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에 양재동에 에델바이스라는 레스토랑이 있었어요.
그곳의 달팽이요리는 아주 맛있었어요. 동그랗게 파인 구멍에 달팽이 요리가 하나씩 들어있었어요. 총 5개정도?
도자기 그릇채로 오븐에서 나온 따끈한 에스까르고는 가끔씩만 먹을수 있는 특식이었어요. 다른 요리보다 전 이게 젤 맛있었어요. 에델바이스를 가기 전날에는 설레이기까지 했어요.
그 이후로 에델바이스는 없어졌고 달팽이 요리는 30년 넘게 맛보지 못했어요. 오늘 간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이 요리를 먹었는데 제가 기억하는 맛이 아니었어요.
수십년간 맛있는걸 많이 먹어서 입맛이 무뎌진건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어요. 다른 요리인 느낌이에요.
기억속의 별미였던 달팽이 요리는 과거에만 존재하나봅니다.
이제는 옆에 없는 그때 같이 맛있게 먹던 가족처럼 말이죠.
달팽이는 요리재료도 되고. 크림재료도 되고 조그만게 쓸모가 많네요. 수년전 써 본 토니모리의 달팽이 크림이나 예전에 선물받은 주황색 마유크림이나 쓸때마다 인간들은 참 별걸다 화장품으로 만드는구나 생각했거든요.
지렁이 크림도 왠지 언젠가는 나올 것 같아요.
어쨌든 서울에서 달팽이 요리를 맛있게 하는 곳이 있다면 다시한번 과거의 맛을 찾으러 가봐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