 한 번 방향을 바꾼다. 

 

이번에는 학군 문제였다. 고덕아르테온의 중학생 상당수가 근거리 원칙과 달리 고덕중학교로 배정받고 있다는 점이 거론됐다.

 

이에 대해 일부 그라시움 주민들은 “생활권을 침해받으면서 왜 학군에서는 형평성이 지켜지지 않느냐”며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보행로 문제에 대한 대응이 학군이라는 더 민감한 영역으로 확장된 것이다.

 

10.

이제 상황을 정리해보자. 

 

보행로는 행정 해석상 계속 개방돼야 한다. 펜스는 설치됐지만 길 자체는 막지 못한다. 

 

아르테온은 이용 행태를 통제하려 하고, 인근 단지들은 그 정당성을 문제 삼고 있다. 

 

여기에 학군과 생활권 문제가 겹치며 갈등은 단지 간 감정싸움의 단계로 넘어와 있다.

 

이 사안이 흥미로운 것은 누구 한쪽의 일방적 잘못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르테온 입주민의 불안과 부담은 현실적이다. 반대로 인근 단지 주민들의 생활권 침해 인식도 충분히 이해 가능하다. 

 

문제는 사유지 위 공공 기능이라는 애매한 구조를 만든 제도와, 그 책임을 명확히 정리하지 않은 행정에 있다.

 

11.

고덕의 이 갈등은 보행로 하나에서 시작됐지만, 아파트 밀집 지역이 안고 있는 구조적 질문을 드러내고 있다. 

 

공공성과 사유재산권은 어디까지 조화될 수 있는가. 

 

관리 책임과 이용 권한은 어떻게 나눠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이 없는 한, 비슷한 갈등은 다른 동네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IP : 39.124.xxx.2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12.13 3:39 PM (49.166.xxx.213)

    도로가 공공재면 강동구청이나 서울시에서 비용을 대고 관리하는게 맞는듯. 사유재산을 공익을 위해 이용한다면 적절한 비용을 지불해야겠죠

  • 2. 고덕자이거주
    '25.12.13 3:48 PM (49.1.xxx.69)

    아르테온 입장 충분히 이해하나, 이곳 사람들이 죄다 고덕자이를 지나 상일역으로만 향하냐, 아니거든요
    고덕자이 옆에 삼성엔지니어링 중심으로 맛집과 여러 음식점들이 많습니다. 아르테온 거주민들이 무조건 상일역으로만 향하지 않을거고 그들도 이쪽으로 넘어올때가 많을텐데 일방적으로 치우쳐있습니다. 서로서로 이해해야죠. 또한, 상일여고를 가려면 고덕자이를 통과해야 젤 빠릅니다. 반대는 생각을 못하네요

  • 3. 나무木
    '25.12.13 3:58 PM (14.32.xxx.34)

    뉴스에서
    단편적인 사건 하나만 보고 말았는데
    생각보다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 있군요

  • 4. 두 가지 사건을
    '25.12.13 4:16 PM (59.7.xxx.113)

    겪은 입주자라면 펜스 올리자고 할거같아요.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가 새로 입주하면, 입주전에 공용로로 쓰던 길이 새아파트 단지로 들어오면서 문제가 생기죠. 저희 아파트도 아파트 뒤에 빌라단지 아이들이 아파트 공동현관 눌러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주차장을 지름길 삼아 학교로 오가고 놀이터에 중고생들 와서 놀고 그래요.

  • 5. ...
    '25.12.13 5:32 PM (14.52.xxx.219)

    아르테온에서 그라시움단지을 가로 질러가야 최단거리로 고덕중학교 정문도착함. 거리가 있다보니 남학생들은 자전거타고 오는 애들도 꽤 되는데 그 자전거를 그라시움 아파트에 많이 대놓고 감.걸어오는 애들도 돌아서 안가고 그라시움단지 지나서 학교가도 그라시움 아파트주민은 뭐라 안했는데 감정이 생기겠네요

  • 6. ....
    '25.12.13 6:17 PM (223.38.xxx.252)

    여기는 예전에도 택배 때문에 뉴스 나오고 시끄럽더니 문제가 많은가봐요.

  • 7. 하여간
    '25.12.13 6:31 PM (211.201.xxx.37)

    꼴값들 떨고 있네.

  • 8. 이게?
    '25.12.13 7:45 PM (217.149.xxx.48)

    2024년 초, 인근 단지인 베네루체 입주민이 이 보행로를 이용하다가 보도블록 단차에 걸려 넘어졌다. 부상을 입었고, 치료비가 발생했다.



    이 보행로는 사유지였기 때문에, 책임은 고덕아르테온 측에 귀속됐다. 결국 아르테온은 단지 보험을 통해 보상금을 지급했다.



    ㅡㅡㅡ
    아니 길가다 넘어진걸 뭘 보상금을 내라고 하나요?
    미쳤네요.

  • 9. ...
    '25.12.13 7:58 PM (221.139.xxx.130)

    보도블럭에 걸려 넘어졌으면 보통은 그냥 본인 부주의를 탓하거나
    지자체에서 보험 들어놓은 게 있으니 좀 더 적극적인 사람은 청구하거나 하는건데
    청구하고 나서 거기가 사유지인거 알았으면 철회해야 하지 않나요?
    돈에 눈이 어두워 바득바득 끝까지 받아낸 게 이 사달의 출발이었네요.

    그리고 통행을 아예 못하게 한 것도 아니고
    킥보드 자전거 금지에 반려견 동반금지면
    다른 곳 주민들은 당연히 받아들여야지 뭘 끝까지 자기 편한대로 주장하고 있는건지..

    그리고 아르테온 주민들이 고덕자이를 통과해야 한다는 저기 고덕자이 주민분은
    이게 맞는 반대사례인지 모르겠어요
    아르테온 주민들은 통행을 못하게 한 적 없어요
    조건을 달았을 뿐이고 보통 사람이 생각하기에 그 조건은 당연해요

    자전거 킥보드는 위험요소가 많고
    반려견은 개똥 처리 문제가 있잖아요. 자이 애견인들이 다 교양있진 않을거니까요.
    개똥으로 욕해도 자기들 아파트 커뮤니티 내에서 욕하고 해결하는 게 낫다 싶었겠죠.

    아예 지나가지 말란 것도 아닌데 니들은 고덕자이 안지나가냐 이런 말은 왜하는건지..
    굳이 거길 개끌고 지나가야겠다, 자전거 킥보드로 지나가겠다는 게 나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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