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본인 속이나 본인 생각을 처음 전화했을 때 외에는 보이지 않아요. 저 점점 지치는데 이번에도 어긋나면 진짜 마지막이다 싶어서 그냥 못 끊어내겠어요. 끊어내지는 않지만, 다시 시작하려는 의사가 안 보이는 이 남자 심리 뭘까요? 여자가 없다는 건 사실 같은데…. 이 남자가 마음을 다시 열 가능성이 있는지; 어떻게 하면 잘 될 수 있는지 50대까지 혼자 살아온 공대박사의 심리를 알려주실 분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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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해외에서 만나 7년간 같은 학교를 다녔어요, 남자의 첫사랑이 저였고 (여자 손도 처음 잡아본 초식남이었음) 문제는 제 성격적 결함으로 남자를 몇 년 간 정말정말 힘들게 했어요. 남자는 할 수 있는 모든 열정과 성의를 몇 년 간 보였었는데, 그때 제가 크게 마음이 있던 게 아니었고, 그 사람은 내성적이고 표현 못하는 감성적인 사람이라 제가 감정적으로 퍼부으면 슬픈 표정을 지었었네요. 남자는 매너 좋고, 평온한 성격의 효자였는데 그때 남자집에서 몇년간 결혼 반대가 심했고, 저도 나 싫다는 집에 결혼 안 한다 해서 결혼이 안 된 거였어요.
2015년 무렵: 졸업하고 연락없다 5년 넘게 지나 남자가 한국에 잠시 들어왔을 때 저를 찾아왔었어요. 둘다 일로 피곤에 쩔어 있었고, 서로 의미없는 말만 쏟아부었고 (남자가 저보고 그렇게 안 꾸미고, 집에 일찍 들어가니 남친이 없지라고 함), 저도 꽃도 없이 찾아온 남자에게 삐져서 조금도 틈을 안 줬고, 남자는 선보고 결혼한다고 말하고 그냥 헤어졌어요.
2025년 제가 먼저 연락: 몇 년간 생각이 나서 제가 연락하라고 메시지 보냈더니, 바로 전화하더군요. 10년 전에 나 왜 찾아왔었니 물었더니 “보고 싶어서 갔겠지”라며 간접화법으로 말하고, 선보고 결혼한댔잖아 하니 “그럴리가”하며 부인하더라고요. 아직 결혼 안 했다고 하고요. 지난 10여년 여자는 한 명 사귀었는데 몇 달 정도였나 보더라고요. 반면, 결혼하겠다는 의사는 분명히 있고, 연애=결혼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는 듯해요
현재: 문제는 남자가 과거의 장을 안 열려고 해요. 저희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제가 마음을 연 걸 남자가 확실히 눈치채고 있고, 대답은 꼬박꼬박 하지만, 저에 대한 질문 하나도 없고, 감정적 교류는 없고, 과거는 문을 꼭 닫아두고 회피해요. 그냥 날씨, 취미, 남자가 찍은 동영상 이런 것만 정보교환 식으로 얘기해요. 저 만나러 한국 들어올 생각도 전혀 없는 것 같고요. 지금 직장에 올인하는 것 같은데, 방어적으로 나오고 틈을 안 줘요. 저를 끊어 내는 건 아니지만, 진도를 뺄 생각도 전혀 없어 보여요. 7년 간 학교 다닐 때 바쁘다는 말 단 한번도 한 적 없었는데, 이번에 직장이 바쁘다는 말을 하긴 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