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대표에게 묻습니다
—지금 당신이 꺼내야 할 말은 ‘개헌’이 아닙니다
조국 대표가 “대법·헌재·감사원 지방 이전” “지선과 함께 개헌투표”를 말하며 혁신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와는 전혀 맞지 않는 방향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의 존망이 걸린 내란 사태와 그 후폭풍 속에서 정의와 헌법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할 시기입니다.
● 내란에 가담한 검사·판사
● 재판정을 희롱하며 조롱하는 극우 변호인단
● 1년 가까이 이어지는 사법 내란
● 지귀연 재판부의 무능과 지연
● 조희대 체제의 국민 기만
● 계엄 세력의 재정비 움직임
이것이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전선입니다.
그런데 조국 대표는 전선을 옆으로 밀어버렸습니다.
개헌 논의는 지금 내란세력에게 ‘출구’를 열어주는 일입니다
조국 대표의 발언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정작 내란세력이 가장 바라는 것이 바로 이런 국면 전환입니다. 논점을 흐리고, 본질을 덮고, 국민의 분노를 분산시키고, ‘개헌 논쟁’이라는 거대한 블랙홀로 이슈를 빨아들이는 것.
국민이 바라는 건 단 하나입니다.
“반란을 종식시키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지금 이 목소리를 더 크게 외쳐도 모자랄 때,
조국 대표는 지금이 왜 개헌 논의의 타이밍인지 단 한 줄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국 대표의 선택은 문재인 정부 후반기의 ‘결정적 실책’을 떠올리게 합니다
말의 결은 다르지만, 방향감각의 문제는 닮았습니다.
국가 권력기관의 위기와 검찰·사법 쿠데타적 움직임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핵심이 아닌 주변부 개혁에 매달리다 역풍을 맞았던 문재인 정부 후반기.
조국 대표가 지금 내놓는 메시지는 기묘하게 그 그림자를 다시 불러옵니다.
지금 그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판단력과 지도력의 결함입니다.
조국 사태를 둘러싸고, 당시 그를 지지하거나 비판하거나 어느 위치에 서든 한국 사회는 거대한 진영 프레임에 갇혀 둘 중 하나를 강요받았습니다.
우리는 그 한 가운데서 고립을 감내했고, 그 침묵과 소외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래서 말할 수 있습니다. 조국 대표는 지금 또다시 국민에게 잘못된 전선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지금 조국 대표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입니다. 개헌도 아니고, 지방 이전도 아니고, 제도 설계도 아닙니다.
“내란을 종식시키겠다.”
“내란 가담자들을 엄정히 처벌하겠다.”
“사법 내란의 주범과 조력자를 단죄하겠다.”
이 메시지를 명확하게 내는 것. 그것이 혁신당 대표의 책무이며, 현 시국에서 정치 지도자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입니다.
조국 대표에게 바라는 것은 단순합니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것은
‘지방분권’이 아니라 ‘헌법 수호’입니다.
‘개헌’이 아니라 ‘내란 척결’입니다.
‘미래 제도 설계’가 아니라 ‘현재의 정의 회복’입니다.
조국 대표가 이 전제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그의 혁신은 혁신이 아니며, 그의 리더십은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백성이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엎어버리기도 한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십니까?
[천주교정의평화연대 페북에서 펌]


