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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 애들이 절 하고 갔어요

ㅎㅎ 조회수 : 3,517
작성일 : 2025-12-10 18:17:02

사교육 지도하는데, 고1 중에 오늘이 시험인 학교가 있어서 어제 직전보강 했어요.

종강인 거죠. 이제 학년이 바뀌면서 선택과목 때문에 헤어지는 애들도 있고

이 반은 이제 없어집니다.

 

애들이 참 착하고 괜찮았는데... 헤어지려니 서운하다고 막 그러더니

보강 끝내고 보내 주는데 좀 가다가 도로 문 열고 들어오더라고요.

보낼 때도 안 가고 벽 잡고 늘어져서 힘들었거든요, 작별의 노래를 세 가지쯤 부르더니(음악 교과서에 있다는 것부터 가요까지) 꿀렁꿀렁 춤을 추고

안 가려고 난리를 쳐서

아 빨리 가!!! 하고 떠밀어 보냈는데 

도로 들어왔어요.

 

그러더니 시커먼 패딩 입은 녀석들이 갑자기 펄썩 엎드리며 큰절을 ㅋㅋㅋㅋㅋ

아놔 웃겨서 ㅋㅋㅋㅋ

막 웃다가 사진 찍느라고 맞절도 못 해 줬네요.

 

사진 찍자 야 

그랬더니 

한 번 더 할까요? 

그래서 

죽은 사람한테만 절 두 번 하는 거 아니야? 아닌가? 야 하지 마

이렇게 시끄러운 와중에 결국 절 두 번 하고, 나가서 복도에서 안 간다고 바닥에 구르던 녀석은 다른 친구한테 질질 끌려갔습니다.

 

웃기고 착한 녀석들 ㅎ 오늘 시험 보고 연락 왔는데 만점, 하나 틀린 애, 세 개 틀린 애, 뭐 다들 지난 번보다 잘 봐서 좋네요.

보고 싶을 거야 얘들아~!

IP : 223.38.xxx.25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젊음
    '25.12.10 6:23 PM (211.253.xxx.159)

    그 싱그럽다 못해 시린젊음들이 참 부럽습니다.

  • 2. 좋은 선생님
    '25.12.10 6:33 PM (223.38.xxx.254)

    이셨나봐요~^^

  • 3. . . . .
    '25.12.10 6:37 PM (175.193.xxx.138)

    요즘 애들 버릇없다 뭐라뭐라해도,
    애들은 귀엽습니다 ^^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 이셨나봐요.

  • 4. dd
    '25.12.10 7:08 PM (58.239.xxx.33)

    시린 젊음이란 말이 아리네요.. ㅠㅠ


    예쁜 제자 두셔서 부럽습니다 선생님 ^$

  • 5. .....
    '25.12.10 7:16 PM (58.78.xxx.169)

    얼마나 좋은 선생님이셨으면^^
    선생님도 아이들도 다 부럽네요.
    그 기억 평생 갈 거예요.

  • 6.
    '25.12.10 7:21 PM (175.208.xxx.132)

    아이들이 공부가 재밌나봐요.
    그렇게 만드신 비결이 궁금합니다.

  • 7. 나는나
    '25.12.10 7:29 PM (39.118.xxx.220)

    좋은 선생님이시네요. 학생들 부럽다요.

  • 8. ..
    '25.12.10 8:26 PM (118.235.xxx.236)

    아! 읽기만해도 행복해요.

  • 9. ㅎㅎ
    '25.12.11 5:33 PM (106.243.xxx.86)

    행복해지는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행복했어요! ㅎ
    저는 뭐 좋은 선생님이라기보다는… 그냥 애들 대할 때 가식 없이 대하고, 잔소리 좀 하더라도
    진심으로 너희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는 게 느껴지게 하려고 노력하고, 짧게 했어요 ㅋㅋ
    수업은 온갖 손짓 발짓과 생쇼, 겪은 에피소드, 읽었던 책의 내용을 죄다 동원해서 최대한 이해 잘 가게
    재미있게 들리도록 노력했는데
    전달이 잘 됐으면 좋겠네요.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저를 잊어 가겠지만 그래도, 기억하는 동안은 좋게 기억해 주길
    내가 해 준 얘기가 인생의 자양분이 되어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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